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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etter from Kunner 2006. 7. 29. 14:32
    어렸을 때, 누구도 모르는 나만의 글자 같은 것.
    다들 하나쯤은 만들고 쓰곤 했을거야.

    나 또한 다르지 않아서, 나만의 글자를 만들어 쓰기도 했는데..
    매번 잊어 버려서, 내가 써 놓은 걸 잊어 버리기도 하고..
    어떻게 쓰는지 잊어 버려서 새로운 걸 다시 만들기도 하고.

    이젠 더 이상 그런걸 하지 않으니,
    마지막으로 나만의 글자를 만들어 써 본것도 십수년이 지났어.

    오래 된 일기장을 꺼내 보면, 
    종종 그 낙서에 가까운 글자들이 보이기도 하는데..
    아직 그 글자를 읽을 수 있고, 쓸 수 있다는게 신기하다.
    애초에 그걸 노리고 무척 간단하게 만들기도 했지만 말야.
    아.. 그럼 그걸 아직 읽고 쓸 수 있다는 걸 신기해 해야 할 게 아니라 그런 글씨를 고안했다는 걸 신기해 해야 하는게 맞나?
    푸헤..


    아주 가끔은 다시 그런 문자로 글을 쓰고 싶어지기도 해.
    기록하고 싶은 욕구는 가득하지만 아무도 읽지 못하게 하고 싶은 그런 얘기들 말야.

    애초에 공개된 게시판에 글 쓰면서 읽지 못하게 하고 싶은 충동을 말하는 건 아이러니 한 일이지만..
    나의 이율배반함이 어디 어제 오늘의 얘기던가.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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