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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억
    Letter from Kunner 2006. 8. 24. 09:41
    뜻하지 않은 곳에서 지난 기억을 만나게 되었다.

    *
    기억이란 참 재미있는 녀석이다.
    여러 단편들로 나뉘어져 원래의 그것과는 사뭇 다른 모양으로 남아 있기도 하고,
    또 어떨 때는 그 나뉘어 있던 것들이 하나가 되어 지난 그날로 나를 몰아가기도 하고.

    딱히 아픈 기억도 아니고, 대단히 그리운 기억도 아니다.
    다른 많은 그것들과 마찬가지로 그냥 지난 날의 기억일 뿐.


    하지만 단편으로 나뉘어진 그 기억들이 아쉬웠다.
    정작 기억해야 할 것(또는 그렇게 믿는 것)은 제쳐두고 엉뚱한 것들만 남겨 두었나 싶어서..
    그렇게 남은 그 기억들이.. 참 몰인정하고 비정하다 싶었다.


    **
    똑같은 대상을 두고도 느낌이 사뭇 달라지기도 한다.
    언젠가의 그것은 우중충하고 어두운 느낌이라 생각되었는데,
    오늘의 그것은 지난 그것보단 조금 더 부드럽게 느껴진다.
    그 차이가 시간의 흐름에 기인하는 것인지, 단순한 기분의 문제인지..
    아니면 또 다른 이유인지 알 수 없지만 어쩐지 재미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고보면, 무엇하나 진리라 할 수 있는 것이 있을까.
    그렇게 믿는 것 외에 사실이라 부를 수 있는 것이 있을까.
    언제까지고 변하지 않는 것이 과연 있을 수 있을까.

    고작 아무 것도 아닌 것에도 이렇게 고개를 갸우뚱하게 되는데,
    정말 중요한 사안들을 두고 "분명히 그건 그렇다", 하고 말할 수 있을까.
    할 수 있다 해도, 그건 아무 것도 모르는 교만함에 불과한 게 아닐까.


    가볍다, 너무 가볍다.
    삶이란.. 나란 사람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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