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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0일Letter from Kunner 2006. 8. 21.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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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이 왔다 갔다더니.. 정말 날씨의 변화가 기가 막히다.
며칠 시원하다 못해 서늘하더니..
오늘 저녁 부터는 날씨가 슬금슬금 또 더워지기 시작하는 것 같다.
하긴.. 제깟게 더워봤자 보름? 일주일?
여름아, 이젠 너도 다 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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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낮밤이 완전히 바뀌어 버렸다.
같이 일하는 회사의 업무 패턴에 맞추다 보니 이렇게 됐다, 라고 말해 버리면 너무 뻔한 변명일까?
하지만 내일이 납품인데 아직도 데이터가 오지 않은 건 너무 했어.
덕분에 데이터 기다리면서 밤을 꼬박 새야 하잖아..
더군다나 내일 아침 10시까지 진흥원에 들어가려면, 해가 뜨면 부랴부랴 나갈 준비 해야겠다.
결국 한 숨도 못 자고 나가겠구나.
이럴 줄 알았으면 낮에 최대한 자두는 건데.. 오늘은 웬일로 아침에 깨버렸네.
그래, 그래봐야 내일까지지.
곧 사그러들 이 더위처럼, 내일만 지나면 재미없는 이 일도 안녕.
그리 생각하면 뭐.. 하루 쯤 더 참는거 어렵지 않은걸.
***
그때 그 사람들 다 무얼 하고 있을까?
학교 다니던 아이들은 지금쯤 다 졸업했을거고, 직장 다니던 사람들은 여전히 잘 다니고 있겠지.
아주 오랜만에 연락이 닿은 몇몇 사람들의 근황을 듣고, 갑자기 그리운 옛 사람들의 안부가 궁금해진다.
"그리운" 이라고 하기에도 뭐한게..
어차피 안부 묻는 연락도 잘 안하는 나잖아, 궁금한게 다 뭐야.
그런 나를 위한 변명, 원래 무소식이 희소식인거라고..
****
누구에게나 한결같은 사람이 되어 줄 수 없을까?
되도 않을 거울 같은 사람, 이젠 그만 바라고 말야.
적의를 보이는 사람에게 똑같이 이빨을 드러내는 일, 이젠 그만 하면 안 될까?
나이도 먹을 만큼 먹었으니, 세상 물정 깨달아 가야지 않겠어.
타고난 천성에 포커페이스야 어렵다 쳐도, 노력하는 티라도 좀 보여 주자고.
결국엔 화살을 내게 쏠 거면서..
결국엔 그의 몫까지 내게 풀어낼 거면서.. 자꾸 날카로운 날을 세워 무엇해.
좀 더 둥글둥글한 사람이 되자.
*****
오늘은 8월 하고도 20일.
약속한 날짜로부터 딱 26일 남았다.
분명 처음엔 지킬 수 있는 약속이었는데, 그래서 흔쾌히 수락한 거였는데..
기초가 튼튼하지 못한 전망은 거짓말과 매 일반인가보다.
거짓말 하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은 건 둘째 치더라도,
지키지 않으면 안 되는 약속 - 그런 걸 우리는 계약이라고 부르던가?
아무튼 무조건 지켜내야해.
뭐, 까짓 어려울 거 있겠어.. 난 아직 이렇게 젊은 걸.
푸념과 무기력함은 젊음에 대한 죄악이다.
어께를 펴자, 화이팅.'Letter from Kunner'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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