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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을유년, 그 새해가 밝다.
    Letter from Kunner 2005. 1. 3. 16:35
    매년 해가 기울 때 마다, 또 한 해가 시작될 때 마다..
    꼭 31일은 아니더라도, 또 꼭 1일은 아니더라도 글을 쓰곤 했었는데..

    지난 해는 그마저도 태만히 했어.
    올해도 내심 생각만 하고 있다가 이틀이나 지나 버렸어.
    미안해 여러분. 미안해 건너닷컴. ^^;


    올해는 을유년이래.
    닭의 해란거지.
    아침에 지하철에서 나눠주는 무료신문에서 본 건데, 을유년에서 乙은 갓 틔워진 싹이 혹독한 환경의 영향으로 곧게 뻗어 자라지 못하는 모습을 형상화 한 것이라더군.
    을보다 한 해 전에 있는 甲은 씨에서 싹이 틔워지는 모습이라고 하고.
    그런 면에서 작년엔 어떤 사건이 발생하고, 그로 인해 어떤 일들이 시작되고..
    올해는 그 일들로 인해 혼란이 찾아 오는 듯한 해가 될 거라더라고.
    물론, 꽃샘추위에도 아랑곳 않고 싹이 틔워지고 꽃이 피고 가지가 뻗어 나가듯 혼란스러운 듯 하지만 한발 한발 마치 乙 처럼 성장하는 법이라고 하더군.

    또 닭을 말하는 酉는 원래 닭이란 뜻이 아니라 술독의 누룩이 발효되는 모습을 형상화 한 거라고 해.
    그게 왜 닭을 가리키는 말이 됐는지에 대해서는 기사에 나와 있지 않아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누룩이 발효 되어 술이 되듯..
    썩은 것에서 가치 있는 것이 되는 그런 과정이란 것이지..
    그럼 을유년이란 것은, 지난 시간의 어떤 사건이나 일련의 과정들이 다시 어떤 일들을 만들고 그로 인해 혼란 스럽지만, 그 가운데서 가치 있는 어떤 것이 나온다는 얘기가 되지.

    뭐.. 역학이란게 따로 있나?
    이런게 역학이지. 하하..

    다들 새해 소원은 빌었어?
    새해 소망은 하나씩 가슴에 품었어?
    연말이 되면 짐이 될 녀석들이긴 하지만..
    그래도 한 해 시작이면 한번쯤 해 줘야 하는 것들이잖겠어? ^^
    시간이 지나면서 어느덧 새해의 벅찬 가슴 잊어 버리고 또 그렇게 꾸벅꾸벅 조는 듯 살아 가고, 애써 떠올려야 간신히 그 다짐을 느낄 수 있다 해도..
    그래도 그런 다짐...
    고달픈 삶 가운데서 다시 나를 찾게 만드는 그런 다짐.
    하나쯤 품에 안아야 하지 않겠어?
    혹여 아직 그런 것 가지지 못했다면, 부질없다 싶어 외면하고 있었다면..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하나쯤 가슴에 품고 살자고..
    그런건 언제라도 늦지 않으니 말야.

    올 한해도 역시 그동안 우리가 살아 왔던 많은 다른 해들처럼 여러가지 일들이 있을 거고.. 또 그렇게 많은 것들을 얻고 잃어 갈거야.
    그 과정에서 때론 눈물도 흘리고, 주먹도 움켜 쥐고..
    때로는 정말 한없이 기쁘고 즐거울 때도 있겠지.
    그게 우리네 사람 사는 거잖아. 그렇지?

    기쁨 한 고비에 웃음 한바탕..
    슬픔 한 고비에 눈물 한바탕..
    우리네 사는 모양이 다 그런거잖겠어..

    하지만, 언제고 어디서고 우리 스스로를 잃고 살지는 말자고.
    자기 자신을 잃고 살아 간다면 제 아무리 금빛찬란한 삶이라도, 무슨 의미가 있을 수 있겠어.
    내 것이 아닌데 무슨 의미가 있을 수 있겠어. 그렇지? ^^


    자, 올 한해도 화이팅이야.
    모두들 주먹에 힘 잔뜩 쥐고, 한발 더 나아가는 한 해가 되어 보자고.
    을유년 답게 세상 살이가 쉽지 않다 하더라도..
    역시 을유년 답게 그만큼 얻는 의미있는 한 해가 될 테니까.

    내게도, 그대들에게도..
    분명 그래 보일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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