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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전기] 5월 23일 부천vs인천
    쉼을 위한 이야기/축구 2004. 5. 24. 22:14
    한참 빠져 있는 축구 관련 사이트에 관전기를 올렸다.
    경어를 수정하고 문맥을 정리하는게 귀찮아 그대로 옮겨 온다.

    ========================================================



    제 얄팍한 축구 지식으로, 거창한 리뷰같은 건 의미가 없을테고..
    그저 부천-인천전 관전기, 또는 국빠 참회록(삐질..) 정도가 적당하겠네요 ^^;
    사진은 글 밑에 있으니 스크롤 쭉 내려 보시면 될 겁니다.


    어제, 모처럼 한가로운 휴일을 맞아 오랜만에 축구장엘 들렀습니다.

    저는 아직 내 팀이라고 생각되는 연고팀을 가지지 못한 초보 축구팬으로, 경기 중계가 있는 날이면 이리저리 채널을 돌리고..
    국대 경기가 아닌 프로축구를 보러 경기장을 간게 마지막으로 언젠지 기억도 안 나는 허접 축구팬입니다.

    하긴, 어렸을 때 가끔 학교에서 강제로 단관 보내는 것 때문에 몇번(성남이 아직 천안일화던 시절), 그 후 어떻게 운이 닿아 수원엘 한번 가 봤을 뿐, 사실 축구장에 내 돈 주고 프로경기 보러 간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K리그 소식이라고는 스포츠신문들을 통해 보고, TV에서 중계해주면 좋아라 보면서도 정작 경기장엔 갈 생각이 없는,
    하지만 국대 경기라면 가끔씩 없는 주머니 털어 하나은행으로 달려가곤 하는..

    그렇습니다.
    부끄럽게도 저는 국대 빠돌이었던 것입니다.(-_-;)

    하지만 지난 일요일, 드디어 머리 털 나고 처음으로 제 돈 주고 프로축구를 보러 가게 됐습니다.
    가기 싫다는 친구놈을 협박해 옆자리에 태우고, 낮잠이나 자고 싶다는 엄마를 반 강제로 동원해 차에 올랐습니다.

    집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서 하는 경기가 뭔가 하고 보니, 부천-인천 전이더군요.
    저는 부평 삽니다.
    지금 사는 곳으로 이사 온지 2년이 다 되어가지만, 주생활권이 서울이라 주위에 뭐가 있는지 아무것도 모를 정도입니다.
    그러니 인천 산다 해도 인천에 대한 연고의식 같은게 있을리가 없지요.
    오늘 가 보니 외려 인천 문학경기장보다 부천종합운동장이 더 가까운 듯 합니다.

    아무튼 알지도 못하는 길을 이정표 보고 짚어 가다 보니, 출발한지 10분 좀 넘어 닿게 됐습니다.
    생각 외로 너무 가깝더군요.
    경기장에 도착해 차를 세워놓고 나오니(주차장에 대해서는 할 말 많습니다. -_-) 벌써부터 뜨거운 응원전이 펼쳐지는지 경기장이 함성 소리로 웅웅~ 하더군요.
    과장을 좀 섞자면 국대경기의 응원소리에 결코 뒤지지 않았습니다. ^^;
    이렇게 가깝고 좋은 걸, 왜 진작 안 왔을까 하는 후회가 온몸을 감던 순간입니다.
    당장 이달 말의 경기는 주말에 약속이 있어 못 가게 되겠지만, 6월 20일 경기는 또 보러 갈 생각입니다. ^^

    아무튼.. 시간이 늦어 정신없이 표를 사고 입장하려는데..
    그만 짜증이 좀 나고 맙니다.
    관중이 적어서일까요?
    일부 게이트를 폐쇄한 것입니다.
    덕분에 걸음이 느린 어머니와 보폭을 맞추며 종종걸음으로 거의 운동장 반을 돌아 일반석 게이트 를 찾아 들어갔습니다.
    매표소에서 가까운 게이트는 특석 게이트더군요.
    돈 없으면 몸이 좀 고달픈건가요?(웃음)
    뭐, 프로축구에서는 늘상 있는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약간 짜증나더군요.

    게이트 앞 매점에서 군것질거리를 몇개 사고 부랴부랴 경기장에 들어섰습니다.
    그 순간, 정말 짜증이 눈녹듯 사라지더군요.
    인천 서포터석 옆으로 난 길을 들어 가는데, 인천서포터, 한 200명도 채 안 되어 보입니다만
    함성과 구호, 장난이 아니더군요.
    마치 수년간 호흡을 맞춘 서포터즈 같은 것이.. 과연 저게 리그 시작한지 고작 2개월 된 팀의 서포터즈가 맞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뚜렷한 연고팀이 없는 덕분에 홈팀 우선원칙을 가진 저로서는..
    솔직히 부천이 초라해 보였습니다.
    물론, 헤르메스 여러분들도 열심히 하셨지만 원정팀 서포터즈를 압도하지 못하는 홈팀 서포터즈를 보며 약간 아쉬웠습니다.
    (서포팅 하지도 않는 녀석이 무슨 소리냐 하시는 분들.. 용서하세요 ^^;)

    하지만, 경기 시작 후..
    건너, 철저히 홈팀 응원모드로 갑니다.

    그렇게 축구장 가기 싫다던 친구 녀석도 어느새 기분이 좋아졌는지 부천 선수들에게 박수치며 이리저리 플레이를 주문하는게, 얼핏 보면 골수 K리그 팬 같아 보이더군요. ^^
    축구야 그저 2002년 월드컵 정도, 또 당신 젊으셨을 시절 스타였던 이회택이며 차범근이며 하는 선수들 정도 기억하는 평범한 아줌마인 우리 엄마도 어느새 경기에 몰입하는 것이..
    역시 축구는 축구장에 와야~ 하는 말을 새삼 느끼게 해 주는 대목이었습니다.

    전반 초반, 인천이 부천의 문전을 몇차례 강하게 위협하지만 모두 무위로 끝나고..
    홈팀 응원모드였던 우리의 바람을 듣기라도 한 듯, 부천 선수들의 움직임이 좋아지더군요.
    특히 인천의 오른쪽을 쉴새없이 두드리던 변재섭 선수가 괜찮아 보였습니다.
    인천은 원정이니 비기기 작전으로 작정을 한 듯, 몇몇 장면을 빼고는 신생팀다운 패기있는 모습을 보기 힘들었습니다.
    역시, 인천도 대구처럼 2년차는 되야 어께를 펴게 될까요?

    음.. 가장 불만스러운 것은 인천의 라돈치치였습니다.
    후반에 로란트 감독이 라돈치치의 교체를 지시하자 라돈치치 양팔을 벌려 보이며 거부하는 제스츄어를 취하던데, 교체가 못마땅하다면 교체 당하지 않도록 성실한 플레이를 보여야 마땅했습니다.
    상황이 그랬을 수도 있지만, 적어도 제가 보기엔 너무도 무성의한 태도로 경기에 임하더군요.
    수비수와의 강력한 몸싸움이나, 골에 대한 집중력이나..
    그저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는 라돈치치에 대해, 적잖이 실망했었습니다.
    대체 예전 오사카와의 경기때 보여준 그의 플레이는 어디로 간걸까요?
    그렇다고 부천 수비진이 초호화판이라고 생각되지는 않습니다만..

    경기는 대체로 평이했지만 그렇다고 루즈한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경기장엘 찾지 않고 그저 언론에서 뿌려대는 얘기와 순위표만을 보며 부천의 경기력을 저 바닥으로 평가하곤 했는데, 직접 보니 그렇게 혹평할 수준은 아니었습니다.
    다만, 상대 페널티 에어리어로만 가면 이렇다 할 찬스를 만들지 못하는 것을 보며..
    무척 안타깝더군요.

    음.. 고백합니다.
    그 전까지 축구를 좋아한다고 자처하면서도 축구에 관심갖는 것은 남자가 대부분일거라 생각했고, 축구장에 오는 여자분들은..
    다들 남자친구를 따라 오거나, 아니면 무척 튼튼하신(-_-;;;) 분들일거라 생각했었습니다.
    그야말로 편견이자 잘못된 선입견.
    어제 부천종합운동장에 가서 정말 깜짝.. 앞으로 더더욱 축구장엘 열심히 가야겠다는 각오를 다지게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_-;;
    올해엔 반드시..!! ㅋㅋㅋ

    사진을 잔뜩 찍어 오려던 저의 계획은, 디카의 밧데리 부실로 인해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최근 핸드폰 카메라때문에 디카 쓸 일이 별로 없어 먼지만 쌓이게 하고 있었는데, 충전되어 있겠지.. 하며 확인 안 해 본게 화근이었습니다. -_ㅜ

    그래도, 몇몇 눈요기 할만큼은 된다 싶어 올립니다.
    퍼 가실 사진이 있으려나 모르겠습니다만, 혹시 퍼가시려거든 부담없이 마음껏 퍼가셔도 됩니다.
    출처 정도 써 주시면 흐뭇하겠죠. ^^

    내일 모레, 또 경기가 있네요.
    모레엔 회사 일의 압박으로 경기장엘 가지 못하고, 주말엔 일이 있어 지방에 내려가는 터라 이제 재미 막 들려하는 리그 경기 관람을 한 주 풀로 쉬어야 겠습니다.
    그 갈증, 풀 수 있도록 많은 분들의 좋은 글들 기다립니다.

    그럼, 좋은 하루 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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