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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글쓰기.Letter from Kunner 2005. 10. 15. 11:47요즘 내 유일한 낙은 키보드를 두드리는 거야.
유일한 낙이라 말하면 너무 궁상맞아 보일지 몰라도 꼭 그렇지 만은 않아.
워낙 바쁜 나날들이니, 컴퓨터 앞을 떠나기 힘든 탓도 있으니까.
키보드 자판을 두드리는 것.
일할 때도, 메신져의 친구들과 대화할 때도 내내 두드리긴 하지만,
이렇게 글을 쓰고 있을 때 두드리는 키보드의 감과는 좀 다르지.
어떤 결과를 당장 내보여야 하는 것도 아니고,
목적된 곳으로 열심히 내달려야 하는 것도 아니야.
상대와 교감해야 하는 법도 없고, 배려나 기대 따위 없이도 충분히 즐거운 타자.
어떤 이유로도, 건너닷컴에 글 쓰기는 아주 좋다. ^^
여기에 글 쓰는 일은 늘 즐거웠다 말해도 손색 없지만..
요즘은 게시물 올라 오는 빈도나 수에 있어서, 그 어느 때보다도 열심이야.
아마 그렇게 된 건, 오랜 버릇을 깨고 누군가 옆에 있어도 자판을 두드릴 수 있게 된 게 크게 한 몫 할지 몰라.
예전엔 옆에 누군가 다른 사람이 있으면 아예 이 곳에 오지도 않았었거든.
아무도 없을 때만 타자를 두드리던 건 참 오랜 버릇이었는데, 인지하지 못하는 찰나 고치게 됐구나.
공개된 게시판에 대놓고 일기를 쓰는 녀석이 그런 버릇을 갖고 있단 것 자체가 우스운 일이긴 하다. 하하..
마음을 달래고, 생각을 정리하는 데는.. 이렇게 자판을 두드리는 일이 최고야.
갖가지 생각으로 정신이 산란했는데, 차츰 편안해져 감을 느낀다.
그런데다, 나중에 또 언젠가는 짤막한 글쓰는 일마저도 힘겨울 날 분명 올테니..
할 수 있을 때 많이 쓰고, 많이 남겨 두자.
오늘 밤은, 어쩐지 숙면을 취할 수 있을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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