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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골치 아프다.
    Letter from Kunner 2005. 11. 12. 08:47

    프리랜서 계약 관련해서 오퍼를 받았는데..
    이거 참 골치 아파.

    같이 회사를 다니던, 아는 누나의 소개 - 부탁으로 받은 일거리인데..
    그냥 몇번 해 주는 수준이 아니라 연간 장기 계약을 맺자고 하네.
    아직 실제로 일을 해 보지 않아 잘은 모르겠지만..
    하는 일이야 대단할 게 없을 듯 한데, 문제는 장기계약.
    불확실하기만 한데.. 어딘가에 매어 있다는 건 참 골치 아플 일이겠거든.

    아니.. 지금의 경우는 이성이 아니라 감성이 반응하는 걸지도 몰라.
    그냥 장기계약이란 말에 확.. 짜증이 이는 거 말이지.

    어차피 돈의 많고 적음에 따라 일을 하는 편이 아닌지라,
    낮은 금액은 별로 문제가 되지 않는데..
    장기계약이란 건 괜스레 압박이야.

    그래서 "거절해야지" 라고 마음 먹긴 했는데, 그 회사 힘든 사정을 이미 다 들어 버렸어.
    지금 작업자가 없어서 난리가 난 모양인데.. 
    내가 안 한다고 하면 골치 깨나 썩을 분위기던데 말야.
    그래서 담당자에게 전화를 걸어 거절하기가 쉽지 않아.
    아까 6시쯤 통화를 했으니, 그때 바로 거절했어야 하는데..
    고민만 하다가 이렇게 보내 버렸어.

    내 맘 같아서는 무조건 거절인데..
    그 회사 딱한 사정 들으니 도움이 되어 주고 싶고..
    자선사업가는 아니지만.. 그래도 어쩐지 도와줘야 할 것 같단 말이지.
    하지만 일년 내내 그 회사 일을 도맡아 처리해 준다는 건 썩 내키지 않고.
    급한 불 끄는 소방수라면 모를까.. 그 이상의 역할은 수행하고 싶지가 않아.

    전화해서 이리저리 말을 해야지, 하다가도..
    내내 전화기만 쳐다보고 말았어.
    흐잉.. 어째야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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