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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etter from Kunner 2006. 2. 17. 00:28

    늘 그를 보면, 꿈을 꾸는 데는 나이가 중요한게 아닌가 보단 생각이 들어.
    꿈 속에 살아 가는 일이 그다지 나빠 보이지도 않고.
    내가 사랑했던 건, 꿈 꾸는 그의 모습이었으리라.
    내가 그를 떠난 이유도, 바로 그 꿈 때문인지도 모르지만..


    "나는 점점 좋아지고 있다."

    참 좋은 자기 암시야.
    나는 늘 나를 벼랑으로 내몰지 못해 안달인데..
    그래서 극한으로 나를 내몰아 어떻게든 뭔가 할 수 밖에 없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그의 말을 듣곤, 나를 좀 더 사랑해 줘야 하는 건데 그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
    아무튼, 주문이 효과를 보고 있다니 다행이야.


    지금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여전히 같은 모습 그대로일까?
    여전히.. 꿈 꾸고 사랑하며 그렇게 살아 가고 있을까.
    그리고 정말 궁금한 것은, 내 이름 따위 아픈 기억이 되지 않게 시간에 잘 바래졌을까...

    가끔씩 그의 안부가 궁금해.
    하지만 직접 물을 길 없어, 그냥 잘 살고 있으려니... 
    늘 그렇듯, 무소식이 희소식이려니.. 그러고 살았지.


    그러다 불쑥 날아 온 한 통의 SMS, 하나쯤 답장을 보낼 걸 그랬어.
    크게 맘 쓰진 않겠지만, 그래도 보낸 맘 가벼워 지도록.
    40자면 되는 문자메시지 답장을 안 한 죄로, 맘 한 가운데 짐을.. 기꺼이 안아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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