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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은 공으로, 과는 과로..
    Letter from Kunner 2005. 10. 2. 07:40
    내 좋아하는 말 중 하나,
    "공(功)은 공(功)으로, 과(過)는 과(過)로.."

    저 말은 참 많은 의미로 내게 다가와.

    공은 공으로, 과는 과로..


    하지만 살아 가면서, 얼마나 많은 공이 과에 묻히고.
    또 얼마나 많은 과가 공에 묻혀 갔던가.
    또 나는 얼마나 많은 공을 과로 돌리고, 또 얼마나 많은 과를 공으로 넘겼던가 말야.

    나이를 먹으면서 더해져 가는 것은,
    얼굴의 주름 뿐 아니라, 희끗희끗해져가는 새치 뿐이 아니어서..

    혹여 내 공이 과에 덮히면 어쩌나 하는 불안,
    내 과가 공에 가리워 지길 바라는 요행도 한껏 늘어 가는 것 같아.

    지극히 선한 것은 아무리 악해진다 해도 결국 선하고, 
    지극히 악한 것은 아무리 선해진다 해도 결국 악하다던데..
    지극하지 못한 우리네 인생에 공이 과로 묻히고 과가 공에 덮히는 일은 어쩔 수 없는 걸까?


    뜬금없이 공과를 말하는 것은,
    가끔씩 내 안에서 나를 괴롭히는 불안감 때문이야.

    내 어떤 모습 때문에, 혹은 내 어떤 행동 때문에.
    누군가 나를 나쁘게 생각하면 어쩌나..
    그가 혹, 나의 어떤 허물 때문에 내 좋았던 다른 모습들까지 부정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불안감.
    혹시 가져 본 적 있다면, 내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알게 될거야.

    그리고 어쩌면, 이런 얘길 하고 있는 것도.
    내 이런 모습도 보아주길 바라는 유치한 욕망, 다름 아닌지도 모르지.
    어쩌면, 나를 위한 공간이라고 말하던 이 곳이, 사실은 그렇지 않은지도 모르지.
    아아.. 그건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나를 보여 준다는 것.
    이런 건 의식적이거나 인위적이 되면, 점점 더 내가 원하는 형태의 그것과 멀어져 가는 것 같아.
    충분히 알고, 또 이젠 모르면 안 될 나이인데..
    조바심, 그래.. 그 조바심은 늘 우리의 숙제지, 숙제..


    공은 공으로, 과는 과로.
    결국.. 뭐라던 간에 그저 잘 하면 되는 거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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