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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밤잠 설치기
    Letter from Kunner 2006. 2. 8. 13:51
    어제 밤잠을 마구 설쳐서 오늘은 일찍 잠자리에 들었었어.
    9시쯤 되니, 도저히 못 버티겠더라고.

    자다 일어나보니 새벽 3시.
    너무 일찍 잠자리에 들은 탓에, 또 너무 일찍 잠을 깨버렸다.
    그래도 다시 침대로 돌아가야 내일 스케쥴에 지장이 없을텐데..
    쓸데없이 컴퓨터 전원을 넣고, 
    이것만 하고 자야지. 저것만 하고 자야지.. 하면서 벌써 한시간을 넘기고 있네.


    오늘 아침, 친구의 말에 졸린 눈 비벼가며 창문을 열었더니
    창틀에 쌓인 흰 눈이 나를 반기고 있었어.
    깜짝 놀라 방충망까지 다 걷어 내고 창밖으로 고개를 내미는데, 
    시원한 아침 바람과 함께 눈발이 흩날리고 있다.

    밤에 함박눈이 내린다는 형의 얘기를 듣긴 했지만 그냥 오는가보다 했었는데..
    아침에 보니 정말 꽤 많이 온 축에 끼겠더라고.
    올해는 눈이 자주 오진 않지만 한번 오면 작정을 하고 오는 모양이야.
    눈이 많이 오면 그해 농사는 대풍이 든다는데, 그렇게 좋은 일만 있어얄텐데 말이지.
    저 아래 쪽 동네는 또 폭설로 인한 피해가 우려된다던데.. 
    모쪼록 이번 눈은 즐거운 기억만 주고 가기를.

    이렇게 눈이 와도 감상적이 되지 않는 이유는 나이 때문은 아닐거다.
    아마도 생활 패턴의 문제일텐데, 눈이 주는 감흥을 느끼지 못해 크게 서운할 일은 없으니 일단은 패스.


    눈에 대한 얘깃거리를 이리저리 떠올리다, 문득.
    크게 될 싹은 겨울 눈에 움트는 법이라는 말이 생각난다.

    비록 지금은 매서운 칼바람에 울고, 덮인 눈에 빛을 잃어도,
    그 겨울을 지난 씨앗은 예사롭잖은 떡잎을 자랑하며 될성 부른 나무가 될게다.

    비록 지금은 모진 현실을 감당하기 어려울지 몰라도,
    그 세월 공으로 지내는 건 아닐테니..
    세월의 나이, 경험의 무게가 주름살 사이로 자리를 잡아 갈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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