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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낮은 목소리로...
    Letter from Kunner 2006. 3. 15. 20:39

    생각의 흐름에 따라 두서없이 써내려간 글들에 제목을 달아 놓는 일은 무척이나 힘들다.
    게다가 써진 내용은 비슷한데, 같은 제목이 반복되지 않게 하는 일은 더욱 더 힘들다.
    날짜를 제목에 갖다 밀어 넣는 일도, 어쩐지 이건 아니다 싶지만 사실 편리하긴 해.



    하루에 두세번씩.. 그냥 버릇처럼 들르긴 하는데, 좀처럼 글쓰기 버튼엔 손이 안 가.
    어쩔 땐 쓰고 또 쓰고 싶기도 하고, 요즘 같을 땐 이렇게 하나 쓰는 것도 무척이나 버겁게 느껴져.

    3월 중순.
    오늘 걷지 않으면 내일은 뛰어야 한다는.. 
    아주 상투적이어서 그다지 좋아하지 않던 경구가 요즘 그야말로 내 하루를 대변해 주는 말들이 되고 있어.
    넓게, 크게 보면 이 젊은 날의 내 삶 그 자체일런지도 모르지.

    하긴.. 걷거나 뛰는 일.
    갈 곳이 있다라는 것만도 행복해야 하는 일인지 모르겠다.


    뭔가 구상하고 희망을 말할 때는 나도 모르게 부푼 가슴에 한껏 즐거워져.
    하지만.. 그걸 이뤄내는 건 포부도 야심도 아닌 하루하루의 묵묵함이라는 걸 깨달을 즘이면 이미 구상과 희망은 반쯤 희석된다는 게 문제지.

    하지만 난, 오늘도 뭔갈 구상하고 희망을 품어.
    그렇게 하지 않는.. 꿈을 꾸지 않는 난 죽은 것과 다름 없으니까.
    항상 바람이라는 건. 지금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함이라 했다.
    내가 원하는 삶을, 그 자체를 온전히 바라고 또 바라니.. 그러지 않는 나는 그저 숨쉬고 있을 뿐이야.


    나도 그래.
    가끔 주체할 수 없는 나쁜 마음이 가슴을 울렁일 때가 있어.
    나 역시 그다지 온유한 성격이 못 되어서 가끔은 울컥 치밀어 오를 때도 있고.
    이러다 불을 뿜지는 않을까 싶을 정도로 뜨거운 무언가가 목구멍을 잔뜩 메우기도 해.
    나도, 당연히 그래.

    그렇게 화가 나기도 하고, 때론 슬퍼하기도 하고.. 
    지금은 평생 이 맘 안 변할 것 같고, 평생 미움을 - 이 독을 가슴에 품고 살 것 같기도 하고 그런데.
    분명 하루 이틀도 가지 않아서 나는 다시 웃고, 잊고 살거란 것.
    덕분에 좀 아쉽고, 좀 다행이다 싶기도 해.
    하지만 한결같을 수 없단 것, 괜스레 서글퍼지네.


    나도 못하는 걸, 어쩜 그렇게.. 말은 참 잘 하네.
    어려워하는 친구 녀석에게 이런 저런 조언을 하고 있는 나를 보며 하는 말이다.
    머리론 그렇게 잘 하면서, 입으론 그렇게 잘 하면서..
    이렇게 늘 그대로인 날 보며.. 시니컬, 시니컬.

    하지만 아주 그 자리인 것만은 분명 아닌데..
    친구 녀석에게 해 준 말처럼, 지금 뭔가 하고 있다는 것. 그걸로 이미 달라진 거니까 말야.
    나태함에 대한 경계, 새삼스럽게 티내고 법석떨지 말아.
    이미 지난 세월 내내 충분히 나태했었으니.. 이제와 난리치는 것도 새삼스럽다.


    잠을 충분히 자지 못해선지, 머리가 띵해.
    하지만 요 며칠.. 낮과 밤이 살짝 바뀌어 있어.
    잘못된 라이프 사이클을 바로잡기 위해선, 잠은 밤에 자야 한다.
    그럼 오늘도, 열심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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