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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또 꽤나 오랜만이야..^^
    Letter from Kunner 2003. 6. 28. 13:56
    글을 쓰기 전에.. 좀 울고 시작해야 겠다.

    거의 30분 가량 글을 써 내려 가고 있었는데.. 컴이 다운 되는 바람에 싹 날려 먹은거 있지.
    꽤나 긴 글을 쓰고 있었는데..
    아무래도 너무 긴 글 쓰지 말라고 컴퓨터가 일부러 그랬나봐..

    너무 황당해서 잠깐 망연해 있었네.. 덕분에 다 까먹어 버렸잖아. ㅋㅋ

    자.. 안정을 되찾고 다시 써내려가 볼까..
    원래 이런 건 초고를 그대로 올려야 되는데.. 머리에 잡생각이 많아 지면 잘 써지던 글도 안 써지니깐..

    늘 그런 말을 해 왔지만..
    올해는 아무래도 너무 정신 없이 보내고 있는 걸..
    누군가에게 시간을 뺏기기라도 한 것 처럼.. 쏜살같이 지나가는 이 시간들이란..^^;
    이렇게 매번 글을 쓸 때 마다 이 말을 할 정도로 의식하고 있는데도 언뜻 돌아 보면 한달이 후딱 가 있고, 또 언뜻 돌아 보면 그렇게 또 한달이 지나 있고..
    벌써 2003년의 반이 지나 버린거야..
    월드컵이 끝난지도 1년이 되어 버렸고.. 그간 1년이라는 세월이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시간이 빨리 가고 있단 얘기야.. 늘 하는 얘기니만큼 이젠 지겹기 까지 한데..
    나를 힘들게 하는 것은 흘러 버린 그 시간을 아무리 돌이켜도.. 정말 내가 열심히 살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들게 하는 것은 하나도 없는 게 아닌가.. 하는 거지...

    이번 달이 유독 기억에 안 남는 것은..
    아무래도 스스로를 돌아 볼 여유 없이.. 너무 빡빡하게 보내서 그런 걸까?
    첫째주, 지난주에 2차례 울산을 간 걸 제외하곤..
    요즘은 일이 참 많은 편이니까..

    그나마 울산에 갈 때도..
    형, 친구들, 그리고 각종 놀거리와 볼거리.. 그리고 나를 짓눌러 오던 많은 일들로부터의 해방..
    이런 것들이 나를 극도로 흥분하게 만들곤 하지.
    그렇게 며칠 보내다 보면.. 현실의 나를 완전히 망각하고는..
    언제나 그렇게 살아 갈 수 있을 것 같은 착각을 수시로 하고..
    그러다 시간이 지나 다시 서울로 올라 와야 할 때는..
    나는 또 혼자고.. 또 하루하루 그렇게 힘겹게 살아야 되고..
    지겨운 일거리가 다시 덥쳐 오게 될 것이고.. 하는 것들을 새삼 깨닫고 절망스러워 하곤 하지.
    현실에 복귀한다는 것이.. 그렇게 어려울 수가 없어.
    내게 있어 울산은.. 단지 울산이라는 도시가 아니라 잠시 현실을 잊을 수 있는 일종의 도피처이기도 한 듯 해..

    그렇게 올라 오고 나면.. 정말 현실감각이 엄청나게 떨어져 버려서..
    짧아도 며칠.. 심하면 다시 주말이 오기까지 한 주 내내 정신을 놓고 살게 되나봐..
    이번 달엔 울산을 두번이나 가는 바람에..
    그 정신 놓고 지낸 시간이 평소보다 훨씬 길었던 걸까..
    정말 6월이 어떻게 지났는지 전혀 기억에 없는거 있지 ^^;;;

    얘기를 하다 보니 또.. 나 많이 실망하고 많이 절망하고 있는 것 같네..
    이렇게 말한다고 해서.. 지금 내 기분이 극도로 저하되어 있거나..
    또는 지난 시간에 대해 한숨과 푸념만 남는다.. 는 것은 절대 아니야.
    오히려 지금 나는 기분이 좋아서 약간 들떠 있을 정도고.. 지난 시간을 떠올려도 딴건 몰라도 정말 웃음지을 만한 일이 적어도 몇개는 있단 말이지.

    전에 쓴 글에서도 말했었지만 울기등대를 갔던 일이며..
    혼자 짝사랑일 수 밖에 없는(극도의 아쉬움.. 휴으...) 그녀와의 얘기가 한장 한장 늘어 가는 일들-친구가 다 같은 친구가 아니라는 그녀는.. 나는 진정한 의미의 친구가 될 수 있을 거라고 하는데.. 이것은 좋은 뜻일거야.... 위안.. -이며..
    로마인 이야기 라는 정말 멋진 책을 읽고 있는 것 들 하며..- 사실 출간된지, 또 추천받은지 꽤나 오래 된 책이지만 나는 나쁜 선입관 때문에 이 책을 읽지 않고 있었어.. -

    오히려 정신없이 보냈는데도..
    어떻게 생각하면 나름대로 충실한 한 달이었던거야.
    이제 회사 일거리만 몇개 정리가 되면.. 정말 내 자신에 쏟을 수 있는 시간이 늘어 나지 않을까..?
    이건 요즘 같은 회사 분위기에서는 그저 내 바램에 지나지 않는 일일까?
    뭐.. 아무튼 말이지.. 나 요즘 이렇게 살고 있어.

    애석한게 있다면 사람이 맘 먹은대로 살아 갈 수 있는게 아니라서..
    늦어도 6월 안엔 나의 자동차가 생겨 이리저리 여행을 다닐 수 있을 거란 바람은 이뤄지지 않고 있지만..
    그것도 언젠가는 이뤄지겠지.
    어쩜 지금 당장은 그런 바람들을 이루기엔 스스로 많이 부족하니까(금전적인 의미일까?) 준비기간이라고 생각하면 될 거고.. ^^*

    사람은 지속적인 만족이라는 걸 얻을 수 없도록 되어 있는가봐.
    그래서 나는 항상 이번에는.. 내일은.. 다음에는.. 하며 더 만족스러운 인생을 위해 노력하는지도 모르지.
    노력? 노력이라는 말은 아직 가당찮네..
    그냥 하루하루 의미없이 지나는 일이 없기를 바라며 살고 있어.
    돌아 보면 대부분 의미없이 숨쉬는 것에 지나지 않음을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그런거겠지만.

    새로운 계획을 몇가지 세워 보고 있어.
    도무지 끈기라는 게 없는 나는.. 현실성 없는 계획은 오히려 권태만 더 빨리 불러올 뿐이라는 걸 잘 알고 있는데도.. 늘 나의 계획은 터무니 없이 크진 않은가.. 걱정이 되긴 하지만.
    현실성을 가진 계획이라면 불만족한 현실 타개에 훨씬 도움이 되겠지만, 설령 그것이 작심삼일로 끝나더라도 마음 내키는 대로의 계획이라도 자꾸 세워 가면서 나를 다잡는 시도를 계속 해 보는 거야.
    마음 내키는 대로.. 분명 그 이상의 의미가 없다고 하더라도.. 계속 자기최면을 거는거지.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자칫 목표를 잃고 방황하지나 않을까 걱정이 되니깐..

    며칠 전에.. 정말 좋은 얘기를 들었어.
    사람이 살아 가는데 중요한 것은 다른 사람의 기억 - 그것이 어떤 종류이든 - 에 남는 일을 하는 것이다 라는 말..
    생각해 보면 정말 단순하고 뻔한 얘기에 불과하지만..
    원래 진리란 것이 단순하고 뻔한 말장난들에 불과하다는 것을 생각해 보면 어쩜 단순하고 뻔한 것이어서 진리를 담을 수 있는게 아닐까?

    다른 사람의 기억에 남는 다는 것..
    그리고 나의 기억 속에 다른 사람들을 둔다는 것..
    그건 정말 중요한 일인 것 같아.
    그런 의미에서 몇 안 되더라도 여길 찾아 와 주는 모든 사람들과 나, 나와 여러분 모두가..
    하나하나 아주 중요한 의미가 아닐 수 없는거지.
    나를 기억하는 사람들 속에서 나는 클리엔테스가 되고 동시에 파트로네스가 되는거지.
    마찬가지로 내가 기억하는 사람들 속에서 나는 파트로네스이며 동시에 클리엔테스가 되는거고..
    그러니 우리는 참 여러 겹의 인연으로 묶여 있는 모양이야.
    그렇지 않고서야 결코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이렇다 하게 볼 것 없는 여기서..
    이 많은 얘기들을, 기억들을 어떻게 공유하고 있을 수 있겠어.. ^^

    아주 작은 것에서.. 아주 큰 의미를 끌어 내는 법을 배우려고 노력하는 중이니..
    별 의미 없는 당연한 말장난을 왜 저렇게 흥분해서 말하고 있나.. 하고 생각하진 말아 주기를..

    오랜만이니 만큼 할 얘기가 무척 많았고..
    또 아까만 해도 훨씬 많은 얘기들을 했던 것 같은데..
    애석하게도 다 날아가 버리는 바람에 더 이상 기억 나질 않는거 있지..
    뭐 기회는 언제든 있으니깐.. 또 쓰고 또 생각하고.. 그럼 되겠지.

    그리고 보면 알겠지만..
    요즘은 현상과 사물들에 대해 심각히 고찰한 흔적이 있는 글들이 거의 없지..
    몇가지 주제를 머리 속에 두고 있는데도.. 맘처럼 잘 안 써지는 걸 보면..
    역시나 마음의 여유가 없는걸까..

    마지막으로..
    조정래 선생의 장편소설.. 한강 이 드라마로 제작될 예정이라고 하네..
    올해 방영이 아니라 내년이나 후년 방영을 목표로 하고 있다던데..
    TV를 싫어하는데다 정해진 생활패턴이 없는 나로썬..
    정해진 시간을 두고 TV앞에 앉는 일은.. 내게는 너무 힘든 일이기 때문에 반가움 반, 안타까움 반이야.
    요즘 드라마들 보면 사람들이 동영상으로 만들어서 배포하곤 하던데..
    모쪼록 한강도 그런 형태로 배포 되어 내 손에 들어 왔으면 좋겠다..
    드라마 같은 건 잘 안 보지만.. 그거야 어쨌던 한강 이란 드라마는 너무도 기대가 된다.

    아주 작은 것에서.. 큰 의미를 이끌어 내고 싶어.
    다른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는 의미든, 혼자만의 만족을 위한 의미든 말이지.

    그럼.. 다들 충실한 나날들 보내기 바래.
    늘 즐거운 마음으로.. ^^* 신의 가호가 늘 함께 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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