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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해 인사.
    Letter from Kunner 2005. 12. 31. 11:22

    새해 복 많이 받으란 인사를 해야 할 날이 왔어.

    지인들에게 새해 인사를 할까 하다.. 문득 참 편리한 세상이란 생각이 들었어.
    메신져의 대화명을 더블클릭해 "새해 복 많이 받아 ^^" 치고 창을 닫아버리면 그만.
    핸드폰을 열어 손가락 몇번 놀리면 인사를 대신할 수도 있고.
    여러 사람 미니홈피에 들러 복 많이 받으란 인사 두드려 넣으면 그걸로 끝(?).

    핸드폰도, 인터넷도 없던 시절.
    시간을 쪼개 지인들 찾아 뵙고, 얼굴 마주하며 새해 복 많이 받으란 덕담 주고 받던 일이 그리워진다.
    그땐 전화를 걸어 인사하는 것조차 조심스러웠었는데..
    참 편리한 세상이야.
    친한 사람에게도, 덜 친한 사람에게도.. 
    즐거운 사람에게도 불편한 사람에게도, 그저 단체 문자 한방이면 다 해결 되니.


    각종 기호로 장식된 새해 인사를 긁어다 붙이던, 머리 싸매며 문구를 짜내던..
    쓰는데 1분이 걸리던 1시간이 걸리던..
    내 인사는 다른 사람들이 써 놓은 그 많은 새해 인사 중 하나에 지나지 않을테지.
    상대가 누구냐에 따라 조금씩 다르겠지만, 그나마도 굳이 따질 것도 없는..
    그저 수많은 새해 인사 중 하나와 다를게 없을거야.

    그런 생각이 들자마자 주위 사람들에게 메신져나 미니홈피, 문자 메시지로 하는 편리한 새해 인사는 하지 않기로 했어.
    그렇게 가벼운 인사는 하나 안 하나 똑같을 것 같아 말야.
    물론, 인사에 대한 화답은 안 할 수 없겠지만.


    자진해서 하는 내 새해 인사는 이곳 건너닷컴이 유일하게 될거야.
    그래도 여긴, 내가 있는 곳. 나를 찾아와 주는 사람들이 있는 곳이니까.
    나를 찾아와 주는 사람들에게만은 꼭 새해 인사를 해 주어야지.

    2006년 한해도 새해 복 많이 받아.

    올해가 미진했던 사람들은 내년을 위한 움추림이었을거라 믿고, 
    또 올해가 좋았던 사람들은 내년엔 더 좋아질거라 믿고.
    그야말로 바라는 모든 일이 술술 풀리는 한 해가 되길 바래.
    원하는 일들, 바라는 일들이 모두 이뤄졌으면 좋겠고..
    무엇보다 건강하고 내내 행복한 날들만 가득하기 바래.

    밝음이 있는 건 어둠 덕분이라지?
    기쁨이 있는 건 슬픔 덕분이라고 하고.
    슬프지 않으면 기쁜 줄 모를테니까 말야. 어둡지 않으면 밝음을 느낄 수 없는거고.
    그러니 우리.. 새해에 혹 어두움이 깃들면, 그건 다가올 밝음을 위한 것이라 믿고.
    또 우리.. 슬픔이 찾아 올 때면, 조만간 다가올 또 다른 기쁨이 있을 거란 걸 잊지 말자.

    이곳 건너닷컴에 올려진 신년 메시지의 화두는 04년엔 "신념", 05년엔 "희망"이었어.
    다가올 2006년은 "성장"이야.

    2006년엔 더 가능성 있는 사람이 되자.
    더 많이 배우고, 느끼고, 경험하자.
    눈과 귀와 가슴을 열고 세상을 향해 나아가자.

    1년 후, 이 자리에서 지난 한 해를 돌이켜 볼 때 적어도 시간을 허비했다는 생각은 들지 않도록
    나이 한 살 더 먹은게 얼마나 다행한 일인지 모르겠다 싶도록..
    우리 그렇게 한 해를 살아 보자.

    꼭, 더 큰 사람으로 성장하는 한 해가 되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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