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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에 빠지다.쉼을 위한 이야기/영화 2005. 9. 15. 14:32*
하루 종일 일한답시고 자리에 앉아 있는데..
정작 일은 조금도 하지 못하고 내내 다른 것만 하고 있어.
영화를 한편 보고, 친구들의 성화로 게임을 좀 하기도 하고..
웹서핑 삼매에 빠져 있다가..
이번엔 드라마 재방송까지 봐주고..
**
원래 TV를 잘 보지 않아.. 드라마를 볼 일이 없는데..
아주 가끔씩, 이렇게 열심히 보는 드라마가 생겨.
그나마도 정규방송 시간을 기억하지 못하는 바람에 늘 인터넷에서 다운 받아 보는 편이지만..
예전에 네멋대로 해라를 그렇게 봤고, 옥탑방 고양이, 파리의 연인 같은 걸 그렇게 봤던 것 같아.
그리고 지금은 이별대세 라고.. 이별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라는 이름의 드라마를 열심내 보고 있지.
언젠가 밥을 먹으며 채널을 돌리다 발견한 드라마인데..
심지호던가? 그 남자 주인공..
그 녀석이 최강희에게 넌 한때의 enjoy 에 불과했다며 차갑게 돌아 서려는 부분을 보게 됐는데.
뭐 하루밤 잔 거 가지고 그러냐는 대사에 살짝 어이가 없었더랬지.
그때 들었던 생각은..
"와.. 요즘 드라마 막 나가네.. 대사에 여과가 없군" 정도였던 것 같아.
사실 난 최강희란 사람, 잘 몰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사람 별로라는 선입견을 갖고 있었지.
카이스트 라는 드라마, 본 적은 없지만 최강희가 거기 나왔다고 알고 있어.
얼핏, 남자 같은 여자.
덜렁거리고 털털한 척 하는.. 그런 타입으로 나오는 것 같더라고.
실은, 내가 가장 싫어한다고 믿는 여자 타입.
하지만 돌이켜 보면, 난 외려 그런 사람 좋아했던 것 같기도 하고..
아니, 내가 좋아하는 여자라는 게 그야말로 치마만 두르면 됐던가? 농담.. ㅋ
아무튼.. 그 남자인척 하는 부류의 여자들이 싫어 최강희도 머릿속에서 "별로인 사람" 으로 분류되어 있었지.
그게 사실인지 아닌지는.. 실은 잘 몰라.
어떻게 그런 선입견이 생겼냐고 물으면 할 말이 없어.
우습게도 난 그녀가 나오는 드라마를 한번도 본 적이 없거든.
이쯤에서 낮뜨거운 고백을 해 보자면,
언젠가 누군가와.. 최강희라는 사람에 대해 얘길 하게 됐던 것 같아.
아니, 어쩌면 최강희라는 사람을 두고 얘기한게 아니라 남자 같은 여자에 대한 얘기였는지도 모르지.
아무튼 그때 나는, 최강희라는 사람 알지도 못하고 그가 출연한 드라마를 본 적도 없으면서
난 그런 타입 딱 질색이야! 했었어.
지금도 생각나는데 말하다보니 제풀에 흥분해 버려서 상대가 어이없어 할 정도였지.
이제와 사실을 말하자면..
일종의 사명감 같은 것이었어.
남자같다는 말과는 별반 어울리지 않는 상대에게 나는 남자같은 여자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을 말해주고 싶었다랄까?
외려 내 주위엔 좀 터프한 여자들이 있는데, 그네들은 내 맘속에 자리할 리가 없다라고 강변하고 싶었는지도 모르지.
아무튼..
이 드라마를 보면서 나는 최강희 라는 이름에 두었던 내 선입견이 얼마나 부질없는 것이었는지 깨달아 버렸어.
대체 저 여자 어디가 남자 같다는 거지? 하고 생각해 버렸으니 말야.
어쩌면 다른 드라마들에서와는 달리 그야말로 여성스러운 배역을 맡은 건지도 모르겠지만..
적어도 드라마 안에서의 그 이미지는 정말 맘에 들더군.
뭐.. 그 배역 특유의 우유부단함이나 바보스러운 점은 별로 맘에 들진 않지만 말야. 하하..
드라마는 이래서 싫어.
내가 그 드라마를 관심 갖고 보기 시작한지 이제 4편째.
벌써 내일 방영분이 최종회라네?
관심 좀 생기려하면 끝나 버린다니.. 이래서야 드라마에 관심 둘 마음이 생기겠어?
게다가 매일매일 하는 것도 아니고 일주일에 두번 해 버리니.
한 주가 가 버리면 이게 월화드라마였는지 수목드라마였는지 영 헷갈리는게야.
축구 중계일정은 헷갈리지 않으면서도 드라마는 왜 이리 헷갈리는 건지.. ㅋㅋ
***
드라마 OST 중..
윤건이 부른 "갈증" 이라는 노래가 있는데.
노래가 참 좋다.
가슴이 멍들도록 뛴다는데.. 그래, 나도 언젠가 이런 사랑 해 본 적이 있었지.
그리 오래 되지 않은 과거에..
여기저기 돌아 다니며 결국 mp3를 다운받고, 노래 가사 새겨가며 들어 본다.
하지만, 노래 가사보다 더욱 와 닿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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