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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를 봤다. - 아는여자, 사일런트힐, 빌리엘리어트
    쉼을 위한 이야기/영화 2006. 11. 1. 06:37
    *
    2년 만에 "아는 여자"를 다시 보았다.
    갑자기 무료하다는 생각이 들어 영화를 보고 싶었는데 딱히 보고 싶은 게 없었다.

    그냥.. 기분이 좀 좋아질만한 영화를 찾다 보니 "아는 여자"가 걸려 들었다.
    이미 봤던 영화를 또 본다는 건 그다지 바람직한 일은 아니다.
    하지만 매번 그런 것은 아니다 - 예외도 있다.

    장진 감독 스타일을 좋아하는 편이라 두번째임에도 불구, 여전히 재밌게 봤다.
    예전에도 그랬던 것 같은데 이번에도 역시.
    이나영이 너무 예쁘게 보여서 영화를 더 재밌게 봤던 것 같다.
    내 참.. 연예인 얼굴이나 쳐다보고 좋아하다니 원.. 하고 생각하면서도 이쁜 건 이쁜거다.
    어쩔 수 없다.


    **
    "사일런트 힐" 이라는 공포 영화를 봤다.
    실은 공포 영화를 정말 싫어하는 편인데.. 영화 예고편을 보고 무척 기대를 했던 차였다.
    예고편을 보면서, 특수효과가 정말 뛰어나구나! 했던 게 생각이 난다.
    이 영화에 관심이 있는 - 아직 보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찬물 끼얹는 얘기일지 모르겠지만..
    내 생애 정말 별로였던 영화 Top 10 안에 너끈히 들어 갈 것 같다.

    영화에서 스토리 텔링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내게는 제아무리 특수효과가 좋았다 하더라도 결코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없다.
    이유도, 목적도, 과정도, 결말도 불분명하다.
    거의 영구 람보 수준의 스토리 전개에 짜증을 넘어 분노를 느꼈다.


    ***
    "빌리 엘리어트"를 보았다.
    아주 예전부터 추천을 받았던 영화인데, 발레하는 남자 아이의 이야기라기에 딱히 마음이 움직여지지 않아 여지껏 보지 않고 있었다.
    뭐, 사실.. 그 영화의 존재를 잊어 버렸던게 사실이다.

    그러다 이번에.. 문득 그 영화를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럴 때마다 사람들이 호평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는거구나, 싶다.
    어렸을 땐 남들이 다 좋다, 좋다 하면 괜히 싫어지곤 했는데..
    요즘은 하나 하나 다시 깨닫고 있다.
    남들이 좋다는데는 다 이유가 있는 법이라는 걸 말이다.


    눈으로도 울고, 가슴으로 울었다. 

    성장, 그리고 고난 극복, 게다가 가족애/부정.
    내가 좋아하는 모든 코드가 이 영화에 다 들어 있다.
    그런 코드 뿐 아니라 영화를 보는 내내, 감독의 연출력이 정말 뛰어나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시간의 흐름을 표현하는 그의 방식은 독특하면서도 걸출하다.

    정말이지 할 수만 있다면 그 모든 장면을 마음에 담고 싶은 영화였다.
    어느 한 장면을 따로 얘기하는게 오히려 영화의 가치를 떨어뜨릴 거란 생각이 들 정도로 말이다.
    아버지, 아들. 그리고 가족.
    꿈, 희망, 미래, 노력, 성취, 친구, 믿음. 그리고 사랑.
    내가 좋아하는 코드일 뿐 아니라, 세상의 모든 아름다운 이야기가.. 바로 이 안에 있다.


    좀 늦긴 했지만, 지면(-_-;)을 빌어 이런 영화를 추천해줘 고맙다고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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