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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월 15일.
    Letter from Kunner 2007. 4. 15. 13:23

    *
    회사를 구로디지털단지로 이전했다.
    그 전에는 회사가 역삼이라 출퇴근하기가 참 귀찮았는데, 이젠 집에서 많이 가까워졌다.
    오늘 아침 시간을 따져 보니 집 문 열고 나와서 사무실 문 여는데 50분이 채 안 걸리는 것 같다.
    이 정도면 무척 가까운게지. 좋다.

    100평 짜리 새 사무실. 참 넓다.
    휑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텔레마케팅 영업소가 어떻게 생겼는지는 모르지만, 어쩐지 딱 우리 새 사무실처럼 생겼을 것 같다.
    깔끔하니 나쁘진 않지만, 이래저래 아쉬운 부분이 있는 건 사실이다.
    그래도 돈 많이 들었을건데.. 좀 오버긴 해도, 어쩐지 걱정스럽기도 해.

    뭐 아무튼.. 이제 집과 회사, 그리고 학교가 서로 가깝다.
    늘 피곤한 내 하루도 한결 나아지겠지.
    감사하자, 열심히 하자.


    **
    어느 덧, 다음 주가 중간고사다.
    후딱 치워 버리고 싶은 맘 뿐이지만, 어떻게 손을 대야 할 지 막막하다.
    중간고사를 대체하는 레포트도 써야 하는데, 막상 쓰려니 이것도 답답.
    그동안은 내내 회사 일에 잡혀 있어서 공부란건 엄두도 못냈고.. 이제 또 하려니 역시나 엄두가 안 난다.
    학교를 다닌다는 건, 단순히 출석 하는 것만 하면 되는게 아니라는 걸 새삼 느끼고 있다.


    ***
    이런 사람이 있으면 저런 사람도 있는 법, 그 지극히 당연한 얘기.
    격정의 스무살도 아니고, 다양성을 인정하는게 뭐 그리 어려운 일이라는 겐가.

    하지만 신경 쓰인다.
    그 "신경 쓰인다" 라는게, 긍정적인 느낌이 아니라 부정적인 느낌이라는게 문제다.

    그걸 대하는 나의 마음가짐이 불만스럽다.
    포용이 필요한걸까, 아니면 결단이 필요한걸까.

    요즘들어 부쩍, 내가 지향하던 가치가 실은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느낌에 참 씁쓸하다.
    그것 보라는 듯, 결국 자기 말이 맞지 않느냐 비아냥대는 그의 눈빛도 참 불쾌하다.

    하지만 나는 그러고 싶지 않아.
    일에 대해서라면 몰라도, 사람에 대해서라면 나는 그러고 싶지 않아.
    가위자 그어 놓고, 쟤는 안 돼. 하는게 선견지명이라도 되는 양.. 나는 그러고 싶지 않아.
    그런데 다른 한편으로, 이게 그의 경륜일까 하는 생각이 불쑥 불쑥 들 때 마다..
    그의 이야기를 인정하고 싶어질 때 마다, 참 입맛이 쓰다.

    어쩌면 그건 꽤나 달콤한 유혹.
    복잡하고 피곤한 일들로부터 나를 해방시켜 줄 것만 같은 그런 유혹이다.
    사실이야 그렇지.
    제 부모도 못한 일을 내가 어떻게 한다고 나선다는 건가.

    그러니까.. 좀 잘 하란 말이다. 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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