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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작, 그리고 끝.
    Letter from Kunner 2006. 12. 26.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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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년의 마지막 한 주가 시작됐다.
    연휴 덕분에 이번 주의 시작은 화요일이다.
    날짜, 요일 따져 가며 주의 시작을 찾다니, 백수 딱지 좀 뗐다고 너무 생색낸다.


    *
    한 해가 일주일도 남지 않았다.

    생각해보면 2006 이라는 숫자와도 그렇게 친숙하지 않은데, 
    이제 어느덧 2007년을 살아야 한다.

    정말이지.. 그다지 익숙하지 않은 2006년을 헌 해라 말하고, 
    낯설어 어리둥절하기까지한 2007 년을 새해로 맞아야 한다.

    훗날 돌이켜보면 과연 올 한해가 어떤 기억으로 남게 될까?
    후회 - 어떤 경우에나 후회는 있겠지만 - 없이 잘 보낸 한 해라 평할 수 있을까?

    생각이 깊지 못해 어리석었던 적도 있었고,
    본의 아니게 다른 사람에게 폐를 끼쳤던 적도 있었고.
    삶이 버거워 어디론가 훌쩍 떠나버리고 싶을 때도 있었고,
    다시 힘 내서 또 살아내던 때도 있었고.

    떠올리니 지난 한 해가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좀 억울하다싶게 빨리 지난 올 한해, 그래도 잘 살아 주었어.
    고맙다, 스물 일곱의 나.


    **
    솔론은 말했다 한다.
    "나는 늙어간다. 게다가 나는 항상 늘 배우고 있다."

    솔론의 말에서 가장 인상 깊은 구절은 "게다가" 이다.
    발상의 전환이 아닐까?
    "하지만" 이 아니다, "게다가".

    스물 여섯을 똘똘하고 스물 일곱은 똑똑하다.
    그리고 스물 여덟은.. 늙는다.

    숫자가 바뀌는 것, 나이를 먹는 것.
    살아 온 날이 늘어 나는 것, 살아 갈 날이 줄어 드는 것.
    어찌 달갑기만 하겠느냐만.. 그럼에도 힘 주어 말하자.
    늙는다, 게다가!


    ***
    나이를 먹는다는 건, "끝" 이라는 단어에 드는 애감이 적어 진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시작"의 설렘도 "끝"의 아쉬움도..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어린 시절의 그것에 비해 그 느낌이 훨씬 덜해져간다는 생각이 든다.

    일종의 경험치일까?
    시작이 있으면 언젠가는 끝이 있으리라는 것,
    또 끝이라는건 또 다른 무언가의 시작이라는 것.
    결국 시작과 끝은 맞닿아 있다는 걸 알게 된 탓일까?

    2006 이란 한 해에 그다지 큰 의미가 없었던걸까.
    아니면 그저 모든 "끝"에 별 감상을 느끼지 못하는 것 뿐일까.
    그것도 아니면.. 날짜관념에 무딘 백수 생활을 너무 오래 한 탓에 생긴 후유증일 뿐일까? 하하.


    ****
    어쨌거나 한 주를 보내고 나면 새로운 달력의 첫 장을 마주해야 한다.
    진행중인 프로젝트가 해를 넘기는 탓에 올해와 내년의 경계가 그다지 크게 느껴지지 않겠지만..

    더 힘내서 살아 보자.
    부끄럽지 않게 한 해를 마무리 하고, 새로운 한 해를 받아 들이자.

    시작, 그리고 끝의 한 주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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