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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는 무엇을 위해 살아가고 있는가.
    Letter from Kunner 2007. 10. 2.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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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참을 두드려서 쓴 글이 브라우저 오류로 날아갔을 때 만큼 허무한 것은 없다.
    돌이켜 보려고 별 짓을 다 해 보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

    내가 쓴 글이니 다시 못 쓸까 싶기도 하지만, 두번째는 언제나 처음만 못하다.

    과연 지금의 나는 무엇을 위해 살고 있는가, 하는 이야기를 썼었다.
    "썼었다"라는 과거형의 표현이 못내 아쉽지만 어쩌겠는가.
    나는 분명 썼었다. 그리고 이제 기억을 더듬어 다시 글을 써내리고 있다.


    *
    지금의 나는 무엇을 위해 살고 있는가?
    과연 내 삶에서 가장 중점을 두고 살아가는 것은 무엇인가?
    내 인생에서 가장 가치 있는 일은 무엇인가 말이다.

    나는 종종 이런 종류의 질문을 가져왔다.
    하지만 그때마다 내가 어떤 대답을 했는지는 정확히 알 수는 없다.


    언젠가는 돈이었을 것이다.
    그래, 언젠가의 나는 부자가 되고 싶었다.
    사실 아직도 돈에 대한 열망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언젠가의 그것만큼은 아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나는 내가 소망하는 것들을 이루지 못할 거라고 생각한 적이 단 한번도 없었다.
    단지 소망하는 것의 차이가 있다면 모를까, 나는 나의 성공을 확신했다.
    그런 점에서 그때나 지금이나 나는 별 차이가 없는지도 모른다.

    또 언젠가는 무언가 쓸모 있는 사람, 가치 있는 사람이 되고자 하는 것이었다.
    그건 능력있는 사람의 다른 말이기도 했다.
    있으나 마나 한 사람이 아니라, 정말 필요한 사람.
    구체적으로 일에 있어서, 나는 능력있는 사람이 되고자 했다.

    아마 언젠가는 사랑이기도 했으리라.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나를 사랑하고, 나를 사랑하는 사람을 내가 사랑하는 일.
    세상을 살면서 그보다 가치 있는 것은 없다고 믿어 의심치 않을 때도, 분명 있었을 것이다.
    이제는 다 바래서 어떤 감정도 남아 있지 않지만, 그땐 그랬을 것이다.
    이렇게 다 잊어 버린다는게 우스울 정도로 뜨거운 감정이 몰아칠 때가 분명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지금은.
    과연 지금 내 삶에서 내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나는 무엇을 위해 숨 쉬고 살아 가는가?

    나의 오늘이 어제보다 낫고, 나의 내일은 오늘보다 훨씬 좋아질 거라는 것은.
    그 가치 판단의 기준은 어디에 있는걸까.


    오늘의 나는, 무엇을 위해 살아가고 있을까?
    눈 감는 날까지 결코 완벽한 해답을 찾을 수 없을런지도 모르겠지만..
    단 한 순간도 잊어서는 안 되는 일.
    나는.. 오늘의 나는 무엇을 위해 살아가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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