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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르완다쉼을 위한 이야기/영화 2006. 8. 31. 08:10-
[단성사. 쌩유! ^^]
아주 오랜만에 극장에서 영화를 봤다.
단성사라는.. 그 옛날 "장군의 아들" 시리즈에서나 들어 보던 영화관을 실제로 가보게 됐다.
몇년 전 리모델링을 했다고 하던데, 덕분에 그 고풍스런 이름과는 달리 무척 현대적인 외양을 자랑하는 단성사.
다른 건 몰라도 화장실은 참 맘에 들었다.
깨끗하고, 무엇보다 사람이 없어 좋더라.
메가박스나 CGV의 그 북적대는 화장실이란 참..
갑자기 화장실 얘기로 빠져 나도 당황스럽다. ^^;
어쨌든, 단성사 입성을 가능하게 해 준 딸숙씨야, 감사!
*
[영화를 보다]
정말 괜찮은 영화 한 편을 보고 왔다.
"호텔 르완다"
몇년 전 와레즈에서 그 이름을 보곤, 저건 무슨 영화인가.. 싶어 찾아 봤던 기억이 난다.
내전과 인종학살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가진 영화였다는 것, "보고 싶다" 생각했던 것도 떠오른다.
그러다 기억에서 잊혀진 영화였는데..
그게 만들어진지 몇년이나 지나,
와레즈에서 돌아 다닌지 몇년이나 지난 후에.. 드디어 개봉을 하는가보다.
어쨌거나, 그 "호텔 르완다"를 보게 됐다.
영화를 보기 전, 어떤 스포일링도 당하지 않기 위해 네이버에서 그 영화 제목을 쳐 보는 일도 하지 않은채 극장에 들어 갔다.
자고로 메시지가 극명한 영화에 대한 이야기는.. 스포일링이 아닌 것이 없으므로.
**
[오랜만의 영화관]
나도 모르게 집에서 영화 보는 것에 길들어져 있었나보다.
영화가 시작한 후, 극장의 큰 볼륨에 깜짝 놀라 나도 모르게 스피커 리모콘을 찾고 있었으니.
찰나의 순간이었지만 그런 내가 재밌다.
극장에서 스피커 리모콘을 찾다니, 정신이 있는거야 없는거야.
시사회의 영화란 원래 그런건가?
늘 보던 극장 광고나 여타 광고 없이 바로 본론으로 들어간다.
뭐 파라마운트나 20세기 폭스 따위의 영화 배급사 광고조차 없으니 어쩐지 낯설기조차 하다.
집에서 영화를 볼 때도 꼬박꼬박 보게 되는 배급사 광고가 없다니, 색다르다.
- 자, 이제 본격적인 영화 얘기로.
***
[르완다 내전에 대하여]
본격적인 영화 얘기를 한다고 했지만, 그에 앞서 영화의 배경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필요할 것 같다.
"호텔 르완다"는 르완다 내전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다.
영화에서는 르완다 내전의 이유와 전개 과정을 자세하게 설명하지 않는다.
아마 감독은 그 이유와 자세한 전개 과정 없이도 자신의 메시지를 충분히 전달할 수 있을거라 생각한 것 같다.
그리고 그 점에는 나 역시 동의 한다.
단적으로 말해, "호텔 르완다"를 즐기는 데는 배경지식이 크게 필요하지 않다.
아마도 그건 감독의 역량일 테고, 배우의 역량에 기인하는 것일테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냥 넘어 갈 수 있나.
우린 또 이런거 원래 좋아하지 않는가?
모르는 건 배우라고 있는거다.
물론 나 역시 르완다 내전에 대한 이야기에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는 것은 절대 아니다.
얼마 전 우연히 콩고의 민족 갈등에 대한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다큐멘터리를 본게 전부이니 말이다.
그러니 네이버에 이리저리 물어 볼 수 밖에..
그런데 참 재밌는 것은..
바로 얼마 전 우연히 콩고의 민족 갈등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보게 되었던 일이다.
아마도 내가 "호텔 르완다"를 보려고 그렇게 됐는가보다.
그야말로 신기한 우연의 일치가 아닐 수 없다.
아무튼, 르완다 내전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을 해 보자면..
한마디로 말해 르완다 내전은 "후투족"과 "투치족"의 민족 갈등에서 기인한 전쟁이다.
"후투족"은 아주 오래 전부터 르완다 등지에 세력을 가지고 있던 부족으로, 피부색이 특히 검고 성품이 온순하다.
그리고 "투치족"은 13~16 세기 경 르완다 등지로 유입된 이디오피아 계 민족으로,
피부색이 비교적 덜 검으며 매우 강맹한 부족으로 이름이 높다.
르완다에 유입된 투치족은 "므와미" 왕국을 건설했고, 후투족과 투치족은 비록 민족은 다르지만 같은 언어와 같은 문화를 가지고 조화롭게 발전해 나가고 있었다.
그러다 19세기 말 독일의 동아프리카 식민 정책에 의해
르완다는 이웃 국가인 브룬디와 함께 "르완다-브룬디" 식민지가 되어, 독일의 식민 통치를 받게 된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세계는 1차 세계대전의 포화에 휩싸이게 되고
전쟁과는 너무도 먼 아프리카의 오지 - 르완다도 그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유럽 국가들의 전쟁은 그 식민국가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치게 되어,
1918년 베르사이유 협정을 통해 르완다-브룬디 식민지를 벨기에가 할양 받게 된 것이다.
신탁통치를 하게 된 벨기에는 투치족과 후투족을 차별하는 정책을 펴 피지배 민족의 분열을 기도했다.
우리에게 "이이제이" 라는 말로 익숙한, 피지배 민족 분열 정책의 일환이었다.
이로서 지금까지 근 반세기간 지속되는 민족의 비극이 시작되게 된다.
그 후 벨기에는 인근 콩고(자이르)까지 식민화 하여 콩고와 르완다, 브룬디를 통합하여 식민화 하게 된다.
그리고 이 식민지 통합은 향후 콩고와 르완다 사이에 주된 갈등의 원인이 된다.
(참고로 이 부분이 내셔널 지오그래픽에서 주로 다룬 내용이다.)
더 할 얘기가 무지 많지만, 영화 얘기를 하기 위해 이만 마무리 짓는다고 믿어 주기 바란다.
자세한 이야기를 알고 싶다면 "한국 국방 연구원 세계분쟁 데이터 베이스" 를 통해 참고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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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둘러 보자고 해 놓고 얘기가 너무 길어졌다.
그도 그럴 수 밖에.. 수백년 간의 이야기를 몇줄 말로 적기엔 나의 밑천이 너무나 빤하기 때문이다.
"어린 아이가 이해할 정도로 가르쳐 줄 수 없다면, 그건 제대로 아는 것이 아니다." 라고 했던가?
부족함을 용서하시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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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르완다의 줄거리 - 스포일링 99%]
영화는 무척 빠른 전개로 이야기를 진행해 나간다.
후투족 반군이 투쟁을 선동하는 장면으로 시작되는 영화는, 비록 짧은 시간이나마 르완다의 불안한 정세를 알 수 있기에 충분하다.
주인공 "폴"은 르완다의 수도 키갈리에 위치한 호텔 - the Milles Collines Hotel 의 지배인이다.
벨기에 인에 의해 세워진 이 호텔은 르완다 내의 유일한 4성 호텔로,
아프리카에서도 개발이 덜 된 동아프리카라는 점을 감안하면 굉장한 특급 호텔이다.
아마 이런 호텔의 지배인인 "폴"은 지성인임에 틀림 없다.
굳이 "지성인" 이란 표현을 사용하는 데는 이유가 있으나, 일단 다음 얘기로 넘어 가자.
"폴"은 후투족이나 아내와 친지들은 투치족으로..
아마도 일상 속에서 어떤 민족인가에 대해서는 크게 문제 삼지 않았던 것 같다.
내전이 없었다면, 말이다.
1994년, 벨기에의 식민통치로부터 시작된 오랜 민족갈등의 종지부를 찍기 위해 대통령이 두 민족간의 화해에 관련한 협정을 조인하게 된다.
하지만 일부 강경파 후투족의 입장에서는 오랜 시간 벨기에에 붙어 민족을 유린한 투치족과 협정을 맺는 것을 치욕으로 받아 들였고, 이런 입장은 투치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던 모양이다.
어쨌거나 르완다에는 평화 협정의 이행과 조속한 평화 정착을 돕기 위해 UN 평화유지군이 투입되었고,
이 역사적 사건을 다루기 위해 서방 언론의 기자들이 속속 파견되었다.
그리고 이들은 르완다의 수도 키갈리의 최고급 호텔 - the Milles Collines Hotel 에 투숙하게 된다.
때문에 각종 명사들과 친분을 익히게 되는 폴은 평화와 개인의 성공에 대한 기대감으로 부푼 삶을 살고 있다.
하지만 그런 그의 기쁨도 잠시,
투치족 반군인 FPR 은 대통령의 비행기를 격추시켜 일방적으로 협정을 파기했고,
그에 대한 반발로 후투족 반군은 모든 투치족에 대한 학살을 감행하기에 이른다.
당시 폴의 집에는 불안에 떨고 있던 투치족 친지들이 몰려들어 근 수십명의 난민 무리가 되어 있었다.
우여곡절 끝에, 폴은 이 투치족 난민들을 데리고 자신이 근무하는 the Milles Collines 호텔로 들어 가게 된다.
적어도 이 호텔은 UN군이 주둔하고 있기 때문에, 비교적 후투족 반군들로부터 안전했기 때문이다.
폴은 여기서 내전이 종식되기만을 기다릴 작정이었다.
그동안 그가 친분을 쌓아 온 UN 평화유지군들은 무척 듬직해 보였고,
그런 그들이 있는 한, 머지 않은 미래에 평화가 찾아 오게 되리라는 것 쯤은 당연해 보였던 것이다.
그리고 그런 기대감으로 폴은 가능한 더 많은 난민들을 수용하고자 노력했다.
시간은 우리의 편 - 조금만 버티면 되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폴의 기대는 UN 평화유지군의 퇴각으로 무참히 짓밟혀 버리고 만다.
UN의 각 소속국들은 르완다 내전에 대한 개입이 자국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당초의 계획보다 훨씬 적은 숫자의 군대만을 지원했을 뿐이고, 그마저도 르완다 내에서의 평화 정착이 소원해 보이자 서서히 철군하기에 이른 것이다.
UN 평화유지군의 철수로 호텔은 반군들의 위협에 정면으로 노출되었지만
폴은 기지를 발휘하여 몇차례 위기를 넘기게 된다.
벨기에 본사 사장과의 전화 통화로 구명을 요쳥해 보기도 하고,
난민들에게 세계 명사들에 전화를 걸어 구명 요청을 청원하도록 하기도 했다.
이때 폴의 대사가, 또한 압권이었다.
"
우리를 도울 수 있는 것은, 우리 자신 뿐입니다.
그들이 수치심을 느껴서라도 우리를 돕도록 하십시오.
"
(역시 정확히 기억하는 것은 무리다)
그리고 이런 노력들은 결실을 맺어,
이 난민들을 몇차례로 나눠 르완다 국외로 호송하는 계획이 세워졌다.
첫번째 구명자 목록에는 당연히 폴과 그의 가족이 함께였다.
이제 폴은 이 지독한 악몽으로부터 벗어나게 되는 것이다.
그동안 보여준 그의 뜨거운 인간애에 찬사를!
하지만, 너무나 당연하게도..
폴은 선별된 구명자들을 호송하는 트럭에 타지 못한다.
차마 남겨진 많은 사람들을 두고 갈 수가 없었던 것이다.
구명자들을 호송하던 UN 군은 후투족 저항세력의 반발로 인해 행선지를 향해 나아가지 못하게 되고,
이런 사실을 알게 된 폴은 경찰청장에게 찾아가 숨겨둔 금과 위스키를 대가로 도움을 요청하나,
그는 뇌물만 챙길 뿐 폴의 요구를 들어 줄 생각이 없다.
그러나 자신의 증언이 없다면 결국 전쟁범으로 몰리게 될 거라는 폴의 협박으로
경찰청장은 어쩔 수 없이 후투족 반군을 UN군 호송트럭으로부터 몰아 내고,
작전을 지휘한 UN군 장교에게 절대 호텔을 벗어 나지 말라고 일갈한다.
그렇게 악몽같은 100일여의 시간이 흘러,
드디어 FPR의 승리로 내전이 끝나간다는 소식이 들려 오게 된다.
그토록 바라던 종전이다.
때를 맞춰 UN군 장교는 난민들의 안전을 위해,
호텔의 모든 난민을 UN 정치난민 수용소로 이동하는 대대적인 계획을 실행에 옮기게 된다.
우여곡절 끝에 도착한 정치난민 수용소에서,
폴과 그 아내 타티아나는 그토록 간절히 찾던 조카들(타티아나 동생 부부의 두 남매)을 찾게 되고
영화는
"그후 그들은 벨기에에서 행복하게 살았다.
폴은 94년 르완다 내전 중 1200명 이상의 난민들의 생명을 구했다" 는 등의 자막으로 막을 내린다.
*****
[뒤늦은 전율]
영화를 보고 청계천을 걸으며, 여러 가지 생각에 사로 잡혀 있었다.
영화 이야기, 내 개인적인 이야기.. 등등..
최근 내 주위에 벌어진 여러 가지 일들은 나를 영화에 깊이 빠져들지 못하게 하기에 충분했다.
그렇게 하루가 지나고, 오늘 아침.
영화를 곱씹으며 나는 뒤늦은 전율을 맛보게 되었다.
그리고 이 유치하기 짝이 없는 영화 감상문을 적는 지금까지도.
먼저 감독이 전하고자 하는 쓰린 메시지가 나를 전율하게 했다.
호텔에 투숙하고 있던 촬영기자가 특종을 잡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후투족의 투치족 학살 장면을 비디오에 담아 왔을 때의 일이다.
서방국가들에 르완다 내전이 널리 알려지게 되면, 도움의 손길이 더 많이 뻗어져 올 것이라 기대한 폴이 감사의 인사를 전하자, 촬영기사는 허탈한 표정으로 - 대단히 미안해 하며 말을 건네게 된다.
"
저녁식사 시간에 TV를 보며 무척 안타까워 하겠죠.
그리고 곧 다시 식사를 시작할 겁니다.
"
(정확히 기억할 수는 없다)
아마도 감독은 저 쓰린 한마디를 하기 위해 영화를 만들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허울뿐인 UN을 욕할 것이 아니다.
나는 과연 얼마나 관심을 가지고, 또 무얼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단 말인가.
전율, 전율이 아닐 수 없다.
다른 곳에 눈을 뻗을 것도 없이, 바로 내 모습이 아닌가.
하지만 어찌해야 하나, 내가 무슨 힘이 있다고 무얼 하나.
그런가, 그런가?
그리고 폴이 구명자 호송 트럭에 타는 것을 포기하는 장면.
여기서 영화는 중요한 전기를 맞게 된다.
물론 폴은 그 전에도 양심과 지각이 있는 사람이었고, 인간애를 가진 사람이었다.
허나 그건 그의 가족과 친지들을 향한 사랑이었다.
그리고 호송 트럭에 오르는 것을 거부한 지금은, 그 사랑의 대상이 무차별적으로 확장된 것이다.
분명 이 부분은 이야기거리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서는 너무나 당연한 에피소드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실화라는 것을 기억하자.
이건 non-Fiction 이다.
그렇기에 여기서 나는 또 다시 뜨거운 전율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나는 영화를 보고 나오는 길에 이 장면을 두고 이야기하며, "상황이 사람을 만드는 법이다" 라고 말했다.
달리 말하면, 그 상황이 되었을 때 그러지 않으리라고 확신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란 얘기기도 하다.
그리고 다시 이걸 뒤집으면, 그 상황이 되었을 때 그러리라고 확신할 수 있는 사람 역시 많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가 되기도 한다.
더욱이 우리네 문명은 보다 옳고 바른 것을 가르치고 있다고 믿으며,
4성 호텔의 지배인인 폴이 지성인인 것과 그의 인간애 사이에는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생각했다.
폴을 굳이 "지성인"이라 칭한 이유는 바로 이런 이유였던 것이다.
그러므로 나는 아직 오지 않은 상황에 대해 나는 그럴 수 없어, 라고 말하기 보단
나는 그렇게 하겠어, 그러기에 충분한 사람이 되겠어, 하고 말하자고 했다.
상황이 사람을 만들어 갈 것이므로, 그리고 우리는 지성인임에 틀림없을 것이므로.
하지만 너무나 경솔한 이야기,
내겐 너무나 과분한 이야기라는 것을 뒤늦게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이건 Fiction이 아니다.
나는 난민을 수용하고 그들의 목숨을 구하는 상황을 만들 수 조차 없었을 뿐 아니라,
설령 그런 상황을 만들어 낸다 해도, 내 할 일을 충분히 다 했노라 자위했을지도 모른다.
아니, 당연히 그랬을 것이다.
노력하겠다, 하는 말에는 반성이 선행되어야 함을 잊고 있었다.
내가 부끄럽다, 반성하자.
저녁을 먹으며 보는 TV에서 "거 참 안타깝구나.. 쯧쯧.." 하고 혀를 차는 나와
무차별적인 인간애를 가지지 못한 내가 너무도 생생히 느껴져 뼈아프다.
나를 비롯해 많은 사람들이 그렇듯..
그리고 여지껏 늘 그래왔듯..
안타깝구나, 하고 쓰린 마음을 부여잡고 며칠 살아 갈지 모르겠다.
그렇게 "며칠"을 살 뿐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안타깝다.
그렇게 "며칠을 살 뿐" 인 내가 안타깝다.
예전, 콘스탄트 가드너를 보며
영화 내용과는 별 관계 없이 내 자신이 부끄러워 밤새 꽤나 많이 울던 기억이 난다.
안타깝다.
그렇게 잠시 울고만 있을 뿐인 내가 안타깝다.
******
[호텔르완다]
생각에 생각이 꼬리를 물고 있다.
르완다 내전을 배경으로 한 영화로부터 시작된 생각은 전혀 관계없어 보이는 것들에까지 영역을 확장해 나간다.
오늘 하루, 부끄럽지 않게 살았는가.
나의 어제는 어땠는가.
나의 신념은 확고한가.
그 신념과 결합한 "상황에 대한 노력"은 언제 돌아 봐도 후회하지 않을 자신이 있는가.
무엇도 분명하게 대답할 수 있는 것이 없다.
하지만 적어도 이 하나는 확실한 듯 하다.
나는, 이렇게 많은 숙제들을 안겨 준 "호텔르완다" 를 결코 쉽게 잊지 못할 것 같다.'쉼을 위한 이야기 > 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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