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을 위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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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여행기 - 08/22 @ 광저우
Prologue 여행을 다녀온 후 바로 여행기를 써야겠다, 하고 마음 먹었었는데.. 귀찮음에 차일피일 미루다 벌써 두달여가 지났다. 두달이나 지난 일을 기억을 더듬어 가며 '여행기'라고 쓰는 일은 참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더 늦으면 곤란할 것 같아, 이제라도 조금씩 써내려가야겠다. 여행 중에는, 그리고 막 다녀와서는 쓸 말이 무척이나 많았다. 머릿속에 떠올려진 생각들 중에는 제법 괜찮은 문장이라 생각되는 것들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더 이상 기억 나지 않는다. 뭐든 때가 있는 법이다. 써야할 때 썼어야 했다. 사실 이제와 후회해봐야 아무 의미가 없다. 여튼 덕분에 당시의 느낌보다는 지금의 생각에 더 충실한 여행기가 되겠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사진이 충분히 있다는 것. 사진만 대충 얽어도 될 정도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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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 여행을 마치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사진이란, 과연 내게 어떤 의미가 있는걸까? 나는 과연 어떤 사진을 찍고 싶은걸까? 어떤 대답도 할 수 없었다. 가진 장비들을 둘러 보니.. 참 가당치도 않은 것 같아서 입맛이 썼다. 그날로 장비를 모두 처분해 버렸다. 어쩌면 그건 날씨 탓이었을지도 모른다. 잠깐 지나가는 우울증 때문이었을지도.. 그러고 나니 또 울적해졌다. 어떤 사진을 찍고 싶은가에 대한 고민을 딱히 더 한 것은 아니지만.. 셔터를 누르는 손맛과 철컥, 하는 셔터 소리가 그리웠다. 무언가를 '한다' 는 행위 자체가 좋은 것이 아니었을까? 마침 여행을 가기 위해서라도 카메라가 필요하긴 했다. 가볍고 단촐하게 미러리스 카메라를 들였다. 여행 내내 그 작은 카메라와 함께 하면서.. 손에 안 익어 아쉬운 순간이 종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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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 기대중!!
해마다 새해 다짐으로 축구장에 좀 더 많이 가야겠다고 마음 먹곤 한다. 그리고 연말이 되면, 몇번이나 축구장에 갔는지 꼽아 보고는 하지. 대개 그 횟수에 따라 지난 한 해를 어떻게 보냈는지 가늠해 볼 수 있기도 하다. 정신없이 바쁘게 보냈는지, 아니면 조금 여유를 찾았는지.. 올해는 단 한번도 경기장을 찾지 못했다. 심지어 공짜표를 잔뜩 받았었는데도 말이지. 뭐, 올해는 그나마 열심히 찾아 보던 축구 중계도 별로 못 봤으니.. 축구에 참 소홀했던 한 해이기도 하다. 그러다 마침 이번 수요일에 전주에서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이 열리기에 냅다 예매를 했다. 챔피언스리그 경기는 지난 해 역시 4강 2차전이었던 성남:조바한 경기 후 처음이다. 그때는 참.. 악에 받쳐 후기를 썼는데 말이지. 그러고보면, 5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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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고 돌아 다시 a850
올 초, 4년을 쓴 정든 카메라를 뒤로하고 구백이를 샀다. 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고급 카메라를 구석에 쳐박아 놓고 먼지만 쌓게 하고 있다는 자책에 구백이를 팔아 버리고.. 또 그렇게 갑자기 세로그립을 준다는 소식에 밤새워 a77 현판을 하고.. 나름 정 붙여서 써 보려다 영 적응을 못해 또 팔아 버렸다. 정말 고급 카메라가 내게 필요한가? 아예 초급용 카메라 하나 들고 아무 생각없이 셔터만 눌러보는게 어떨까, 이런 저런 고민을 해봐도 결국은 FF다. 마침 저렴한 a850이 나왔길래 덥썩; 어느 틈에 정신차려 보니 손엔 a850과 50mm단렌즈가 들려 있다. 하.. 정말이지 오래 오래 정붙이고 쓰자꾸나. 물론, 나중에 구백이 쿨매가 나오면 맘 떨리겠지만. 응? 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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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스름녘
새로 나온 a77을 구매한 후 잠깐 잠깐 카메라 셔터를 눌러 볼 뿐 제대로 사진을 찍어 볼 기회가 없다. 엊그제 잠깐 나갔다가 돌아 오는 차 안에서 황혼 빛이 아름답기에 카메라를 집어 들었다. 조수석에 앉아 차 앞유리 너머의 풍경을 찍었다. 차의 다른 부분들이 화각에 들어 오지 않도록 하기 위해 노력했는데, 의외로 좋은 구도의 사진이 된 것 같다. 얻어 걸렸다. ^^ 집에 다 와서 보니 완전 어스름녘이다. 멀리 미명이 눈에 들어와 사진을 몇 장 더 찍었다. 원래 이런 사진을 찍을 때는 당연히 ISO 감도를 낮추는데.. a77의 고감도 노이즈가 얼마나 좋은가 보기 위해 그냥 ISO 오토로 놓고 찍어 봤다. 결과는 약간 실망, 노이즈 입자가 상당히 거칠다. 라룸으로 깎아도 저 거친 노이즈는 쉽게 제거 되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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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중 잠깐의 짬 - 두서 없는 이야기들.
아무런 계획 없이 비행기 티켓을 끊고, 일단 가서 생각해 보자며 방콕으로 날아 온지 벌써 보름이 됐다. 태국에서 라오스, 베트남을 거쳐 캄보디아를 다녀와 볼까 했었는데.. 3주가 채 안 되는 시간동안 저길 다 돌려면 거의 메뚜기처럼 뛰어 다녀야 할 것 같아서 포기했다. 대신 일주일 단위로 태국, 캄보디아, 다시 태국에 머무르고 있다. 동남아시아 - 태국이나 캄보디아 같은 나라는 이미 대중적인 관광 코스다. 실제로 길거리에서 하루에 수십명씩(유명 관광지에서는 수백명씩) 한국인을 마주치곤 한다. 결국 누구나 오는 곳에 왔고, 누구나 보는 것을 보았을 것이다. 그래. 딱히 대단한 걸 보고, 대단한 걸 체험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낯선 곳으로의 여행은 항상 보고 겪은 것 이상의 울림을 주는 법이어서 나 역시 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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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월문온천
지난 주 속리산 종주를 한 후 내내 집에서 요양을 했다. 심각한 내상을 회복하기 위해 시간이 좀 필요했다. -ㅅ-;; 무릎도 좀 아프고, 몸도 너무 찌뿌듯해 온천욕을 하러 온양에 다녀 올까 했다. 게다가 요며칠 낮밤이 좀 바뀌어 있었다. 생체 시계를 다시 원래대로 돌려 놓기 위해 밤을 꼬박 새운 후 밤까지 버틸 작정이었다. 그런데 그냥 +_+ 이런 표정으로 버티고만 있기는 어려울 것 같아 온천욕을 하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막상 가려고 보니 온양까지 가기가 너무 멀다는 생각이 들었다. 차를 끌고 가자니 운전 하기가 귀찮고.. 전철을 타고 가자니 온양까지 가는 급행이 없고.. 완행을 타고 가자니 한 세월일 것 같고..(가다가 지치잖아!) 그래서 예전에 얼핏 화성에도 온천이 있다는 얘기를 들은 것 같아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