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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겨울이 오기 전 가을이 지는 자리..
    Letter from Kunner 2003. 10. 19. 22:24
    내가 좋아하는 노래 중에..
    "자전거 탄 풍경"의 『비가 내려』 라는 노래가 있어.

    가사가 예술이지..
    가사만 그대로 옮겨도 한편의 멋진 시가 될 듯 한...
    시에 가락을 붙인 것이 노래라는 사실을 새삼스레 깨닫게 해 주는 노래 중 하나야.

    그 중 이런 가사가 있지.
    "겨울이 오기 전 가을이 지는 자리.."

    곧 겨울이 올 것이라는 걸 알려주려는 듯 아침저녁으로 쌀쌀하고 낮에도 약간 으스스한 느낌을 받는 요즘..
    그래.. 바로 겨울이 오기 전 가을이 지는 자리겠지.

    요전번엔.. 또 한없이 무거워만 갔어.
    "그러지 말아야 해.." 하면서도 또 그러곤 하는 걸 보면..
    내가 참 바보 같기도 하고, 또 그런 내가 참 가엾기도 하고..

    누구라도 가끔은 그럴때 있잖아.
    뭐가 어디서부터 어떻게 꼬인건지 알 수 없이 답답하기만 하고..
    과연 내게 행복이란 것이 존재할 수 있을지 내일은 어둡기만 하고..
    주위 어딜 둘러봐도 내 이런 고민을 해결 해 줄 수 있는 것은 아무데도 보이지 않고..
    결국 나를 둘러싼 문제들은 스스로 해결해야만한다는 것을 깨닫고 또 한 없이 두려워 하고..

    그렇게 힘들때면 나는 배출구를 찾아 헤매는 것 같아.
    주위 사람들에게 내뱉어 봐야 험악한 관계나 조성할 뿐일까 싶어서 나는 다시 여기를 찾게 돼.

    내 속이 다 후련해 질 때 까지..
    앞뒤 재지 않고 그냥 속에 있는 말 다 꺼내서 쏟아 붇고 나면 얼마간은 기분이 좋아진단 말야.
    이것도 참 유치한 일이다만.. 내겐 몇 안되는 스트레스 해소법이네.

    작년 이맘때가 생각나.
    머릿속에선 그게 작년 일이라곤 전혀 생각이 안 되는데 말야.
    그 시간 동안 게시판에 200개의 게시물들이 쌓여갔고..
    그렇게 지나간 게시물들을 쳐다보다 보면..
    참 나란 사람 인생이 복잡한건지 단순한건지 알 수가 없다.
    그 끝없는 희노애락의 반복들.. 누구나 그렇겠지만..

    내가 인생의 저점에 있다고 생각될 때면..
    "그간 내게 이토록 어려울 때가 있었나? 과연 내가 이걸 감당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한없이 괴로워하다가도..
    뭔가 특별한 계기가 있었던 것도 아닌데 얼마 지나고 나면 또 씻은 듯 없어지는 그 아픈 기억들..

    그리고 지금, 또 그런 일들을 반복하고 앞으로도 무수히 반복할 것을 생각해 보면..
    산다는 것, 참 알다가도 모르겠어.

    앞으로 내게 또 어떤 어려운 일들이 생겨 날 힘들게 하더라도..
    언젠가는 그런 것들이 더 이상 나를 괴롭히지 않게 될 날이 올 거라는 걸 깨닫고 좀 더 여유로운 내가 되어얄텐데..
    겨울이 오기 전 가을이 지는 자리..
    하지만 이제 올 겨울은 곧 다가올 봄의 전주라는 걸 깨달는 것 말이야.

    (나의 삐따닥함은.. 봄 뒤엔 여름이 있고 그 뒤엔 또 가을, 겨울이 있다는 걸 말하고 싶지만.. 글의 희망적인 결말을 위해 "봄의 전주" 라는 것에서 얘기를 끊겠어.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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