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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 내일을 향해 뛰자.
    Letter from Kunner 2003. 7. 26. 01:06
    늘 바쁜 생활.. 딱히 할 일이 많지도 않은데 정신없이 흐르는 시간들..
    문득 돌아 보면 또 이만큼이나 넘겨 버린 달력이며 지난 날의 후회의 무게들..

    그 후회도.. 고민도..
    사실 이러고만 있는 건 아무 도움이 안 되는 일일 뿐인데.. 그렇지?
    매번 후회하고 고민해 봐야.. 정작 현실에서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으면 달라지는 건 아무 것도 없잖아..
    아니, 오히려 사태가 더 악화될 뿐이지..
    눈으로 확 드러나지는 않더라도 서서히 악화되고..
    일단 하는 거 없이 나이 먹는 것 자체가 결정적인 사태 악화니깐..

    사람은 꿈을 먹고 산대..
    나는 오래 전부터 꿈을 가지려고 노력했는데, 정작 뭔가 떠올려 보려고 할 땐..
    아무 것도 생각이 안 나는 거야.
    어쩜 이렇다 할 꿈을 가지지 못하는 건, 우리 세대 대부분이 겪는 문제일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현실에 뚜렷한 목표가 없던 나로썬..
    늘 뜬 구름을 잡으러 다니고.. 그렇게 목적의식 없이 하루하루 시간 보내고..
    결국 존재하지 않는 허구 속에 나를 두고 살아 온 건 아닌지 생각해 봐..

    뭔가를 해야 겠다.. 하고 마음 먹는 건 좋은데..
    늘 그 뭔가가 어떤 것인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다음으로 미루곤 했었지..

    당장 이 군복무가 끝나면 그 다음은 어떻게 할 지 아무 계획도 세우지 못하고 있던거야..
    나이를 잔뜩 먹고도 아직 대학 1학년도 마치지 못한 나는..
    내년에 입학하는 대학생들도 나보다 빨리 졸업하게 되는.. 참 어이없고 안타까운 일을 당하게 되겠지.
    그렇담... 대학만 졸업하면 그걸로 된건가?
    학교와는 워낙에 담이 쌓인 나지만.. 그래도 철 들었으니 대학 졸업한다 치자..
    지금까지의 나로썬 상상하기 어렵겠지만 백번 양보해서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다고 치자.
    그런다고 그 졸업장이 내 삶의 결정적인 성공열쇠가 될 수 있을까?
    내 생각.. 그리고 주위 모든 사람들의 대답은 no 지..

    아마 졸업할 때 쯤의 내 나이는 30을 넘길테고..
    그때쯤이면 나이 제한에 걸려 좀 다닐 만한 회사들의 공채는 모두 물 건너 간 남의 나라 얘기고..
    그렇다고 특별한 기술이 있어 평생 벌어 먹고 살만한 것도 아니고..
    전공학과가 전망이 있어서 그걸로 연명하기 좋은 것도 아니고..

    그렇다면.. 그때 난 뭘 어떻게 해야 할까?
    아니.. 처음으로 돌아 가서 앞으로 그런 일을 당하지 않기 위해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

    요즘 이런 생각들로.. 내 머리 속이 많이 복잡해.
    이제 병역특례로 복무한지 딱 반이 지나고.. 슬슬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나.. 하는 생각들이 들기 시작하는 건가봐.
    정말 처음으로.. 진지하게 내 삶의 방향에 대해 고민하고 있어.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결정적인 원인은..
    내가 언젠가 말한.. 내가 존경스럽다고 생각된다던 그 사람 때문이야.

    나와 똑같이 병역특례를 하는 사람이고..
    나보다 꼭 6개월 차이로 먼저 병역특례를 한 사람이야.
    그러니까 나보다 딱 6개월 먼저 제대하겠지.

    나는 평소.. 그 형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본 적이 없었어.
    그 형은 말수가 적은 편이고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해서 누구에게도 신경쓰이게 하거나 하는 사람이 아니거든.
    그런데다 개인주의자 답게 자기 주장이 강해 쉽게 어울리기도 힘든 사람이고..
    같이 회사를 다닌지 1년 반이 넘었는데도..
    그냥 회사 형.. 같이 일하는 형.. 무리 없는 사람.. 그 정도로 생각하고 말았던거야.
    하지만 언젠가.. 그 형의 꿈을 얼핏 엿보고 나서..
    그리고 그 꿈을 위해 노력하는 그 형의 모습을 보고..
    적잖이 감명 받아 버렸어.
    다른 사람에 대해 좀처럼 높은 평가를 내리지 않던 내가.. 잘난 것 하나 없으면서 곧 죽어도 남 좋게 말하진 않는 내가..
    그 형을 조금 알게 되고 나서.. 좀 많이 놀라고.. 일견 존경스럽게 생각해..

    적어도 내겐.. 지금까지의 내겐.. 전혀 없던 모습이고..
    내가 보여줄 수도 없을 것 같은 모습이지. 그래서 이 존경스러움은 위화감에 가까워..

    그러다 나를 돌아 보게 됐어.
    나는 뭘 하고 있는 걸까.. 생각해 보게 됐어.
    그래도 나는 그 사람보다 2년 젊다..
    나는 아직 2년의 시간이 있다.. 하고 위로해 봤는데..
    지금처럼 살면 2년 후에도 나는 똑같이.. 아니 오히려 퇴보할 게 뻔하다는 결론이 나왔지.
    사실 새삼스러울 것도 없는 결론이야.
    어린 시절 끄적이던 낙서 가운데 시간이 갈 수록 퇴보할 거라는..
    그런 낙담이 적힌 연습장이.. 아직 내 서랍 속에 있어.
    어쩜.. 벌써 10년에 가까워 오는 세월 동안.. 나는 똑같은 생각만 하고 이러고만 있는 걸까..
    후회만 하면서 말야.. 하루하루 후회의 무게만 더하면서..

    왜인지는..
    그 왜인지에 대한 대답은..
    이미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어.
    아주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지.
    그걸 인정하기가 두려웠을 뿐이고 그걸 인정한 후에 정말 깨달았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열심히" 살아야 할 날들이 부담스러웠을 뿐이지.

    왜냐고?
    행동하지 않으니까.. 노력하지 않으니까..
    오늘을 충실히 살지 않으면서 어떻게 행복한 내일을 바랄 수가 있겠어.
    로또 복권조차 사지 않는 놈이 언젠가는 팔자 고쳐 떵떵거리고 살아 보겠다는 허황된 꿈을 꾸고 있어..
    하늘을 봐야 별을 따고 호랑이 굴에 들어가야 호랑이를 잡지..
    어떻게 방구석에 앉아 천하를 호령하겠다고 하고 있어..
    나무 밑에서 입을 벌리고라도 있어얄텐데 그마저도 하기 싫어서 평상에 누워 언젠가는 저 감을 먹을 날이 오겠지.. 하고 있어..
    그러고 있어 맨날..

    요 며칠.. 아주 아주 힘들었어.
    하긴.. 고작 이런 간단한 사실을 깨닫는데도 이렇게 힘겨움을 느끼면..
    앞으로 어떻게 하려고 힘들다는 말을 벌써 해..

    내가 말한 그 사람은..
    대학원 준비를 하고 있어. 그것도 우리 나라 대학원이 아니라 미국 대학원을..
    도서관 다니면서 하루 종일 공부 하는 것도 아니고 낮엔 회사 다니고 밤 늦게까지 공부 하면서..
    학원을 다니는 것도 아니고 과외를 하는것도 아니고.. 철저히 독학으로.
    누구와 같이 하는 것도 아니고 완전히 혼자서..
    하루 이틀도 아니고 그렇게 몇년을 해 오고 있는거야..
    도저히 보통 마음가짐으로는 될 게 아니지.

    그러면 나는?
    대학원이 아니라 대학교를 생각하고 있어.
    그것도 미국에 있는게 아니라 바로 우리나라에 있는.. 흔하디 흔한 대학교 말이지.
    물론 나 역시 학원을 다니거나 과외를 하는 일은 없을거야.. 적어도 지금 생각으로는..
    내가 과연 며칠이나 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되지만..
    그 형이 그러더라..
    시험 날짜 잡히면 다 하게 되어 있어..
    안 해서 그렇지 하면 누구나 할 수 있어.. 라고..
    과연 나도.. 하는 생각 이제 털고.. 나도 할 수 있다.. 라는 생각을 가져야겠어.

    3년 후를 생각해 봤어.
    앞으로 3년 동안.. 내가 이뤄야 할 목표들을 세워 봤어.
    3년 동안.. 내가 정한 목표를 하나하나 밟아 나가면.. 그럴 수 있다면, 적어도 3년 후엔 더 이상 이런 생각은 안 해도 될 거야.
    하루 아침에 사람이 180도 바뀌어서.. 갑자기 뭔가를 이뤄낼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그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차근차근 노력한다면, 지금보단 많이 나아진 내 모습을 발견하게 되겠지.
    혹시 목표에 미달해 괴로워하고 그럴지 몰라.
    하지만 목표는 또 세우면 될거야. 중요한 건 그 목표를 향해 노력하는 내자신이니까.
    오늘 저녁에 당장 죽게 된다 그래도.. 다른 날은 몰라도 오늘만큼은 내 자신을 위해 열심히 살았구나.. 하고 안도할 수 있게 된다면..
    매일 그런 하루를 보낼 수 있다면 참 행복할꺼야. 그치?
    하지만 3년 후에도 지금과 똑같이 이런 모습이라면.. 정말 끔찍한 일이야.
    그렇지 않도록 노력해야겠어.

    공부를 해 보려고 해.
    일단 워밍업 수준에서.. 간단한 자격증을 하나 도전해 볼 생각이야.
    내친 김에 산업인력공단에 응시원서를 제출했어.
    사실 자격증은 생각에도 없었는데.. 요즘 어떻게 하다 보니 그 자격증이란게 하나 필요할 것 같더라고..
    용돈 벌이 차원에서 말이지.
    앞으로 두달이 채 안 남았는데..
    그 자격증 대비하는 사람들 얘기로는 두달은 커녕 1년을 해도 모자란다는 사람들이 대부분이고..
    그나마 좀 열심히하면 반년 정도 걸릴 거라고 하더라..
    회사 다니면서 공부하면 2달로는 택도 없다고.. 만약 그걸 따낸다면 천재일거라고..

    일단 도전이라는 데 의의를 두고..
    흔히들 처음 뭔가를 도전할 땐 간단한 것부터 차근차근 하라던데..
    성격 탓인걸까.. 좀 무리하다 싶은 것을 도전해 보고 싶어.
    그래서 잘 되면 그 엄청난 자신감 상승.. 앞으로 얼마간 내게 아주 좋은 효과를 낼꺼야.
    만약 잘 안 되면? 앞 일을 어떻게 안다고 벌써 안 될 것부터 생각해? --;

    어제부터 슬슬 공부를 시작해 봤는데..
    일단 문제집을 하나 사러 갔는데.. 참.. 그 문제집들이 다 어찌나 두꺼운지..
    도저히 살 엄두가 안 나는 거야.
    게다가 책값은 또 왜 이렇게 비싼건지..
    대부분 3만원을 넘더라고. 결국.. 가장 얇고 가장 싼 책..
    그리고 요점정리 조금이랑 문제만 있는 아주 허접한 책을 한권 사 들고 들어 왔어.
    그리고 요점정리를 조금 읽다가.. 역시나 공부 안 해 본 놈이 해 볼라니까 왜 이렇게 좀이 쑤시던지..
    요점은 넘겨 버리고 문제부터 풀어 보기로 했지.
    워밍업이다.. 앞으로 두달 동안 이런 문제집 한 열권만 풀어 대면..
    아예 문제를 외워 버리자.. 하는 생각으로 말야.
    내 IQ 이럴 때 써먹어야지 언제 또 써먹겠어.. 담배연기로 꽉 차서 이젠 더 이상 예전같진 않겠지만..
    적어도 이틀째인 지금까진.. 문제가 없다.

    이제 이 자격증 시험을 9월에 마치면..
    내년 1월에 치를 토익시험 대비를 할거야.
    10월부터 따져도 10, 11, 12.. 고작 3개월 준비 하고 무슨 시험을 보러 가.. 하겠지만..
    어차피 내게 있어 토익이라는 것이 다음 목표를 위한 통과의례같은 것이기 때문에 고득점보단 적당한 점수-750 점 만 맞으면 돼..
    그 정도면 안심이야.
    물론.. 지금 내 영어 실력으로 그 정도가 가능할까 의구심이 들지만.. ^^

    그리고 내년 1월에 토익 시험을 마치면..
    아.. 이 다음부터는 말하기 싫다.. 고작 반년 후인데.. 너무 먼 미래처럼 느껴지는 건..
    내가 아직 위기감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걸까..

    그래.. 내년 1월 토익시험을 마치고 대입수능 공부를 해 볼 생각이야.
    시험제도가 많이 바뀌었더라..
    교과서도 많이 바뀌고.. 내가 4차 개정 세대고 2005년 대입은 7차 개정 세대니깐..
    교과서가 세번이나 바뀐게지..

    과연 내가 원하는 점수를 얻어서 원하는 대학, 원하는 학과에 입학할 수 있을까 걱정되긴 하다만..
    어차피 밑져야 본전이거든..
    내년에도 나는 어차피 병역특례에 발목이 잡혀 있을 거고..
    내후년에 제대해서 복학을 하더라도 1학년 1학기..
    나로써는 복학이든 신입학이든.. 손해 볼 게 없는 장사지.

    그리고 이 수능시험 공부가.. 내후년에 있을 내 인생역전 3개년 계획의 최종단계에 있을 시험에 큰 도움이 될 거라 확신하기 때문에..
    이건 수능 자체로 좋은 결과를 내지 못하더라도 꼭 치러야 할 과제야.
    올 9월에 있을 자격증 시험도.. 결국 2년 후에 있을 시험을 대비한 포석이기도 하니까..
    토익도 마찬가지고.. 수능도 크게 다르지 않아.

    모든 건 2년 후에 있을 시험을 대비하는 수순이니까..

    그 시험이 뭔지.. 어떻게 준비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천천히 또 생각을 정리해 나가야 할거야.
    아직 손에 잡힐 것 같지 않은 미래의 일이니까..
    그리고 그 시험을 생각하기 위해서 먼저 처리해야 할 일들이 벌써 3개나 되니까 말이지..

    당장 9월에 있을 시험부터.. 하나씩 밟아 나가야지.

    내 MSN 대화명은..

    "건너 - 내일을 향해.. || 운동 잘하고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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