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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잊어 버린다.
    Letter from Kunner 2006. 12. 11. 19:45

    "
    원래 그래.
    골이 있으니 둔덕도 있는 법인걸.
    "

    ... 이라 생각해 보기도 하지만..
    휴...... 그래.. 그래.


    태어나 처음으로, 삶이 버겁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종종 나는, "자살" 같은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람들을 이해할 수 없노라 했다.
    자기애가 강한 나는, 어떤 상황이든 풀뿌리라도 부여잡고 생존을 위해 버텨낼거라 하곤 했다.


    물론, 역시나 죽음 따위의 것은 생각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

    하지만..
    일순간, 내 "삶의 의미"와 "생존의 의의" 라는 것이 아무런 가치도 없게 느껴진 순간이었다.


    이렇게 원통하고 서러웠던 적이 또 있었을까.

    고개를 떨치고 흔들어도.. 결코 쉽게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언제고 기억을 더듬을라치면, 악령같은 몰골로 그날의 이야기가 머릿속을 가득 채워낼 것 같다.


    그게 두렵다.
    차라리 잊어야 좋을 이 기억들이 결코 쉽게 잊혀지지 않을 거라는 생각에, 
    잊기도 전에 벌써부터 두렵다.


    그래도 굳이 긍정적인 의미를 부여해 보자면, 내 삶을 지탱하는 큰 축 중 하나를 알게 되었다는 것일까.
    하지만 그마저도.. 얼마나 부실한 뿌리를 가진 것이었는가를 깨달아 버렸으니 애석한 일이다.







    하지만 잊어 버린다.
    극복할 가치도 없어.

    잊어 버린다 - 증오와 원망. 한숨과 절규, 그 부르짖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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