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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春亂
    Letter from Kunner 2006. 3. 3. 01:40

    요며칠, 부쩍 늙어 버린 느낌이다.
    이러다 또 살이 빠져 버리는 건 아닌가 모르겠어.
    써 봐야 푸념일까봐 글 쓰는 것도 자제하는 중이었어.
    그렇게 고민이 많아진 탓에 밤이면 잠을 잘 이룰 수가 없어.
    어제도 뜬눈으로 밤을 지새고 말았네.

    모두 잠든 밤, 누구와도 말상대가 될 수 없는 그 밤은 참 외로워.
    세상에 툭.. 혼자 떨어져 나온 듯..
    언제고 내 짐은 누구와도 나눠질 수 없을 것 같이 느껴져 두려워, 힘들다.
    걸지도 않을 전화, 쓸데 없이 전화번호부를 이리저리 뒤적여 본다.
    거기에 적힌 사람들 이름 하나하나 뇌까려 보며, 절절한 고독감을 지워 내리는 거야.


    새삼스러, 새삼스러워.
    정말 새로울 것도 없는 상황이고, 달라진 것도 없는 상황인데 말야.
    희망이란 녀석은 아주 쉽게 자라고, 또 아주 쉽게 꺾이기도 한다.


    빨리 겨울이 가고 희망찬 봄이 오길 학수고대 하고 있었는데..
    막상 봄이 오려니 너무나 심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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