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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4째주, 건너의 근황.Letter from Kunner 2006. 2. 21. 09:11*
근 4개월 이상을 끌던 작업이 완전히 끝이 났어.
그 작업의 클라이언트 특성 상.. 완전히 끝났다는 표현이 어울릴 것 같지 않지만..
뭐, 나중 일은 나중에 생각하기로 하고.
적어도 오늘은 그간 지리하게 끌어온 작업을 마감한 기쁨을 만끽하자.
큰 금액은 아니지만 미뤄지고 미뤄졌던 잔금도 받았어.
당분간 그 사람 목소리 듣지 않아도 될 듯 하니 그야말로 좋구나~ ^^
그 지긋지긋한 일거리 끝낸 기념으로다가..
좀 전에 가족들과 둘러 앉아 피자와 치킨을 시켜 먹었는데,
느끼한걸 잔뜩 먹고 났더니..
며칠 잊고 살던 담배가 그리워진다.
그리워진다는 표현은 너무 말랑말랑한걸?
아무튼 참는게 버거워.
그래도 어쩌겠어. 꿋꿋하게 버텨야지.
**
원래 군것질을 거의 하지 않는 편이었는데..
담배를 끊으려 하다보니 자꾸 입에 무언갈 가져가게 된다.
과자를 사다 놓으면 하루도 안 지나서 모조리 동이 나고, 부럼으로 갖다 놓은 호도며 땅콩, 볶은 콩 따위도 순식간에 바닥이 난다.
"이러다 살 찌겠는걸?" 하는 생각에 은근히 기대감도 들고, 혹시나 배만 불룩해 지지는 않을까 걱정도 되고 그래. ^^
설마, 그런 일은 없겠지? 헤헷..
***
날씨가 좋아져서..
요즘 다시 축구를 하러 다녀.
축구라 해 봐야 집앞 초등학교에서 호와 둘이 공놀이 하는 것에 불과하지만..
우습게 볼 건 아냐, 이게 꽤나 운동량이 많다고.
이런 날씨에도 반팔티셔츠만 입고도 땀을 축축하게 흘릴 정도니 말이지.
한 반년 만인가?
꽤 오랜동안 안 하다 했더니 발목이며 허벅지며.. 안 쑤시는 데가 없어.
지난 여름에 그랬듯, 또 며칠 하다 보면 나아지겠지.
올해는 더 꾸준히 해야겠다 다짐, 또 다짐.
담배도 끊고 운동도 열심히 하고.
올해부터 나는 정말 건강한 사람이 되는거야. ^-^
****
뭐.. 그다지 크지 않은 사이트 제작 의뢰가 두개 들어 왔어.
빨리 끝내 버리고 내가 하고 싶은 일들을 하러 가야 하는데..
늘 일의 시작에는 "후... 언제까지.." 하는 생각이 앞서.
변화하지 않는 한, 늘 이런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 잘 알고 있어.
그 질문의 대답, 이미 갖고 있는데. 괜히 땡깡 피우고 싶어서 또 그러는 거지 뭐.
이미 너무 많이 주고 받아서 닳고 닳아 버린 듯한 느낌마저 드는 질문과,
받아들여지는 무게까지도 - 정해진 듯 늘 한결같은 답변을 늘어 놓는거야.
이번 일만 끝나면 꼭 네 꿈을 위해 발걸음을 옮기자꾸나, 하고 다독여 가면서.
다시 떠올리면, "이번 일만 끝나면.." 이라는 말은 오늘을 살고 있는 사람이 할 말이 아니구나.
이미, 나는 내일이 되는 오늘을 살고 있으니 말이다.
너무 조급해 하지 말아..
디오클레티아누스도 내 나이엔 졸병이었다잖니.. ^^
꾸준히, 열심히 하면 되는거야.
*****
뮌휀이 개봉한지 열흘이 넘었는데도 아직 극장 문턱에도 못 가 봤어.
이럴 때 이런 표정 좀 지어 보여 주자.
어차피 일이란 거 그렇게 바빠 죽을 것도 아니니까 최소한의 여가는 좀 즐겨 주자고.
그 맛있다는 연신내의 포장마차 떡볶이도 먹어 보고 배구 경기도 보러 가자.
어차피 배구, 시즌 끝나면 못 볼 거잖아.
물론.. 그 시즌 끝나면 축구 시즌이 시작되지만. 냐하하..
올해는 일도, 공부도, 여가도... 지난 해 보다 뭐든 열심히 하자.
작년을 떠올리면 너무 바보같기만 해.
어쩜 그렇게 열심이었는지 제대로 된 여행 - 그토록 바라마지 않던 - 조차 하지 못하고 살았는데..
한 해가 가고 돌아보니 다시 그 자리.
올해는 결코 그렇게 바보처럼 살지 않을테다. ^-^
******
힘이 넘쳐, 또 넘쳐.
그 이유가 뭘까?
통장에 잔고가 조금 불어났기 때문일까?
아니면 일거리가 들어 왔기 때문일까?
아니면 담배를 끊고, 운동을 하는 등의 일들이 내게 활력을 불어 넣고 있기 때문일까?
그 이유가 뭐든, 오늘은 정말 에너지 넘치는 날이다.
매일 오늘처럼 힘이 넘친다면 정말 좋을거야.
자고 일어난 내일에도 또 이런 행복한 날이 펼쳐지기 바라며 오늘은 이만.
아참.. 그래도 월요일인데, 한 주의 인사도 못 하고 지나갔네.
모두, 즐겁고 행복한 한 주 되기 바래. ^^'Letter from Kunner'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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