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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식하기 전에는 사실이 되지 않아..
    Letter from Kunner 2005. 11. 17. 20:51
    일을 해야 하는데.. 영 손에 잡히지 않아 이리저리 웹서핑을 하고 있었어.
    딱히 흥미를 둔 곳도 없고 해서..
    그야말로 마우스 클릭, 클릭, 클릭.

    그러다 싸이월드 일촌관리를 누르게 되고, 어쩌다 보니 학교 정보를 입력하게 됐네.
    어떻게 어떻게.. 입력을 마치고 나니 동문들 목록이 보이는거야.
    그런데 이게 참..
    아는 이름보다 모르는 이름이 더 많으니.
    뭐, 당연할 지도 모르지만 대학교의 동문 목록을 보곤 어이가 없었지.
    딱 한 명 알겠더라고, 그나마도 걔가 예뻤으니 기억하지 안 그랬음 기억이나 했으려나? 땀땀;;

    아.. 내가 그들을 잊어 버렸듯, 그들도 나를 그렇게 잊어 버렸을거라 생각하니 웬지 서글퍼져.
    부질 없는 생각들과 꼬리에 꼬리를 무는 잡상으로 오전을 다 보내 버리고 있어.


    물 한 잔 마시고 거실에 잠시 앉아 있는데..
    문득 떠오르는 전화번호 하나.
    별 생각 없었는데, 오늘에서야 그 번호가 내 번호와 참 많이 비슷하단 사실을 알게 됐어.
    그동안은 정말 전혀 모르고 있었네.
    문득, 언젠가 했던 생각이 다시 떠올랐어.

    인식하기 전에는 사실이 되지 않는다고.
    분명히 존재하던 어린이 대공원의 울창한 숲도, 인식하지 못하면 없는거였어.
    분명히 존재하던 빨간색 우체통도, 내가 거기에 있다고 인식하지 않으면 없는거였고.
    난 과연 얼마나 사실이 되었을까?

    난 과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인식 속에 살아 가고, 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인식 속에서 잊혀졌을까?
    잡상에 잡상을 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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