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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를 만나다#2Letter from Kunner 2006. 7. 27. 09:14
박사과정을 밟느라 미국에 있는 쿠를 반년만에 다시 만나게 됐어.
지난 겨울, 비자 문제 때문에 들어 온 쿠와 만나고 꼭 반년 만이야.
생각하면 소중한 인연.
매번 잊지 않고 찾아 준다는 데 고마울 따름이지.
지난 번에 쿠를 만나고, 한껏 가라앉아 글을 썼던 기억이 나.
다시 찾아 보니, 참 많이도 가라앉아 있었구나.
그러고 보면 참 아이러니한 노릇이다.
그렇게 즐거운 사람을 만나는데도, 이렇게나 가라앉을 수 있다는 건...
반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달라진 게 없는 나와..
그 반년 동안, 역시 달라진 게 없는 그.
둘 다 똑같이 달라진 게 없지만, 나의 그것과 그의 그것은 참으로 닮은 구석이 없다.
그래서 안타까워.
잘 할 수 있을거라 말하는 그의 말에, 꼭 그래 보이겠노라는 다짐으로 눈을 맞춘다.
서로 1년 후에는 더 큰 남자가 되어 만나자는 약속을 하고 헤어진 걸음이 어쩐지 힘겨워.
하지만, 다시 추스리고 일어설거야.
그리고 또 갈께, 걱정말아.
잠깐만.. 아주 잠깐만 움추리고 나면 또 힘이 날거야.
이제 일어서면..
너무 멀리 달아 나지 않게, 잰 걸음으로 쫓아 갈께.'Letter from Kunner'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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