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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etter from Kunner 2005. 12. 10. 11:15
    *
    요며칠.. 심신이 고단해(-_-; ) 낮잠을 잤어.
    오늘은 더욱 심해져서.. 저녁 내내 잠에 빠져 있었어.

    덕분에 잠을 자야 할 시간인데도 불구, 잠은 오려 하지 않는다.
    어차피 내일은 주말이니.. 
    "주말은 쉽니다" 란 모토를 성실히 지켜 주면 되니까..
    잠 좀 늦게 잔다고 뭐 달라지나.

    원래 내일은 충주에 가려 했었어.
    며칠 전 초등학교 친구들 만난 자리에서, 토요일의 만남에 나도 합류하기로 했었는데..
    지금으로선 못 갈 것 같아.
    몸도, 마음도.. 좀 지쳐 있네.


    **
    뭘 해도 힘이 나지 않는 요즘이야.
    힘을 내려고 뭔가 웃을 거리를 찾으려 하는데 그때 뿐이고.. 자꾸 우울해져.
    이러면 안 되는데.. 안 되는데..

    영화를 자꾸 보고 싶은 건, 
    아마 뭔가에 몰두하면서 잡생각을 떨치고 싶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어.
    영화를 보고 나면 밀려드는 온갖 잡생각을 떠올려 보면, 잘 하는 건지 아닌지 모르겠다.

    해야 할 일들의 목록을 적어 둔 한 주.
    하지만 그 해야 할 일 들 중 어떤 것도 확실히 마무리 된 게 없다.
    한 주를 그냥 흘려 보냈다고 해도 좋을.. 그런 무의미한 한 주였어.
    그야말로 내내 쉬고만 있었는데, 딱히 쉬었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 건 왜인가 모르겠어.


    ***
    오늘 귀찮아서 미룬 일은, 내일이 되면 껄끄러워서 못 하게 되는 일로 변해 버린다.
    그리고 또 하루가 더 가면 어떻게 해야 할 지 난감해지는 일이 되어 버리고.
    해야 할 일을 미룬다는 것은 그래서 좋지 않다.
    때로 답답하고 힘든 일은 잠시 물러나 있는 것도 좋지만, 
    해야 할 일을 뒤로 미뤄 두는 일은 어느 편에도 좋지 않다.
    반성해야 하는데.. 내일이라고 그 일들을 처리할 수 있을지 의문이야.
    정말.. 답답한 사람 상대하는 일이 진절머리가 난다.
    그래도 해야 할 일은 여전히 해야 할 일이니까.. 자꾸 답답하다고만 하지 말고 처리해 버려야해.
    그래야 하나라도 일이 줄지.
    그래야 어께의 짐, 하나라도 벗어 내지... 조금만 힘내서 나아가자.
    화이팅..



    ****
    실체가 없는 대상을 그리워 하는 일은 덧없다.
    그런데 그 덧없는 일이 너무 즐거워서, 나는 더욱 덧없음을 느낀다.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 일은 어쩌면 원래 그리도 덧없는 건지 모르겠다.
    과연, 실체가 무엇인가?
    어떤 사랑이 대상의 실체에 접근할 수 있단 말인가?
    나의 주관속에서나 가능한 일들, 대체 어떤 것이 객관적 실체에 다가갈 수 있을까?
    의식 속에서, 객관적 실체라는 것이 가당키나 한가?
    내가 그리는 것은 내가 좋아하는 모습들을 조합한 창작물.
    그게 얼마만큼의 진실을 담고 있다 하더라도, 결국은 내 주관의 창작물.
    그렇다면, 그게 어떤 형태든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어차피 허구에 지나지 않는데...
    그런데.. 설령 허구라 해도, 과히 나쁘진 않아.

    어쩌면 내가 그리운 건, 가슴 떨리는 그 느낌. 그 자체인지도 모르겠다.
    떨리는 목소리와 가빠지는 호흡인지도 모르겠다.
    손이 닿으면 깨어져 버릴 꿈인지도 모르겠다.
    그런다면 어떠랴.. 
    그냥 흘러가는 대로 몸을 맡길 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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