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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행을 가고 싶다
    Letter from Kunner 2005. 11. 11. 16:37

    요즘은, "주변 정리가 되면" 이란 말을 자주 하는 편이야.
    그리 될 날이 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리 된다면, 단 며칠이라도 좋으니 여행이나 다녀 왔으면 좋겠어.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처음 가 보는 곳으로.
    산이어도 좋고, 들이어도 좋지. 바다도 나쁘지 않아.
    그냥 발길 닿는대로 갔다가 왔으면 좋으련만.

    약간은 무책임 하게, 한 일주일만 잠수를 타 버린다면..
    생각해보니 그건 가족들 주름살 하나 더 늘리는 일 밖에 안 되겠다.

    나이를 먹으면, 하고 싶은 일과 할 수 있는 일의 괴리가 점점 줄어 드는 법이라 생각했는데..
    그건 나이와 크게 상관있는 일은 아닌가봐.
    학생 시절, 나이를 먹게 되면 매주 여행을 가겠다 하던 기억이 나.
    그 다짐으로부터 10년이 지났는데도, 매주 여행은 커녕 일년에 한번 갈까 말까야.

    이리 고민하고 있을 바엔, 차라리 짐을 쌀 것이지.
    짐도 못 싸면서 매번 뒤통수만 긁적이고 있으니..

    하고 싶은 일과 할 수 있는 일.
    내겐 얼마나 맞닿아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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