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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친구의 절망을 듣다.
    Letter from Kunner 2007. 7. 12. 13:44
    친구 녀석의 한숨 소리가 아직도 귀전에 맴돈다.
    어쩐지 미안해진다.
    가만히 생각하니 나는 그를 그렇게 큰 의미로 두고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긴.. 그건 내가 특별히 이상해서가 아니지 않은가.
    고작해야 일년에 한 두번 연락 할까 말까니...

    떨어져지낸 시간이 함께 한 시간보다 큰 만큼, 나는 그를 그다지 많이 알지 못한다.
    어떤 고민을 하고, 어떤 좌절을 겪고 있는지 나는 알지 못한다.
    또 어떤 꿈을 꾸고,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조차 나는 알지 못한다.

    내가 필요하다고 말하는 녀석의 한숨이 깊다.
    나의 좌절 가운데, 그가 필요하다고 느낀 적이 있던가.
    아무리 생각해봐도 그런 일은 없던 것 같다.
    나는 늘 과거로의 회귀를 꿈꾸고 있는 줄 알았는데..
    실은 과거가 내게 그리 큰 의미를 주지 못하는 모양이다.

    차로 달리면 한시간 남짓, 사실 그리 먼 곳에 있지도 않은데..
    정작 먼 것은 내 마음의 거리인 것 같다.

    나는, 좀 더 인간적인 사람이 되고 싶다.
    사람 냄새가 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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