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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정과 열정 사이
오늘 "냉정과 열정 사이" 라는 영화를 봤다.일본어는 잘 모르지만.. 한문으로 되어 있는 걸 보면, 冷靜 情熱 이라고 써 있던데..정렬이 열정으로 변한건 어떤 이유일까?그저 냉정에 대한 대구를 맞추기 위해서였을까?난 원래 일본 영화를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중국영화도 마찬가지지만.. 일본영화는 공감할 수 없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아마도 일본영화에 대해 거부감을 느끼게 만든 것은..내가 처음으로 봤던 일본영화들이 너무 난해하고, 정서가 맞지 않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그래서 선인겹으로 작용해 버린 것이 아닐까.내가 처음으로 본 일본영화는 "하나비" 였다.일본문화 개방 이후 최초로 개봉한 일본영화고 그러다 보니 썩 유명해져서 나도 보게 됐는데..그 영화를 보는 내내 짜증이 일었던 것을 기억한다.철학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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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친구에게..
퇴근 무렵.. 감기에 쩔고 피곤에 지쳐 꾸벅꾸벅 졸다 깨다.. 그렇게 지친 몸을 끌고 시계만 쳐다보며, 이제 몇분.. 이제 몇분.. 하고 있는데 전화벨이 울렸어. 누군가.. 하고 보고 있다가 반가움에 잠이 싹 달아 났었지. 오랜 친구에게 전화가 왔던거야. 민정식. 천안에 있을 땐 늘 붙어 다니던 단짝이었는데 내가 서울로 올라 오면서 자주 만나지 못하는.. 그래서 늘 아쉬움으로 기억되는 친구. 그건 다른 친구들도 마찬가지지만 이 녀석은 내 친구들답잖게 참 착하고 모범적이야. 꽤나 문제아였던 나랑은 너무 달라서 가끔 나조차도 우리가 어떻게 친구가 될 수 있을까.. 하던. ^^; 오죽하면 고등학교땐 담임선생이란 사람이.. 진로상담 한답시고 나를 불러내서 정식이에게서 떨어지라고 했을까. 아무튼.. 그런 내 좋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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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 가고 싶어졌어..
문득.. 복학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번도 그래야 한다는 생각을 가져 본 일이 없었는데.. 불현듯 학교에 가고 싶어졌어. 남들 학창시절 얘기 들으면서 부러움도 생기고.. 나는 왜 그때 그렇게 학교를 그만 뒀나 하는 후회도 생기고.. 다른 사람들 학교 다니면서 이런저런 즐거운 얘기들을 나도 같이 겪어보고 싶단 생각도 들고. 하지만 내가 복학하면, 그들과는 많이 다르겠지? 복학하면 27살이 되는데.. 꿈많은 20살의 학창시절과 거무튀튀한-_- 27살의 학창시절은 다를 수 밖에 없을테니. 하지만 복학해서.. 다시 학생이 되고 싶어. 학교에 가서 공부도 해 보고 싶고, 여러 친구들도 만나보고 싶고. 예정대로 복학하면 05 학번이랑 같이 학교를 다니게 되겠네. 내 조카랑 같은 나이의 애들과.. 하하..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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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그만둬.
서로에게 더 이상 좋은 영향을 줄 수 없는 관계. 만나면 만날 수록 서로의 인생을 피폐하게 만드는 관계. 시간이 갈 수록 주위의 다른 관계들을 단절시키게 만드는 관계. 정작 스스로는 그런 것을 깨닫지 못하는 관계. 과연 어떤 의미가 있을까? 사랑? 그 달콤한 허울. 사랑도 결국엔 여러 인간관계 중 하나에 불과한 것을. 전체 중 하나일 수는 있어도 하나로 전체가 되지는 못 할 것인데. 그게 과연 그렇게 대단한 의미가 있나? 그 때문에 인생이 피폐해지고, 주위 사람들이 서서히 등을 돌리고 있는데.. 좋던 사람들이 굳은 표정으로 말 없이 떠나가고 있는데. 아직 떠나지 않은 사람들도, 앞으로도 떠나진 않을 사람들도.. 여전히 굳은 표정 풀지 못하고 있는데. 모르겠어? "서로 도움이 되지 못 한다면 헤어지는게 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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넋두리..
주말에 울산엘 내려갔다 왔어. 오늘이 형 생일이라 축하하러 갔었지. 저녁까지 울산에 있다가 좀 전에 올라 왔는데.. 참 좋은 세상이야. 울산에서 집까지 2시간이 채 안 걸리니.. 물론 돈은 조금 들었지만. 이런저런 생각이 많이 나는 울산행이었어. 어제 밤엔 복잡한 머리로 글을 한바탕 썼다가 다 지워 버리기도 했어. 뭐가 옳고 뭐가 그른지.. 어떻게 하는 것이 잘 하는 것인지, 과연 나는 잘 하고 있는 건지.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 지.. 떨어져 있는 시간이 길어짐에 따라 형과의 거리를 점점 실감하게 되는 건가. 생각의 차이도 점점 벌어지는 것 같고. "다름"을 인정하지 못하는 나의 미숙함일까? 누구나 자기만의 목소리가 있는 법인데 아무리 형제라도 한 소리를 낼 순 없겠지. 하지만 머리론 이해해도 마음속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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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trix, the Revolution 2003 D-7
매트릭스 시리즈의 완결편인 매트릭스 3, the Revolution 의 개봉이 일주일 남았어. 매트릭스에 열광하는 많은 사람들처럼, 나 역시 매트릭스에 흠뻑 빠져 있지. 그런 내게 11월 5일이란.. 정말 기다려지는 날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내가 매트릭스에 처음부터 열광했던 건 아니야. 1편을 본 것도 올해 매트릭스 2가 개봉된 이후지. 그 전에 매트릭스에 대해 전혀 아는 바가 없었던 나는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도 매트릭스에 열광하는 이유를 이해할 수가 없었어. 하지만 1, 2를 보고 난 지금은 매트릭스 3를 손꼽아 기다릴 정도로 열광하고 있지. 매트릭스는 단순한 SF액션 영화가 아니라는게 내 생각이야. 물론, SF 액션 영화의 틀을 갖추고 있지만 그보다 더 중요하게 봐야 할 것은 매트릭스에 담긴 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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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오기 전 가을이 지는 자리..
내가 좋아하는 노래 중에.. "자전거 탄 풍경"의 『비가 내려』 라는 노래가 있어. 가사가 예술이지.. 가사만 그대로 옮겨도 한편의 멋진 시가 될 듯 한... 시에 가락을 붙인 것이 노래라는 사실을 새삼스레 깨닫게 해 주는 노래 중 하나야. 그 중 이런 가사가 있지. "겨울이 오기 전 가을이 지는 자리.." 곧 겨울이 올 것이라는 걸 알려주려는 듯 아침저녁으로 쌀쌀하고 낮에도 약간 으스스한 느낌을 받는 요즘.. 그래.. 바로 겨울이 오기 전 가을이 지는 자리겠지. 요전번엔.. 또 한없이 무거워만 갔어. "그러지 말아야 해.." 하면서도 또 그러곤 하는 걸 보면.. 내가 참 바보 같기도 하고, 또 그런 내가 참 가엾기도 하고.. 누구라도 가끔은 그럴때 있잖아. 뭐가 어디서부터 어떻게 꼬인건지 알 수 없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