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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간 참 빠르네..
    Letter from Kunner 2004. 1. 2. 09:31
    오늘 아침에 출근하자마자..
    디자이너가 면접을 보러 온다고 사무실에 왔더라고.

    외부에서 사무실로 들어 오려면..
    보안문을 통과해야 하는데 카드키가 없으면 들어 오질 못 하거든..

    그래서 문을 따 주러 나갔었지.
    면접 보러 온 사람이 창문 밖(우리 회사는 30층이다. 전망 죽이지..)을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는 걸 보면서..
    순간 2년 전 내가 그랬던 게 기억나네.
    2001년 1월 20일 경..
    나도 그 위치에서 그대로 창 밖을 쳐다보고 있었거든...

    창밖 풍경은 늘 그대로고..
    그 풍경은 하루에도 수 없이 보곤 하는데, 이렇게 새삼스런 감흥을 느끼다니..
    참.. 아침부터 기분 묘하다.

    벌써 2년이야.
    이 사무실에서 보내는 겨울이 세번째에 이르고 있어.
    이제 이 겨울을 보내고, 다시 겨울이 찾아 오면.. 난 이 곳을 떠날 준비를 하겠지.

    오늘 면접 보러 온 아줌마는 나름대로 부푼 기대를 안고..
    얼마간 긴장하며 그 창밖을 쳐다보고 있었겠지.
    예전에 내가 그랬듯.. 또 그간 입사했던 사람들이 으레 그렇듯..

    다시 생각하면 고작 2년 전인데..
    나는 그때와 참 많이 변한것 같고, 또 한편으론 전혀 변하지 않은 것 같고..

    몇몇 사람들이 나를 스쳐 지나가고, 또 몇몇 사람들은 내 주위에 남고..
    또 그렇게, 나는 다른 사람들을 스쳐가고, 몇몇 사람들의 주위에 남고..
    사람 사는게 다 그렇지만, 갑작스레 회한이 남는 건 창밖을 보던 그 시절의 내가 떠올라서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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