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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금님 귀가 당나귀 귀라고?
    Letter from Kunner 2003. 3. 1. 14:11
    그치..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였지.
    건너는 호박씨의 명수였고... 그래 그게 다 나지.. 푸헐..

    나도 참 무척 소심한 녀석이야..
    남의 눈치나 열심히 보면서.. 애태우다 그냥 말고.. 또 말고..
    나 그런 녀석이지..
    늘 그랬지 뭐.. 내가 언제는 안 그랬어?

    맘은 이렇게 하라고 하는데.. 몸은 여전히 안 따르고..
    매순간 머릿속에서는 정신없이 상황판단하고 이리저리 계산하고..
    그러다 보면 또.. 한숨만 쉬고 있는 나를 발견하고.. 하핫..

    그런 거 정말 싫은데 왜 이러는지 원..

    역시 난 쿨~ 한 거랑은 거리가 좀 있나봐..
    쓸데 없이 잡생각 많고 우유부단하고... 결국 그런 놈인가봐..

    생각해 보면 참 오래 됐는데..
    꿈에 자주 등장한지도 오래 됐고.. 그래.. 바로 어제 밤 꿈에도 등장했었지..
    차갑게 등 돌리는 꿈.. 얼마나 쇼크가 컸던지 꿈을 잊어 버리지도 않네..
    그게 현실이 될까봐.. 그게 두려워...
    괜히 쓸데없는 말로 부담주고 불편하게 해서 완전히 멀어져 버릴까봐..

    그건.. 결코 원하지 않는 일인걸..
    가능하다면.. 그냥 늘 이대로 이 정도 거리에서 있었으면 좋겠다..
    아니.. 조금 더 가까운 거리에서. 하지만 이제 그마저도 슬슬 가망이 없어 보이지?
    푸하..

    해리가 셀리를 만났을 때..
    해리는 이성은 친구가 될 수 없다고 하고, 셀리는 이성도 친구가 될 수 있다고 하지?
    나는 셀리의 의견이 더 좋지만, 현실은 해리가 아닌가 하는데..

    만약 가능하다면.. 내가 할 수 있다면, 나는 셀리가 되고 싶어.
    하지만, 해리가 셀리를 만난 영화에서 그 둘의 결말이 어떻게 되더라?
    그럼 결국.. 그런거 불가능하단 건가..
    만약이란 가정을 허락한다면, 정말 부담없이 친한 친구가 되는 게 좋을건데..

    나의 고민이 여기서 끝이었다면.. 차라리 맘 편했을지 모르겠는데..

    나의 판단이 정확한건지 아니면 지나친 자격지심인지, 과대망상인지 나도 잘 모르겠지만 생각해 보면 엄청난 회의감 뿐인 모순 덩어리의 나를 생각하면,이런 내가 누구와 어떤 관계를 맺는다는 건, 그를 불행하게 만들 뿐이라는 생각이 드네..
    물론 그거야 지금 당장의 일이 아닌 뭔가 이뤄진 다음 얘기니 이 순간엔 분명 나 혼자 앞서 나가는 거겠지만..
    생각해 보면 너무도 자신이 없어..
    내 몸 하나 끌고 가기에도 너무 힘든 하루하루인걸...

    그렇게 안 된다고 했는데 또 딴 마음을 먹고 마는 어리석은 나..
    그렇게 아니라고, 안 된다고 하면서도 여전히 그를 밀어내지 못하는 바보같은 나..
    역시 난... 자격미달이야..

    이렇게 난 또 후회하고 있지..
    하루가 이렇게 또 후회로 지나가지.
    생각하면 조금은 아찔한... 그리고 많이 안타까운 순간들..
    그 순간들이 그렇게 지나간 것은.. 잘 된 일일까, 그렇지 않을까...

    이렇게 어리석은 나는 전혀 알 수가 없다..
    내가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맘은 여기를, 머리는 저쪽을, 그리고 몸은 그대로 붙박은 듯 서 있는 나는..
    너무 혼란스럽기만 한거야..

    우리 형이 그랬지..
    남자가 사는 법은.. Yes 아니면 No 라고..
    어중간한 만남보다 확실한 이별이 낫다고..
    난 남자가 아닌걸까? 에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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