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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힘들어.
    Letter from Kunner 2004. 1. 27. 09:56
    언제쯤이면 나를 둘러싼 문제들이 다 해결 될런지..
    나면서부터 내게 주어진 숙제들.. 그 문제들..
    내 의지와는 관계없이 나를 흔드는 이 모든 것들.
    대체 내가 왜 겪어야 하는지 알 수 없는 이 어려운 일들.

    내게 뭘 더 가르쳐 주려고 이렇게 고통을 주려는지..
    가끔 하늘이 원망스러울 때가 있다.
    원망은 패자들이나 하는 거라고, 비겁한 사람들이나 하는 거라고..
    그래서 현명한 사람은 원망따위는 하지 않는다고..

    어려운 일이 있을 땐 슬기롭게 대처해 풀어 나가면서 나와 내 주위의 것들을 조금씩 발전시켜 나가야 하는 법이라고..
    그런 도덕책 같은 말은 다 알고 있어.
    하지만 어디서부터 어떻게 손을 대야 할지 감감하기만 하다.

    아무리 둘러봐도 내게 뻗은 손 하나 찾아 볼 길 없고..
    아무리 몸부림쳐봐도 내게 조여오는 그림자를 벗어날 수가 없어.
    잠시.. 잊고 지냈었어.
    이 빌어먹을 일들이 이제 나완 상관 없을 줄 알았어.
    나만 잘 하면 내 인생은 이전까지와는 다르게 순탄하게만 흘러갈 줄 알았어.
    하지만 왜 그럴 수 없지?

    나는 정말 책잡힐 일 없이 열심히..
    그래, 나 정말 열심히 살고 있는데.
    왜 내 잘 잘못과는 무관하게 자꾸만 어려운 일들이 쏟아지는 거야?
    다 집어 치워 버리고 싶어.
    나를 짓누르는 이 많은 것들로부터 해방되고 싶어.
    나와는 전혀 상관없는 문제들로부터 자유롭고 싶어.
    내가 왜 그런 문제들까지 안고 힘들어야만 하지?

    하지만... 그럴 수 없지.
    그래.. 그럴 수 없단거 너무 잘 알아.
    빌어먹게도 말이지...

    벌써 이런 일들이 몇번째인지 몰라.
    하지만 매번 그렇듯.. 나는 너무 무력해.
    소리를 질러봐도 공허한 외침만 되서 돌아 올 뿐이고, 힘껏 주먹질을 해봐도 빈 공기만 가르고 있어.
    그렇게 무력한 내 자신을 볼 때 마다 미쳐버릴만큼 힘들어.
    내 주위의 어느 것 하나라도 내 의지대로 되지 않으면 견디기 힘들 정도로..
    나는 예민해져있고 조급해만 하고 있어.

    멍하니 있다가..
    내 얘기들을, 내 문제들을 함께 나눌 누군가가.. 단 한 명이라도 내 곁에 있었더라면 이렇게까지 힘들진 않았을 거란 생각을 해봐.
    이런 얘기들을 풀어갈 단 한명이라도..
    꼭 하나, 형이 있지만 서울과 울산의 거리는 너무도 멀구나.
    서로의 생활 시간대도 완전히 정반대고..

    부질없는 생각이지..
    정말 부질없는 일이야.
    누구에게 이런 말을 하겠어... 누가 이해할 수 있겠어.

    멍한 정신으로, 흐릿한 눈으로 글을 쓰고 있는 지금 내가 우습다.
    이건 배설.. 배설이다.
    내 맘 속 울분의 십분지일이라도, 아니 그보다 더 조금이라도..
    아주 일부분이라해도 조금만이라도 풀어버릴 수 있다면..
    그러기를.. 하며 하는 배설이다.

    얼마간의 시간이 다시 지난 후..
    아주 힘겨운 고비를 조금만이라도 넘겨 버린 후, 다시 이 글을 보게 되면 그야말로 쓸개를 핥는 기분일거야.
    다시는 잊지 않겠어.
    인생이 내게 달콤한 나날을 보여주며 유혹해도, 오늘 같은 날을 결코 잊지 않겠어.
    어떤 일이 내게 와도 당황스럽지 않도록..
    지금은 역시나 무력하지만한 나지만, 다시는 네놈에게 당하지 않아.
    좀 더 강한 내가 되어 보여주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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