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시간이 원망스러워..
    Letter from Kunner 2003. 6. 1. 10:51
    지금은 새벽 1시 34분.. 12시가 지났으니 이제 6월 1일이야.

    어느틈에 벌써 6월이야.
    내가 인지하든 그렇지 않든.. 시간은 늘 그렇게 흐르고 있다는 걸 새삼 깨닫고 놀라고 있어.

    월드컵, 그 역사적인 순간에 섰다는 걸 자랑스러워 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1년이 지나 버린거야.
    작년 이맘땐, 회사 여름 워크숍을 가서 즐거운 한때를 만끽하고 있었지.

    꼭 1년전 이 시간, 나는 은자 누나랑 상근형이랑 셋이 화투장을 들고 있었지. ^^;

    그게 벌써 1년전이라니.. 참 어이없기까지 해.
    이렇게 몇번 더 지나고 나면 나도 서른 이라는 나이가 될 거라 생각하고..
    또 그렇게 지나다 보면 어느새 불어난 인격(똥배)하며.. 굽어진 등, 주름진 얼굴..
    무기력한 내가 서 있을거라 생각하게 되면 잔인한 시간의 법칙이란 것.. 너무도 두려워.

    영원한 건 하나도 없고, 언제나 오늘같지만 않은게 사람 사는 것..
    그걸 알기 때문에라도 더 열심히 하루하루 살아가야하는 것이려니..

    내가 쓴 글들을 읽다 보면..
    시간이 너무 빨리간다고 푸념하고 불평하는 일이 잦다는 걸 알게돼.
    병역특례를 받고 있는 몸으로.. 시간이 빨리 가는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만..
    내 인생의 시간도 그만큼 짧아졌다는 걸 생각하면 오히려 안타까운 마음이 더 크기만 한걸..

    선택에 대해 후회하는 건, 정말 바보 같은 일이언만..
    나는 내 선택에 대해 후회가 될 때가 많아. 가끔은.. 미치도록 말이지.
    그 중 몇가지 중요한 선택의 기로에서.. 나는 정말 많은 후회거리를 남겨 두었어.

    고등학교때 대학교 입학원서 쓸 때도 후회가 많고..
    내가 원하는 학교와 전공을 왜 지망하지 못했던가 하는 후회 말이지..
    만약 그랬다면.. 지망했다면, 또 합격했다면..
    내 인생은 또 어떻게 달라졌을지 모르겠는데 말야.

    병역특례라는 걸 마음먹은 것 자체도 나를 후회로 몰고 가기에 충분하지.
    내게 병역특례가 절실하게끔 만든 여러가지 요인들.. 나는 슬그머니 저주해 보기도 해.
    그게 남자답지 못한 행동인 것.. 잘 알고는 있지만 가끔 너무 힘들 땐.. 정말 저주를 퍼붓기도해.

    더 나아가..
    차라리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에 입사하기 전 지망했던 많은 회사들 중 하나를 그냥 다녔더라면..
    아마 지금쯤 제대를 손꼽고 있을지도 모르건만..
    그때는 분명 나름대로의 이유와 명분이 있었음에도 불구..
    지금은 후회투성이야.

    그렇게 늘 만족스럽지 못한 하루하루로 나의 20대를 채워나간다고 생각하니..
    참 안타깝고... 허무하고... 생각하면 속 쓰리지.

    그래서 나는.. 빨리 흘러가는 시간이 너무도 원망스러워.
    흘끗 돌아 보면 언제나 후회투성이인 나의 지난 날이.. 그리고 오늘 하루가..
    절망스러우리만큼 안타까워...

    요즘은 몸도 맘도 많이 지쳐 있나봐.
    도무지 희망적인.. 나를 고무시킬 만한 무언가를 찾지 못하고 있어.

    이렇게 푸념만 늘어 놓기보단..
    그래, 자 내일 부턴.. 하며 부질없는 희망으로라도 너스레를 떨어야할텐데..
    그만한 여유마저도 내겐 없다.

    그저.. 시간이, 하늘이, 운명이...
    그리고 내가...

    원망스러워.

    'Letter from Kunner'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말을 많이 하기 보단..  (1) 2003.06.04
    關係  (0) 2003.06.01
    오랜만이야~~  (8) 2003.05.26
    안타까운 일이야...  (0) 2003.05.14
    신념을 갖고 살아간다는 것은  (0) 2003.05.08

    댓글

Kunner.com since 2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