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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장 그만둬.
    Letter from Kunner 2003. 11. 16. 22:45
    서로에게 더 이상 좋은 영향을 줄 수 없는 관계.
    만나면 만날 수록 서로의 인생을 피폐하게 만드는 관계.
    시간이 갈 수록 주위의 다른 관계들을 단절시키게 만드는 관계.
    정작 스스로는 그런 것을 깨닫지 못하는 관계.

    과연 어떤 의미가 있을까?

    사랑? 그 달콤한 허울.
    사랑도 결국엔 여러 인간관계 중 하나에 불과한 것을.
    전체 중 하나일 수는 있어도 하나로 전체가 되지는 못 할 것인데.
    그게 과연 그렇게 대단한 의미가 있나?

    그 때문에 인생이 피폐해지고, 주위 사람들이 서서히 등을 돌리고 있는데..
    좋던 사람들이 굳은 표정으로 말 없이 떠나가고 있는데.
    아직 떠나지 않은 사람들도, 앞으로도 떠나진 않을 사람들도..
    여전히 굳은 표정 풀지 못하고 있는데.

    모르겠어?

    "서로 도움이 되지 못 한다면 헤어지는게 낫다." 란 말을..
    어떻게 단어 그대로 "이익" 이란 뜻으로만 받아 들이지?
    눈이 멀어 머리도 굳어 버린 건가?

    좋은 얘기 해 줄 수 없으면 차라리 입 다물라고?
    나 역시 등을 돌려주길 바라는 건가? 과연 그런건가?

    그걸 원한다면, 그렇게 해 줘야겠지.
    쉽진 않겠지만 차라리 안 보고 안 듣고 말아야지.
    난 거울 같은 존재이고 싶으니.. 그런 일이라면 얼마든지 해 줄 수 있어.
    내가 물러설 거리만큼, 아니 그 이상으로 멀어질 우리의 관계.
    그 알량한 자기만족 - 허울뿐인 사랑으로 대신할 수 있을지 지켜볼께.

    하지만 내가 진짜로 하고 싶은 말은..

    "그딴 사랑은 당장 그만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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