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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안해..
    Letter from Kunner 2005. 10. 20. 05:09

    다 내가 못난 탓이지.

    "휴.. 입시 준비하라는데 붙어도 걱정, 떨어져도 걱정이다..."

    그 실력으로 대학 입시 따위 떨어지는게 이상할 거란거..
    어디든 쓰고 싶은데 마음 대로 쓸 수 있단거, 모르지 않으니..
    그 말이 더 아프게 들려.

    붙어도 걱정, 떨어져도 걱정...

    내가 하고 싶던 일은, 그게 패륜이 아니라면 뭐든 할 수 있게 해 주었던 형..
    그런 형이 지금 하고 싶은 일을 두고, 그 즐거운 일을 두고 시작부터 걱정이 앞선다니.
    거기에 대고 나만 믿으라 큰 소리 칠 수 없어 미안해.
    워낙, 불가능이란 것 없다고 믿는 에너지 넘치는 사람인 형이..
    그렇게 약해진 모습 비치는게, 정말 가슴이 아파.

    어렸을 때는 말할 것도 없고, 
    쥐꼬리 만한 월급으로 병역특례 하는 동안, 크게 부족하지 않게 살 수 있었던 것은..
    형의 희생 때문이란 것. 
    나는 너무 잘 알고 그래서 너무 미안한데..
    정작 자신을 위해선 매번 참고, 미뤄 두고..
    그러다 이제야 하고 싶은 일 해 보려 하는데 난 별 도움이 되지 못해.
    너무 모자란 동생이라 미안해.
    별 힘이 되어 주지 못해 미안해..

    당장 내 학교 갈 걱정만 하고, 형의 미래엔 눈을 돌리지 못해 미안해.
    내 나이 늘어 가는 걱정만 하고.. 형이 벌써 내년에 서른이 된다는 것, 지나쳐서 미안해.

    국내 최고의 선생을 만나게 됐는데도, 레슨비를 걱정하게 해서 미안해.
    아무나 얻을 수 있는 기회가 아닌데도, 기뻐하고 감격하기만 해도 모자랄 판에 걱정부터 하게 해서..
    너무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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