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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연인Letter from Kunner 2007. 4. 24. 08:47주말에 무심코 TV를 돌리다, 예전 드라마 재방송을 보게 됐다.
곧 해당 회가 끝나 몇분 보지는 못했지만, 참 인상깊게 본 것 같다.
"파리의 연인" 이라는 드라마였는데..
한창 인기 있던 드라마로 기억하는데, 여타의 드라마와 마찬가지로 나는 이것 역시 제대로 본 적이 없어.
내가 알던건, 그저 얽히고 섥힌 가정사에, 얽히고 섥힌 애정관계를 그린 통속 드라마라는 정도?
이것도 선입견이지. 편견이야.. 그래, 인정할께.
"
당신 참 나쁜 여자네.
비싼 옷에 비싼 구두, 비싼 목걸이 했으면 말도 행동도 비싸게 할 줄 알아야지.
다른 친구 없어?
다른 친구 없어도 이 친구는 만나지마!
"
나 참.. 그렇게 당당하고 멋진 모습이라니.
"드라마 따위.." 하고 생각했지만 이래서야 사람들이 열광하지 않을 수가 없겠어.
가진게 있어서 당당할 수 있던걸까.
실제로 드라마 속에서의 그는 그야말로 완벽에 가까워 보이니까.
어차피 허구의 인물이라 그런지 몰라도 말야.(굳이 이렇게까지 말하는 내가 안쓰럽다 -_-)
만약 나였다면.. 그 상황이 내게 왔다면..
난 아마 그 자리를 그냥 피하고 다독이거나, 아니면 되려 애인에게 화를 냈겠지.
내 자존심을 세우느라 이미 피해자인 그녀를 추궁해 댔을지 몰라.
사실 그 장면에서 그가 화라도 낼 줄 알았으니까 말야.
하지만, 결과적으로 그는 그러지 않았고,
그랬기 때문에 뒤통수 한 방 맞아 버린 나는 이렇게 타자를 두드리고 있지.
아마 그런게.. 정말로 상대가 원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이성이든, 동성이든, 부모든 자식이든, 형제든.. 그게 누구든지간에 다들 그런걸 원할거야.
"무조건 내 편" 이라는 얘기는 아마 그런 말이렸다...
사실 나는 여태껏 단 한번도 그 말을 이해하지 못했어.
"어떤 상황이라도 무조건 내 편을 들어 준다"는 그 말, 나는 그런 말을 이해 못 했어.
사실 그건 그냥 입발림에 불과한 거고, 어쩌면 그냥 귀찮으니까 넘어가는 거라 생각했어.
더욱이 성향 상 나는, 그런거 못한다고 그게 좋은 거라고 착각하기까지 했네.
누가 됐던, 잘못한 건 잘못한거고 그걸 지적해 고쳐야만 옳다고 생각했으니까.
언젠가 누군가가.. 너는 선생님 같아, 하던 말이 생각난다.
그 말 뒤엔, 그래서 싫어. 가 붙어도 다르지 않겠지.
이제는 조금.. 어렴풋이 알 것 같아. 그게 어떤 뜻인지.
냉정한 듯, 이성적인 듯 하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닌데..
실은 다른 사람을 감싸고 배려하는게 더 어렵고 가치 있는 일인데 말야.
드라마 대사 하나로, 남들 다 알 얘기 이제사 새삼 깨닫고 타자를 두드린다.
푸.. 여전히 나는, 한참은 더 배워야 하는 사람이다.'Letter from Kunner'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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