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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etter from Kunner 2006. 2. 6. 03:10
    오랜만에 천안 친구들과 전화 통화를 했어.

    벌써 못 본지 몇년이 지났는지 모르겠네.
    천안에 가도 용무만 보고 바로 바로 올라 오곤 했으니.. 내가 나쁘다.

    헤아려 보면, 천안에서 올라 온지 6년이 넘었어.
    얼마 안 된 것 같기도 하고, 꽤 많은 시간이 지난 것 같기도 하고..
    그래도 얼마간은 종종 만났었는데 요 근래 2년간은 전혀 왕래가 없다.


    나 없는 동안에도 녀석들은 여전한가보다.

    나이를 먹으니 이제 슬슬..
    친구들 만나는 일이 예전같지 않다는 푸념섞인 친구의 말에 조급함은 또 숨턱까지 차오르고..
    잘 할거라 믿는다는 친구의 말은 외려 부담스럽기만 하고..

    명절은 물론, 친구들 경조사에도 안 가 본지 오래 됐고, 동창회에도 한번도 안 찾아 갔네.
    욕을 무지 먹고 있단 말에 요즘 내 귀가 왜 그리 간지러웠던지 이제야 알겠다.

    왜 그리 안 내려 오느냐는 질문에 말문이 막힌다.
    돈 없어서 안 간다는 말은 거짓말이고,
    시간이 없어서 안 간다는 말은 더욱 거짓말.
    딱히 보고 싶은 녀석이 없어서라 웃어 버린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친구가 좋다.
    그 오래 안 만나고 살아도, 그 뜸한 연락에도.
    바로 어제 만나고 헤어진 사람들처럼 편하고 좋아.

    메마른 가슴, 무뎌진 감각에 단비가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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