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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곤하구나..
    Letter from Kunner 2004. 11. 27. 12:17
    어제는 회사 회식이 있던 날이어서 일찍 업무를 파하고 회사 근처의 고기집으로 몰려 갔더랬지.
    난 술을 먹지 않으니, 회식이라고 뭐 대단할 것도 없는 저녁식사에 지나지 않지만.
    회사 식구들이 모두 모인 자리가 무척 오래간만인 듯 해.

    며칠, 제대로 잠을 못 잔 탓에 몹시 피곤한데 혼자 빠지기도 뭐하고
    오늘은 근무를 해야 하는 토요일이다 보니 집에 가지 않고 회사 근처에 사는 형네 집에 가기로 했었지.
    그래서 2차, 3차도 다 따라간거야.
    술도 안 먹는 녀석이 술만 먹는 사람들과 함께 하려니 죽을 맛이더구만..
    뭐 딱히 재밌는 얘기거리가 있는 것도 아니었는데,
    술 먹은 사람들끼리만 통하는 뭔가가 있었는지 참 재밌게 놀더라구.
    물론, 나만 빼고.

    그렇게 자정을 넘고 1시를 넘겨서야 자리가 파하는데..
    이리저리 운전해 사람들 귀가 시켜 주고 나니 새벽 4시다.

    먼저 들어가 현관문을 열어 두고 잘테니 사람들 집에 보내주고 들어 오라던 명훈형은,
    술이 취해 그 약속을 잊었는지 어땠는지 현관문이 열리기는 커녕 아무리 초인종을 눌러도 나오지 않던걸.
    한밤 중 잠깨운다는 미안함 접느라 애쓰며 전화도 몇번이나 했는데, 술이 깊게 취했는지 받지 않더라고..

    집에 가면 아무리 많이 자야 2시간..
    집에 가서 잔다면 도저히 일어날 수 없을 것 같아 별 수 없이 회사 옆에 있는 허름한 목욕탕에 들어 갔는데..
    금요일 밤이어서였을까.
    그 작달만한 목욕탕의 취침실에 발디딜 틈도 없이 빼곡하게 사람들이 가로 세로 누워 있었어.

    잠시 망연해져 한참을 서 있다가.. 결국 나도 그 틈에 끼기로 했는데.
    예민한 녀석 같으니.. 온갖 코 곯아 대는 소리와 여기저기서 울려 퍼지는 핸드폰의 알람소리 들 때문에 결국 간밤을 꼬박 새워 버렸어.

    노곤하구나, 정말 노곤해.
    지금 내 눈엔 흰 자가 없다. 검은 자와 빨간 자가 있을 뿐.
    이번 주말은, 집에 웅크리고 꼼짝도 하지 않아야겠어.
    뭐.. 사실 평소의 주말에 딱히 할 게 있는 건 아니었지만. --;

    회사에서 할 일이 많은데도 도저히 할 엄두가 나지 않아 빌빌거리다 넋두리나 하다 가.
    12시 15분.. 조금만 더 있다가 집으로 가는 전철에 몸을 실어야겠어.
    그립다. 내 방, 내 침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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