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杞憂Letter from Kunner 2004. 12. 5. 02:50그의 글을 보고 있으면,
한없이 두려워진다.
생소한 그 표현이 두렵고,
간간이 등장하는 낯선 인물들이 두렵고,
그 가운데 내가 모르는 그의 모습이 두렵고,
심지어는 몰래 읽고 있다는 생각에 두려움이 앞서니..
참, 중증이다.
그의 번민과 아픔을 나누어 질 수 없음이 두렵고,
그의 지난 시간을 이해할 수 없음이 두렵다.
모르는 얘기들로 가득한 그의 글들이
언젠가는 글자 하나 하나 아로히 새겨질 것 같아 두렵다.
그러기에는,
한없이 부족한 내가 두렵다.
부족함을 부족함으로 인정하고 받아 들이는 법을 배우지 못한 나는..
언제나처럼 또 억지를 부리고 싶은 모양이다.
또 그렇게 억지 부리고, 내가 아닌 내가 되어
감정에 휘둘릴까 두렵다.
그럼에도 불구,
빠져 나갈 생각조차 없는 이 두려움이 나는 두렵다.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