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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힘을 내자.
    Letter from Kunner 2006. 2. 13. 02:42
    어제 입가의 느낌이 좀 이상하다 했더니 역시나 잔뜩 부풀어 오르는게..
    자고 일어나니 또 입이 잔뜩 부르터서 흉측한 몰골이 되어 있다.
    연고를 잔뜩 발라 주고 자고 일어나고 또 자기를 반복.
    머리가 띵하게 아픈 건 감기의 증상인지, 아니면 잠을 오래 잔 탓인지 모르겠다.

    생각해 보면 대단하게 한 일이 있는 것도 아닌데.. 약골이 다 되었네.

    눕고 싶은 맘을 추스려 컴퓨터 앞에 앉는다.
    밤에 잠들기 위해서는 낮에 깨어 있는 수 밖에 없지.
    내일 아침부터는 다시 일찍 일어나야 할테니까 말야.


    뭘 했길래 이리 골골 대고 있느냐면..
    생활 패턴을 좀 바꿔 보고자 노력하고 있기 때문이야.

    "
    취향에 맞는 세계에서만 사는 것은 노인에게는 인생의 훈장이지만,.
    20대에 벌써 자신의 세계를 한정해 버리는 것은 분명 병이다.
    "

    자주 읽던 책이었는데, 그간 못 보고 지나쳤던 글귀가 갑자기 눈에 들어왔어.
    로마의 유명한 악제 중 하나인 콤모두스를 두고 한 말인데,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 그간 무수히 읽어 내려갔으면서도 한번도 이 말을 눈여겨 보지 않았어.
    하지만 갑자기 이 글귀가 굵은 글씨, 밑줄 쳐 진 모습으로 눈에 들어 온다.

    20대에 벌써 자신의 세계를 한정해 버리는 것은 분명 병이다.
    몇몇, 소수의 친한 사람들과만 연결되어 있고, 
    좋아하는 것만 보고 듣고 하려는 폐쇄적이고 배타적인 모습.
    지금의 나로구나, 하는 생각에 깊이 반성해.

    하는 일이 그래놔서, 집에 있는 걸 당연하게 여기곤 했는데..
    이젠 그러지 말아야겠어.
    일이 없어도 자꾸 밖으로 나가고, 사람들 만날 계획을 잡아
    더 많이 만나고, 더 많이 경험하고, 더 많이 느껴야겠다.

    매번 그래야 겠다, 그래야 겠다 말로는 열심인데 워낙 그렇게 길들여져서인지..
    그러는게 쉽지는 않아.
    때론 귀찮아서, 때론 불편해서..

    20대에 자신의 세계를 한정하는 일은 병이라잖니.
    20대의 반 이상을 그런 병에 걸려 있었으니,
    지금이라도 되돌리지 않으면 앞으로의 인생이 피폐함은 불 보듯 뻔한 일이겠지.


    그래서 지난 주에는 그간 미루던 약속들을 하나씩 실행에 옮겼어.
    매번 해야 하는데.. 하다가 이런 저런 이유들로 미뤄졌던 일들을 말야.
    오래 미루던 일들을 다 해치워 버리려니 지난 한 주는,
    아침엔 아침의 일이, 낮엔 낮의 일이, 밤엔 밤의 일이 가득해 나름대로 강행군을 했어.
    덕분에 지금은 이렇게 그로기 상태가 되었네.
    입도 퉁퉁 부르터서 말이지. 하하..

    갑자기 바꾸려니 쉬울 리가 없지.
    앞으로 집에 있는 시간을 단계적으로 줄여 나가고, 집에서 하는 일을 밖에서 하는 일로 바꾸는 게 최우선 목표다.
    생활 패턴이 맘에 안 드니, 바꿔야잖겠어? 
    무턱대고 두드리다 보면 언젠간 열리겠지 뭐.

    다가오는 한 주도 힘내 보자고. 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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