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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에겐 새털같이 많은 날들이 있으니..
    Letter from Kunner 2005. 10. 18. 07:29

    우리에겐 그렇게 새털같이 많은 날들이 있으니,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나와 네가 될 지, 우리가 될 지, 그도 아닌 그런 사람이 될 지 나는 알 수 없지만.
    그건 나 아닌 누구도 모를 일인걸.
    내가 널 모르듯, 너도 날 모르니 말이지.
    그 새털 같은 날들 중 아주 조금만.
    네가 누군지, 또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려 주기 위한 과정, 그 쯤이면 좋을까?
    어쨌거나 오늘처럼 밝아 올 내일과, 또 그 내일이 있는데 해야 할 일이 많아 걱정일까.
    할 일이 없어 걱정이라면 몰라도 말이지.

    다 잘 먹진 못해도, 최대한 맛있게 먹어 줄 자신 있는 밥도 같이 먹고.
    마시지는 못해도, 따라 주고 얘기 들어주는 일은 남 부럽잖게 하니 같이 술도 마셔보고.
    잘 부르진 못해도 언제나 즐거울 수 있는 노래 부르기며.
    자주 가진 못하지만, 영화보는 일이라면 대체로 좋아하니 극장에도 가면 좋겠고.
    북적대는 사람 틈은 싫어, 너른 들 좋은 풍광 찾아 바람 쐬러 가는 일도 좋지.
    뭐, 이도 저도 아니어도 좋아.
    하루 종일 거리만 걷는다 해도 좋을 지 모르지.

    새털같이 많은 그 날들, 그 중 조금만 허락해도 좋을거야.



    *
    새털 같이 많은 날이라고..
    언젠가 새털같이 많은 날이란 표현을 보곤, 독특하다 생각했던 적이 있는데.
    문득 생각해 보니, 혹시 새털이 아니라 쇠털 아닐까 싶더라고.
    인터넷을 두드려 찾아 보니, 내 추측이 맞는가보다.
    구우일모같은.. 아마 그런데서 연유한 쇠털이 아닐까 해.

    어쨌거나, 상투적으로 새털같이 많은 날이라 하니..
    관용구 정도로 넘어 가 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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