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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런두런..
    Letter from Kunner 2005. 12. 31.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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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찌하다보니 하루가 그새 다 가버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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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느덧, 올해가 하루 남았네.

    자꾸만 월요일을 12월 31일로 착각하고 있어.
    달력을 보고, "월요일은 2006년 1월 2일이야" 하고 각인시키는데도..
    돌아서면 "월요일이 12월 31일이니까..." 하고 있네. 
    왜 그러지? 바보처럼.
    오늘은 금요일, 토요일은 올해의 마지막 날.
    그리고 일요일 부터는 2006년이 밝게 되네.
    1월 1일이 월요일이었다면 주5일제 근무하는 직장인들은 정말 좋았을건데, 아쉽겠다. ^^;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시각은 12월 30일 오후 11시 50분.
    조금 있으면 12월 31일이 될거야.
    글 다 쓴 다음엔 12월 31일자 게시물이 되어 있겠다.
    사실은 12월 30일에 쓴건데..
    뭐, 그런게 뭐가 중요하겠냐만.. 그래도 올해의 남은 시간이 아깝더란 말이지..


    **
    2005년 12월 31일과 2006년 1월 1일의 경계는 딱 1초.
    자정을 알리는 타종이 울릴 때..
    같은 공간에서 같은 사람들과 같은 공기로 숨을 쉬고 있을건데..
    하나도 달라지는 게 없을 건데..
    그야말로 그저 "구분"에 불과한 일인데..

    그런데 스물 일곱과 스물 여덟이란 숫자의 무게는 참으로 다르게 느껴질거야.
    아직 하루가 남았는데도 이렇게 부담스러워 지는데..
    실제로 그 날이 오면, 어떤 기분이 들려나.
    하지만 내 후년, 서른의 문턱에 서서 이날을 돌아 보면 그래도 그땐 젊었다.. 하겠지?
    아.. 무슨 횡설수설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어쩐지 난 시간이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
    바로 한 시간 전도, 그 일분 전도..
    어제도 그제도.. 지난 달도 지난 해도.. 아깝고 아깝다.

    돌아 보며 후회하는 일은 정말 쉬운데, 숨 쉬고 있는 현재의 일분 일초를 소중히 여기는 일은 참으로 어렵다.
    이 시간이 훗날 후회할 그 시간이 될 건데..
    좀 더 의미있게 보내야 할텐데도, 좀처럼 그래주질 않네..



    ***
    왜 그래야만 했을까?
    지난 시간을 돌아 보면, 후회 되는 일이 많아.
    안 그럴 수 있었는데, 더 잘 할 수 있었는데..
    아니, 애초에 이렇게 될 일이 아닌데..
    어느 틈에 일이 이렇게 되어 버렸을까?
    어느 틈에 난, 이렇게 나이를 먹어 버렸을까?
    아직 난 치즈를 찾아 떠날 준비가 되지 않았는데, 내 그 많아 보이던 치즈는 다 어디로 가 버렸을까..


    ****
    인생지사 새옹지마라는데..
    그말처럼 우리네 인생, 이렇게 생긴 희비의 곡선이 반복된다 치면..

    지금 난 어느 지점쯤에 있을까?

    잘은 모르겠으나, 절대로 喜의 고점 부근은 아닐게고..
    悲의 바닥쯤을 찍고 있나, 아니면 悲의 중간쯤?
    아니면 보합이거나, 어쩌면 喜의 중간쯤일지도 모르겠다.
    하강곡선인지, 상승곡선인지도 알 수 없으나..

    기왕이면 상승곡선이길 바래.
    悲의 바닥까지 내려 갔다가 아래로 3분의 2 지점 정도를 찍고 다시 올라 오는 그 쯤..
    이제 앞으로 바닥부터 지금까지의 두배를 더 올려치고 보합을 만든다음..
    기쁨의 계단으로 올라 서는거야.

    웃기는 얘기지만, 나름대로 계산을 깔아 둔다.
    지금이 슬픔의 바닥에서 조금 올라 온 정도라 규정함으로써..
    앞으로 어떤 슬픔도 지금보다 조금 더 슬프고 말기 바란단 것.
    또 지금보다 훨씬 달콤한 시간이 5배는 주어지길 바란단 것.
    (아, 양심적이다.. 내내 행복하기만 하게 해 달라 하진 않으니 말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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