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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안해요
    Letter from Kunner 2005. 10. 31. 02:32
    "살다보면.." 이란 비겁한 변명을 앞세워야 하는게 참 싫어.
    아마, 누구나 그렇겠지만.. 나 역시 그래.
    누구와도 즐거운 사람이고 싶고,
    또 누구에게도 싫은 소리 하기 싫은데..

    이런 저런 이유로 누군가를 싫어하고 미워하고.
    돌이켜 보면 내가 조금 더 끌어 안으면 그만인 문제였는데도, 
    그땐 왜 그랬는지..
    한 시간 걸릴 일, 그 사람 때문에 두 시간동안 했다해도.
    그 두시간이 의미 없어 지지 않으려면 그냥 묵묵히 했어야 하는데..
    난 어리석게도, 너 때문에 한 시간이면 될 걸 두 시간이 걸렸다며 생색을 내곤 했어.
    결국 그렇게 되면, 내 노력도 함께 바닥에 내동댕이 쳐 지는 걸 모르고..

    덕분에 누군가의 기억 속에도 난, 
    짜증나는 사람, 싫은 사람, 미운 사람.
    실제의 내가 어떻더라도, 그 사람에게 "실제"의 나는 그런 모습을 하고 있겠지.
    잔뜩 찌뿌려진 인상을 하고 서 있는 나로..

    살아 오며, 그 많은 사람들..
    이제와 그 많은 실수와 잘못들. 그리고 후회들을 일일히 손잡아 사과할 수 없단걸 잘 알아.
    그렇게 돌이킬 수 없으니 더 서글퍼지는지도 모르겠고.



    미안해요.
    많이 반성하고 있답니다.
    별 일 아니더라도, 아주 소소한 일이더라도.. 
    이젠 다 잊어 버린 일이더라도..(차라리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내 기억 속에선 이리도 크게 남아 후회라는 이름을 하고 있네요.
    미안하단 말을 직접 해 드릴 수 없어 혼자 끄적이고만 있습니다.
    다들, 참 많이 미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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