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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월의 일기 #1
    Letter from Kunner 2006. 2. 1. 10:24

    *
    하마터면 눈물을 흘릴 뻔 했어.

    바람에 날리는 가랑비가 눈에 들어간 건지, 눈물이 맺힌 건지..
    강변의 야경이 온통 뿌옇게 흐려져서..
    마치 크리스마스 트리처럼 보이는데, 혹시 눈을 감으면 눈물이 흘러 내릴까 잔뜩 눈 부릅 뜬 채로 바람에 눈물을 말린다.

    무슨 얘길 하다 그리 됐는지 모르겠어.
    어떤 얘기를 하고 있던지도 기억이 잘 나지 않아.
    분명 그 전에 하던 얘기는 눈물이 흐를 게 아니었는데.
    얘기가 어디서 어떻게 전개 됐길래 그랬던지..
    결코 슬픈 얘기, 답답한 얘기, 우울한 얘기는 하고 싶지 않았는데.. ^^;


    참 다행한 일은, 또 감사한 일은..
    너는 우울함의 나락으로 나를 밀어 넣는 것이 아니라, 이제 그만 돌아가자고 손을 내밀어 준다는 것.
    별 말 하지 않아도, 그냥 네가 듣고 있는 걸로도 이미 우울한 그림은 아니라는 것.
    덕분에 마음껏 우울하고도 눈치를 보게 되거나 이런저런 걱정이 따로 생기지 않는 것.

    고마워.


    -
    짜지지도 말고, 닥치지도 말고.. 그냥 그 자리에 그렇게만 있어.
    각박한 생에, 플러스 - 마이너스의 계산이 필요 없는 사람이 있다는 것.
    몇번이고 고맙다 말해도 아깝지 않은 사람이 있다는 게 난 너무 좋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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