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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다 - 라디오스타,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쉼을 위한 이야기/영화 2006. 12. 25.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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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을 자주 찾지 않는 탓에 항상 한참 지나서야 영화를 보게 되는데..
이미 사람들 입에 오르내린지도 꽤 된 다음이다.
늘 그러다 보니, 누군가의 영화평이나 영화에 대한 어떤 내용도 보지 않으려 노력하곤 한다.
왜냐하면, 뒤늦게라도 언젠가 영화를 볼 때를 대비하기 위함.
어쩐지 불쾌한 습관인데? 풋..
*
영화를 봤다.
늘 그렇듯 한참 지난, 때 지난 영화를 봤다.
보고 싶다, 보고 싶다 했던 영화들인데 이제서야 보게됐다.
사실 이 영화들은 극장 한번 찾아 줄까 생각했던 영화기도 했는데, 어찌어찌 하다 보니 또 못 본채로 넘어 갔던 영화들...
라디오스타,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라디오스타를 보면서는 따뜻한 웃음과 잔잔한 감동을 받았다.(지극히 상투적인 표현... -_-)
스토리 전개가 미흡하다는 생각이 들어, 썩 좋은 영화라는 생각이 들지는 않지만..
그래도 적절한 수준의 감동은 주셨단 말이지. 딱 그 정도.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을 보고는..
아프다, 그래 아프다.
너무 많은 생각들을 하게 했다.
너무 많은 이야기들이 머릿속과 입 속을 맴돈다.
아프다.
라디오스타를 보고 난 후의 훈훈한 감동이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을 본 후 절절한 애끓음으로 바뀌었다.
스토리 전개가 어떻든, 연출이 어떻든..
뭐가 어떻든 그런게 별로 생각나지 않는다.
배우들의 열연과 애잔한 배경음악, 그걸로도 충분히 좋은 영화라는 생각이 든다만..
영화 자체보다 그 이상의 무언가를 자꾸 떠올리게 만들고 있다.
아프다. 휴.. 많이도 울어 버렸다.
**
책을 자주 읽기는 하는데.. 또 나름 좋아한다고 생각하는 편인데..
어쩐지 현대 소설은 잘 읽지 못했던 것 같다.
아니, 사실 좋아하는 장르가 아니었던 듯.
그래서 이때껏 공지영 소설 한번 못 읽어 봤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을 보고 새삼 다시 드는 생각은,
역시 사람들이 좋다, 좋다 하는 것엔 분명한 이유가 있겠구나.. 하는 것.
공지영의 원작 소설을 읽어 봐야겠다, 싶다.
마치 예전에 냉정과 열정사이를 보고 책을 사보던 그때 처럼.
***
그래도 이런 영화들이 있어,
우리나라 영화에 대해 가지기 쉬운 편견을 불식시켜 주곤 하는 것 같다.
극장에 가서 관객수도 늘려 주지 않는 주제에 이러쿵 저러쿵 말 하는 건 좀 아니다 싶긴 하지만.. ^^;
이름만 들어도, 시놉시스 몇 줄만 봐도 짜증이 밀어 닥치는 영화가 꽤 많은데..
그런 영화들만 있는게 아니라서 참 다행이다.
이렇게 괜찮은 영화들을 만날 수 있어서 참.. 좋다.
고맙다.
****
무언가 이해한다, 하는 것은 오만한 말이다.
가정하는 일은 더욱 위험한 일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에 대한 생각을 하지 않는 일은 어리석은 태만함에 불과할 것이다.
우리네 인생은 어떤 일이라도 생길 수 있는게 아니던가?
당장 내가 죽는대도, 그 무슨 놀라운 일이겠는가. 우리네 삶이 늘 그런 것을.
그러니 막상 그 상황이 되면 어떻게 될 지 모른다 하더라도,
아니, 그렇기 때문에라도 항상 자신에 끊임없이 일러둬야 하지 않을까?
나는 그럴 것이다, 그래야 한다, 꼭 그러자, 하고 말이다.
어떻다해도 후회하지 않을 거라는 자신 따위 있을 리 없다만..
그래도 덜 후회하는 방법이 아무래도 한 가지 쯤은 존재하지 않을까?
만약에 나라면.. 그래, 그래야해. 하는 신념, 그것 말야.
*****
오랜만에 괜찮은 영화를 보고 뭔가 먹먹해진 마음에 키보드를 두드린다.
"이 짓도 해야 는다" 는 생각이 드는 건, 하고 싶은 얘기들이 술술 써내려져가지 않기 때문인가보다.
자주 쓰며, 이야기하며 살면 좋겠는데.
어쩌면 요즘, 너무 여유 없이 살아 가고 있는 건 아닌가 돌아 보는 밤이다.
그런 의미에서 얼마 안 남은 휴일을 한껏 게으름으로 보내 볼 요량이다. 풋..'쉼을 위한 이야기 > 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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