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을 위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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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
예비군 훈련을 마치고 집에 돌아 오니 여섯시. 아직 한 시간 좀 넘게 해가 떠 있을 시간이다. 간만에 날이 너무 좋아서 그냥 두고 보기엔 아까웠다. 카메라를 들쳐 매고 자전거에 올랐다. 신기한 장면을 목격했다.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마른 하늘에 무지개가 있다. 광각렌즈만 덜렁 마운트 하고 나가서 어떻게 더 당겨 찍어 볼 수가 없었다. 낑낑대며 한참만에 언덕길을 올라 드디어 정상에 섰다. 단풍이며 하늘 빛깔이 마치 가을같아서 자연스레 카메라를 들었다. 내친김에 자전거를 더 내달려 화산체육공원까지 갔다. 문득 하늘을 보니 여전히 무지개가 보인다. 어떻게 더 찍을 방도가 없다. 흣; 하늘의 무지개를 한참 쳐다보다 고개를 내리니 길가에 튤립이 피어있다. 길을 따라 두 송이, 세 송이 씩 심어 놓았다. 무리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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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 끝 - 여의도 나들이
오늘 3시시험을 마지막으로 중간고사가 끝났다. 내 대학생활 마지막 중간고사라 생각하니 시원섭섭.. 썩 잘 보지 못했다는 생각이 든다. 기말고사때는 좀 더 노력해야지. 시험이 끝나고 난 후, 한적한 법학관 복도에서. 법학관 8층 중앙 계단 쪽에는 누가 썼는지 모를 시귀가 적혀있다. 유리창에 화이트로 써 놓은 건데, 누군지 대단한 정성이다. 그 마음씀이 예뻐 그 전부터 사진으로 담아 보고 싶었는데, 사람 많은 복도에서 카메라 들고 있기가 영 뭐해 못 찍고 있었다. 다행히 오늘은 사람이 별로 없어서 찰칵. 하지만 찍고 있는데 뒤에서 시험 끝난 아이들이 우르르 몰려들었다. 그래서 얼른 카메라를 내렸다. ㅎㅎ 시험은 끝났지만, '언론의 실제' 수업이 있다. 원래 6시 수업이지만, 오늘은 7시에 여의도에서 교수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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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나들이
요즘은 거의 매주 사진 찍으러 다니는구나. 누가 보면 팔자 편 줄 알겠네.. 하지만 일주일에 하루 쯤은 이래도 되겠지. 일년에 한번 있는 봄이니까. 하하. 오랜만에 단렌즈 삼총사를 다 들고 나갔다. 24mm, 50mm, 135mm 50mm는 아예 꺼내지도 않았고, 24mm는 가끔 마운트 하고.. 역시나 주력은 135mm 하지만 실내에서는 얘기가 조금 다르겠지. ^^ 좋구나, 단렌즈 구성! a700 + sigma 24mm f2.8 중앙부 크롭한 사진이다. 이건 뭐.. 마크로 렌즈 따위 하나도 안 부럽다. wow~ a700 + sigma 24mm f2.8 역시나 중앙부 크롭이다. 조팝나무라는 건데, 이 녀석이 얼마나 작은 지 안다면 중앙부 크롭이 이 정도 크기라고 책하지 않을 듯.. ^^ 크롭바디에 24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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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길을 걷다가..
집에 오는 길. 전철 막차를 타면 버스가 끊긴다. 바람도 시원하고 좀 걸을까 싶은 기분이 들었다. 오는 길에 다리 난간에 카메라 세워 놓고 야경을 찍었다. ㅎ 전선 같은 것 없었으면 더욱 좋았겠지만.. 왜 가끔.. 아무 것도 아닌 사진을 찍어 놓고 괜한 의미부여를 하고 싶을 때가 있지? 바로 이 사진이 그렇다. 오래 걸으니 무릎이 좀 아파오지만, 그래도 꽤 오랜만이다. 이렇게 혼자 걷는 건.. 이런저런 생각에 잠긴다. 좋다. 야경 찍고 난 후 설정을 원래대로 돌려 놓지 않은 채 셔터를 눌렀다. 원래는 아무 고민 없이 삭제를 눌렀겠지만, 어쩐지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만들어 그냥 두었다. 어지럽구나.. 너도. 대단한 의미가 있어서 올려 놓은 사진은 아니다. 그냥 iso 1600 에서도 그럭저럭 볼만하네,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