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답하지 못한 질문 / 유시민


원칙과 상식이 통하는 나라

특권과 반칙이 없는 세상을 만들 수 있을까

그런 시대가 와도 거기 노무현은 없을 것 같은데

사람 사는 세상이 오기만 한다면야 그래도 괜찮지 않을까요?

2002년 뜨거웠던 여름

마포경찰서 뒷골목

퇴락한 6층 건물 옥탑방에서 그가 물었을 때

난 대답했지

노무현의 시대가 오기만 한다면야 거기 노무현이 없다한들 어떻겠습니까

솔직한 말이 아니었어

저렴한 훈계와 눈먼 오해를 견뎌야 했던 

그 사람의 고달픔을 위로하고 싶었을 뿐


대통령으로서 성공하는 것도 의미 있지만

개인적으로 욕을 먹을지라도

정치 자체가 성공할 수 있도록

권력의 반을 버려서 선거제도를 바꿀 수만 있다면 더 큰 의미가 있는 것 아닌가요

대연정 제안으로 사방 욕을 듣던 날

청와대 천정 높은 방에서 그가 물었을 때

난 대답했지

국민이 원하고 대통령이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시지요

정직한 말이 아니었어

진흙투성이 되어 역사의 수레를 끄는 위인이 아니라

작아도 확실한 성취의 기쁨에 웃는 그 사람을 보고 싶다는

소망이었을 뿐


세상을 바꾸었다고 생각했는데 물을 가르고 온 것만 같소

정치의 목적이 뭐요

보통사람들의 소박한 삶을 지켜주는 것 아니오

그런데 정치를 하는 사람은 자기 가족의 삶조차 지켜주지 못하니 

도대체 정치를 위해서 바치지 않은 것이 무엇이오

수백 대 카메라가 마치 총구처럼 겨누고 있는 봉하마을 사저에서

정치의 야구성과 정치인생의 비루함에 대해 그가 물었을 때

난 대답했지

물을 가른 것이 아니라 세상을 바꾸셨습니다

확신 가득한 말이 아니었어

그 분노와 회한을 함께 느꼈던 나의

서글픈 독백이었을 뿐


그는 떠났고

사람 사는 세상은 멀고

아직 답하지 못한 질문들은 거기 있는데

마음의 거처를 빼앗긴 나는

새들마저 떠나버린 들녘에 앉아

저물어 가는 서산 너머

무겁게 드리운 먹구름을 본다

내일은 밝은 해가 뜨려나

서지도 않지도 못하는 나는

아직 대답하지 못한 질문들을 안고

욕망과 욕망이

분노와 맹신이 부딛치는 소리를 들으며

흙먼지 날리는 세상의 문턱에 서성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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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노회찬 전 의원의 의원직 상실


연일 우울한 소식만 가득한 우리네 정가에, 또 한 차례 비보가 날아 들었다.


지난 2005년, 노회찬 전 의원이 안기부 X파일의 녹취록에 있던 떡검들의 명단을 홈페이지에 게재한 것이 

떡검들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이유로 법원으로부터 실형을 선고 받게 된 것이다.

지난 8년 동안 지리하게 끌어 오던 대법원 선고가 2월 14일 전격적으로 내려졌다.

징역 4월에 집행유예 1년, 자격 정지 1년, 피선거권 2년 제한 - 이 선고로 노회찬 전 의원은 의원직을 상실하고 다시 야인으로 돌아가게 됐다.


참으로 애통한 일이다.

노회찬 전 의원은 18대 총선에서 여당의 막무가내식 뉴타운 공약에 밀려 쓴 잔을 마신 후,

절치부심하고 노원의 텃밭을 다져 4년 만에 여의도에 복귀 했는데 또 이렇게 의원직을 상실하게 됐다.

우리 나이로 이제 57세, 만으로도 50대 중반을 넘긴 그다.

이렇게 아깝게 시간을 보내면 안 되는데.. 정말 할 일이 많은 사람인데..

우리나라 정치인 중 그만한 인물을 찾기가 참 어려운데 말이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흐르니, 다음 총선 때 까지 또 기다려야 한다면 이미 그의 나이 60이다.

참으로, 너무나도 안타깝고 아쉬운 일이다.



2. 법의 해석은 무엇에 기초해야 하는가?


이번 사건은 '법이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기에 충분하다.

아니 그보다, '법의 해석은 무엇에 기초해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부터 해야 할까?


다음은 대법원의 판결문 중, 

노회찬 전 의원의 행위가 왜 무죄가 될 수 없는가에 대한 부분이다.

첫째, 그 보도의 목적이 불법 감청·녹음 등의 범죄가 저질러졌다는 사실 자체를 고발하기 위한 것으로 그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통신 또는 대화의 내용을 공개할 수밖에 없는 경우이거나, 불법 감청·녹음 등에 의하여 수집된 통신 또는 대화의 내용이 이를 공개하지 아니하면 공중의 생명·신체·재산 기타 공익에 대한 중대한 침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현저한 경우 등과 같이 비상한 공적 관심의 대상이 되는 경우에 해당하여야 하고, 둘째, 언론기관이 불법 감청·녹음 등의 결과물을 취득함에 있어 위법한 방법을 사용하거나 적극적·주도적으로 관여하여서는 아니되며, 셋째, 그 보도가 불법 감청·녹음 등의 사실을 고발하거나 비상한 공적 관심사항을 알리기 위한 목적을 달성하는 데 필요한 부분에 한정되는 등 통신비밀의 침해를 최소화하는 방법으로 이루어져야 하고, 넷째, 그 내용을 보도함으로써 얻어지는 이익 및 가치가 통신비밀의 보호에 의하여 달성되는 이익 및 가치를 초과하여야 한다.


판결문을 읽다 보면, 표면적으로 대법원은 최대한 공정한 체 하느라 애쓴 티가 난다.

또 누군가는, 통신보호비밀법에 양형 기준이 징역형 부터 시작하기 때문에 그렇지, 

만약 벌금형이 있었더라면 아주 적은 금액의 벌금형이 내려졌을 거라고 대법원의 손을 들어주기도 한다.

물론 그 생각에 일정 부분 동의하긴 하지만, 법원이 무리하게 엄격한 법 적용을 했다고 생각한다.


더구나 노회찬 전 의원의 실명 공개가 별로 중대한 일도 아니었고, 

그로 인해 얻어진 공익이 그리 크지도 않다는 판결문의 내용을 읽어 보면 - 이게 과연 바른 판결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럼 노회찬 전 의원이 떡검들의 명단을 공개한 이유가 그저 떡검들을 모욕 주고 망신 주려고 했기 때문이란 말인가?


몇 번을 곱씹어도 모를 일이다.

명단 공개를 통해 알려진 사실이 그다지 새로운 것도 아니고, 그로 인해 얻을 수 있는 공익적 가치가 크지도 않다니.

만약 떡검들에 대한 수사가 이뤄지고 기소라도 된 상황이면 그 말이 맞지만, 

범죄사실을 아예 없던 일로 덮은 차에 나온 정의로운 외침이 아니었던가?


매년 연말연시의 단골 뉴스 중 하나인 국가경쟁력 운운하는 기사를 보면, 우리나라의 국가경쟁력이 저해되는 가장 큰 요인으로 부정부패를 꼽는다.

그거 하나만 떠올려봐도, 떡검들의 부패에 대한 고발은 공익적 가치가 매우 큰 것 같은데 말이다.


대법원 쯤 되면, 법조문에 대한 기계적 해석만 해서는 곤란하다.

노회찬 전 의원이 왜 떡검들의 명단을 공개해야 했는지, 그리고 그 명단 공개를 통해 무엇을 이루려고 했는지에 대한 다각적 검토가 필요했다고 본다.

더구나 통신비밀보호법이 생겨난 취지에 대해서 상기해 보더라도, 이번 판결의 정당성에 의문을 제기할 수 밖에 없다.

그야말로, 법의 해석은 무엇에 기초해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다.




3. 삼성 - 그 추악한 얼굴을 마주한 대가


http://www.nocutnews.co.kr/Show.asp?IDX=2406802


이번 사건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안기부 X파일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이 사건을 처음 취재한 이상호 기자의 책이나, 그간 인터뷰 등에 비교적 자세히 나와 있는데

최근 이상호 기자가 CBS와 했던 인터뷰에 보다 소상하게 나와 있다.


요약해 보면 다음과 같다.

지난 1997년, 지금은 인터넷 댓글을 주로 달고 있는 국정원의 전신인 

안기부의 '미림'이란 팀에서 삼성 이학수와 중앙일보 홍석현 간의 대화를 도청했다.

이때 녹취된 대화에서 삼성이 정계와 법조계에 로비를 벌인 내용

 - 누구누구에게 어떻게 얼마를 전달했는지 그리고 그게 얼마나 자주 있었던 일인지에 대해 나와 있다고 한다.

정권이 바뀌고 시간이 지나면서 X파일의 존재는 잊혀지게 됐다(과정은 뉴스 기사에 잘 나와 있다).

이후 2005년, 참여정부가 중앙일보의 홍석현을 주미대사로 내정하게 되는데, 

당시 시나리오는 홍석현이 주미대사를 마치고 UN 사무총장 - 대통령이 되는 테크를 탄다는 것이었다고 한다.

만약 그렇게 되면 그야말로 삼성의, 삼성에 의한, 삼성을 위한 나라가 되는 것이었겠지.

그런데 이 X파일의 존재를 알고 있던 사람이 삼성과 홍석현이 무슨 일을 했는지 알고 있는 차에 

이를 그대로 묵과할 수 없다고 판단해 언론에 이를 공개했다.


그리고 그 후의 일들은 우리가 잘 아는대로, 

MBC 내에서 보도를 위한 외로운 투쟁을 했던 이상호 기자.

이상호 기자에게 녹취록을 받아 보도한 월간조선의 김영광 편집장.

그리고 이 사건이 유야무야 흐지부지 넘어 가던 때 떡검들의 처벌을 요구하며 떡검 명단을 공개한 노회찬 전 의원.

이렇게 셋은 모두 유죄를 선고 받았다.

그리고 녹취록에 있던 범죄 사실을 공모하고, 가담하고, 또 그 결과 뇌물을 주고 받은 사람들은 모두 무죄다.

이른바 독수독과론에 따라, 범죄 사실 자체가 덮어져 버렸다.


삼성의 추악한 얼굴을 마주한 후, 그를 추하다고 말한 사람들은 유죄고 그 추함과 손잡은 사람들은 무죄가 된다.

참 좋은 법이다.

누구를 위한 좋은 법인지는 두 말할 필요가 없겠지.



4. 통신비밀보호법, 검찰, 사법부 - 이대로 괜찮은가?


통신비밀보호법에 대해서는 참 말이 많다.

당장 네이버나 다음과 같은 포털에 통신비밀보호법을 치면, 

연관 검색어로 통신비밀보호법 개정안, 개정안 비판, 문제점 등 그 문제를 지적한 내용이 많이 뜬다.


사실 법에 대한 전문적 지식이 있는 것이 아니니, 

그 조문 하나 하나에 대한 비판을 하는 것은 내 역량 밖이다.


하지만, 통신비밀보호법에 심각한 하자가 있다는 것.

그리고 그 법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고, 

보완이 이뤄지기 전까지 사법부는 법조문에 대한 일률적이고 기계적인 적용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만은 힘 주어 말할 수 있다.


위에서도 잠깐 언급한 독수독과(毒樹毒果)론에 대해서 잠깐 생각해 보자.

불법적으로 취득한 정보는 증거로 쓸 수 없으니, 녹취된 내용은 모두 덮어 버린다.

그래서 이번 삼성 X파일에서도 녹취록에 있던 검사들에 대해서는 모두 불기소 처분 되었다.

아예 그 사람들이 뇌물을 주고 받았다는 사실 자체를 "법적으로 모른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건 어떨까?

어떤 사람이 범죄를 저지르고, 누군가를 시켜 일부러 도청을 당한 후 해당 도청 내용이 공개된다.

그럼 범죄를 저지른 사람은 통신비밀보호법에 의해 피해자가 되고, 해당 내용은 모두 불문에 붙이게 된다.

과연 정의로운가?


너무 극단적인 예라고?

하지만 실제로 이런 일이 벌어졌는걸?

그래서 이에 대해 반발하여, 뇌물을 받은 사람들의 명단을 공개했는데 

공익적 가치가 없다는 말로 일축하고 외려 공개한 사람을 범죄자로 만들어 버렸다.


과연 정의로운가, 다시 묻고 싶다.



그리고 검찰과 사법부.

검찰은 이 땅에서 유일하게 기소권을 가진 집단이다.

그런만큼 스스로 더욱 깨끗해야 할텐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

내부 비리에 어쩜 이렇게 무감할 수 있는가?


검찰 수사는 고발을 통해서도 이뤄지지만, 인지를 통해 시작되기도 한다.

자기들의 필요에 의해서라면 정적의 단골 식당까지 뒤져대는 철두철미함을 발휘하는 그들이 아닌가?


그런데 검찰은 독수독과론에 기대 내부 비리를 그냥 덮고 말아 버렸다.

위에서 얘기했던 독수독과론의 맹점을 이용해 떡검들을 비호한 것이다.

그리고 이에 대한 자성은 커녕 오히려 떡검들의 명예가 훼손됐다며, 

녹취록을 공개한 사람들을 모조리 범죄자로 몰고 갔다.


그리고 사법부는 그에 대해 면죄부를 주고,

이 땅에서 정의를 말하는 것이 얼마나 큰 용기를 필요로 하는 것인지 다시 한 번 상기시켜 주었다.


슬픈 일이다 - 떡검을 떡검이라 부르지 못 하는 것은.

그리고 떡검과 떡검에 돈을 댄 집단을 처벌하라고 규탄하지 못 하는 것은.


상황이 이런데도 검사 영감님이 이 땅에서 얻을 수 있는 

최고의 직업 중 하나라는 사실이.


참으로 슬픈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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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사다난했던 2012년이 저물었다.

어쩜.. 그야말로 다사다난 이라는 말이 이렇게 어울릴 수가 있을까.


총선과 대선이 한 해에 몰려 있던 해였다.

총선은 4년 주기고, 대선은 5년 주기니 20년 마다 한 번씩 돌아 오니,

어떻게 생각하면 잦고, 또 어떻게 생각하면 멀기만 한데..


그게 어떻든 2013년 체제를 말하며 희망에 부풀어 있던 진보 진영에는 그야말로 뼈아픈 성적표를 받아 든 한 해였다.


이명박 정부의 갖은 실정과 패악에도 불구하고 총선 결과는 여당에 과반을 넘겨 주는 참패였고,

이른바 통합진보당 사태라 불리운 진보 진영의 분열은 대다수 국민들에게 '좌빨' 이라는 것이 실재 하는가 하는 합리적인 의문을 갖게 했다.

또 안철수 현상이라 일컬어 지는 새 정치에 대한 열망 앞에, 야당도 여당과 함께 도매금으로 넘어 갔다.

그리고 결국 100만표 차이로 박근혜가 대선을 승리함으로서 악몽 같은 한 해를 마무리 했다.


2013년 체제는 커녕, 

가히 생각할 수 있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펼쳐진 것이라 하겠다.




문재인 전 대통령 후보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0&oid=082&aid=0000372453 


**

솔직히 나는, 정치 분야에 관심을 가진 후 지금까지..

이렇게 깊고 심한 좌절감과 열패감을 가져 본 적이 없다.

지난 이명박 정권이 들어섰을 때만 해도, 결과를 충분히 예상한 때문이었을까 이렇게 힘들지는 않았다.


총선이나 지방선거에서 참패하고도, 이렇게 답답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이번 대선은 참 받아 들이기가 힘들었다.


처음에는 너무 답답하고 이해할 수 없었다.

나와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들이 이 땅에 천오백만이 넘는다는 사실을 믿기가 너무나 어려웠다.


이번 대선은 진보와 보수의 문제가 아니라, 정의의 문제라고 믿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결과는 나의 신념에 대한 - 내가 옳다고 믿는 것에 대한 배신이었다.

정의를 말할 자격이 없는 사람들이 정의를 말하고, 

용서를 빌어야 할 사람들이 오히려 용서하자고 말한다.


조금만 들춰보면 온통 비리로 점철된 사람들이 새 정치를 말하고 새로운 변화를 말했다.

조금만 들춰보면 뼛속 깊이 엘리트 주의를 가진 사람들이 자신은 서민의 편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사람들은 너무나 쉽게 그들을 믿었다.


그저 유권자들을 탓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무지몽매한 것들이 대사를 그르쳤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나는.

나는 그저, 왜 이렇게 된 것인가 묻고 있을 뿐이다.

무엇이 그들로 하여금 그런 선택을 하게 한 것일까?


대체 왜 이렇게 됐는가, 묻지 않을 수 없다.

그렇게 변화에 대한 열망이 컸는데, 어떻게 지게 된 걸까?



***

사실 그 질문에 대한 답은 대부분 내려져 있는 상태다.

언론에서도, 유명인사들도 저마다 떠들어 대고, 

이미 내 스스로도 잘 알고 있다고 생각이 든다.


그렇지만, 혹시 놓치고 있는 것은 없는가?

그리고 또, 엷은 기억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서


기록하련다.

그리고 기억하련다.


왜 졌는지,

왜 상식이 비상식을 이기지 못했는지 말이다.



앞으로 이 내용으로 시리즈 물을 써내릴 계획이다.

그리고 그게, 흐지부지 용두사미 되서 끝나지 않도록

길게 쓰진 않아도 자주 써내려서 얼른 정리를 해 보고 싶다.




prologue니만큼, 

일단 오늘은 여기까지.




(아.. 무엇보다 게으름은 나의 큰 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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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사람들에게 안철수의 대선 행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을 때가 종종 있다.

사실 이미 지난 서울시장 보궐 선거 때부터 그의 정치 참여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가 된 터라, 그리 새로운 호기심도 아니다. 다만, 대선이 다가오면서 과연 그가 어떤 선택을 할지- 지난 서울시장 선거 때처럼 뒤로 물러날 지, 아니면 앞으로 나아갈지 - 나 역시 사뭇 궁금해 지는 터다.


실은 나는 그의 어물쩡한 자세가 마뜩찮다.

마치 선문답이라도 하는 것 같은 그의 태도는 둘째 치더라도, 그의 주변 사람들이 너무 많은 이야기들을 흘려내는 것이 영 개운치 않다.

물론 이런 부분은 언론에서 너무 앞서나갔고, 그의 측근을 가장한 야심가와 호사가들이 그런 언론과 놀아나 한바탕 쿵짝을 벌인 결과겠지만, 그래도 그걸 그냥 보고만 있는 그의 태도도 영 맘에 들지는 않는다.

실제로는 그가 단 한 번도 대선에 출마하겠다거나, 포기하겠다는 말을 한 적이 없는데도 측근임을 자처한 주변 사람들이 저마다 한 마디 씩 하는 바람에 졸지에 안철수가 이랬다 저랬다 하는 사람이 되지 않았는가? 심지어 그의 아버지조차 군소 언론의 농간에 넘어가 이상한 인터뷰를 해 버렸고, 그 결과 수십년 동안 이어온 병원 문 마저 닫아 버렸다.

이런 과정에 그의 잘못이 하나도 없다고는 말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이런 신비주의를 두고 그를 비난할 생각은 없다.


사실 그렇다.

만 45세를 넘으면 대통령 피선거권이 주어지는 나라에서, 후보 등록기간이기만 하면 자격 요건이 되는 누구나 대선 후보가 될 수 있다. 또 만 45세가 넘었다고 해서 모두 대선 후보가 되어야 하는 것도 아니다. 그야말로 그가 대선 판에 나오든, 그렇지 않든 - 그것은 철저히 그의 자유다.

아직 후보 등록 기간이 된 것도 아니고, 딱히 그가 꼭 이 시점에 뭔가를 해야 할 필요는 없다.



다만, 기왕 나올 거라면 얼른 나왔으면 하고 바라기는 했다.


가장 큰 이유는 대선 판의 흥행을 위해서다.

안철수의 정치적 성향이 정확히 어떤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이미 새누리당에 대한 심판을 이야기했던 터라, 그가 새누리당의 후보가 되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 따라서 그는 이변이 없는 한 야권 연대의 한 축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얼른 출정 의사를 밝히고 야권 연대의 경선 판에 뛰어들었으면 한다.

10년 전, 노무현이 그랬듯 전 국민의 이목이 집중되는 경선판을 한 번 만들어보자는 거다.

경선에 참여하기 위해 민주당 당적을 가질 필요는 없다.

야권 연대를 위한 경선 무대가 준비되어 있으니 말이다.

그가 문재인과 손학규, 정동영과 유시민 등과 함께 후보 토론회를 하는 모습, 울산과 부산, 광주와 전주의 선택을 받는 모습을 상상해 보자. 그 자체로 일단 흥행 성공이다.


정치인(또는 정당 등의 정치 집단)에게 가장 두려운 것은 사람들의 관심 밖에 있는 것이라고 한다. 

뭔 짓을 해도 뉴스에 잘 나오지 않는, 무슨 일이 벌어져도 사람들이 딱히 신경 쓰지 않는 것 - 그것이야말로 정치인에게는 사형 선고와 같다.

설령 그것이 부정적인 내용이라고 해도, 일단 뉴스에 이름 석자 새겨져야 밥 줄 안 끊어지는 것이 정치인이라고 했다.

(물론 지난 총선에서처럼, 맨날 부정적인 뉴스만 주구장창 나와서는 곤란하다. 지난 총선은 사실 상 언론에 의해 승패가 갈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아무튼, 나는 현재 그가 독점하고 있는 언론의 관심과 이슈 메이킹 능력을 전체 야권과 함께 나눴으면 하는거다.


이 과정에서 이른바 '검증' 이라는 것도 충분히 이뤄질 것이다.

어차피 본선 가서 경쟁력 있으려면 예선에서 철저히 검증을 해 봐야 한다.

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검증은 소위 '논문 표절' 이라든가, '위장 전입', '탈세' 같은 식의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어쩌다보니 이 나라의 정치판이 이런걸 두고 검증이라고 하는 상황이 됐는데, 실제 검증은 그의 정치 지도자로서의 자질, 정책 비전, 그리고 그를 보좌하는 사람들의 면면을 두고 말하는 것이다.

막상 본선에 올라 갔는데 BBK 급 핵폭탄이 기다리고 있는 것도 아찔하지만, 대통령에 당선됐는데 알고보니 MB의 재림이거나 한다면 참 골치 아프지 않겠는가.

물론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 굳게 믿지만 말이다. 하긴 MB의 재림이라니, 어디 가당키나 한 말인가.



다음으로 민주당 때문이다.

만약 그가 야권 단일 후보로 추대된다면, 박원순이 그랬던 것처럼 민주당을 파트너로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인데..

민주당의 지지자들에게 심정적인 유대를 가질 시간이 필요하다고 보는 때문이다.

비호남 인사인 그가 정동영이나 정세균 등을 누르고 대선 후보가 됐을 때, 기존 민주당 표가 고스란히 그의 표로 넘어가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실제로 지난 몇 년간 야권 연대를 통해 민주당 외 다른 정당(민노당, 창조한국당, 국민참여당, 진보신당, 또는 통합진보당 등)의 후보로 단일화 됐을 때, 지지표가 대거 이탈하는 경우를 많이 봐 왔다. 심지어 야권 연대에 불복하여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경우도 여럿 봐 왔다. 물론 지방선거나 총선과 달리, 대선은 딱 한 자리만 있어서 정파 이기주의가 작동할 여지가 줄어들 수는 있겠지만 그간 민주당이 해 왔던 일들을 볼 때 단지 기우만은 아닐 것이라 본다.

그러니 야권 연대를 하는 동안,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 전체의 지지자들과 유대감을 형성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요며칠 가만 생각하니, 안 되겠다 싶다.

아이러니 하게도 역시나 민주당 때문이다.

만약 그가 대선에 나와 야권 연대 경선을 통해 단일 후보로 추대된 후라 하더라도 본선까지는 짧게는 한 달, 길게는 두어달 정도가 남아 있을 것이다. 

그리고 제 아무리 대세론을 등에 업었다 해도 한번쯤은 휘청할 때가 있을 것이다.

그걸 극복했느냐 하는 점은 다 다르지만, 노무현이 그랬고, 그 잘 나가던 이회창도 그랬고, 이명박과 박근혜가 모두 그랬다.

그렇게 휘청거릴 때, 과연 민주당의 태도가 어떨지 솔직히 우려스럽다.

혹자들은 지난 서울시장 선거 때 민주당이 잘 하지 않았느냐고 이의를 제기할 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때는 단일화 후 남은 시간이 한 달 남짓 밖에 되지 않았다. 

흔들림에 요동하고 자시고 할 틈도 별로 없었다.

만약 그 시간이 조금만 더 길었더라면? 결과를 예측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또 그렇게 선거가 끝난 후, 민주당 내 일각 에서 야권 연대 무용론이 제기되었음도 주지의 사실이다.

기억의 시간을 조금 더 뒤로 되돌려 정확히 10년 전, 민주당에서 노무현 당시 대통령 후보를 얼마나 흔들어 댔는지 우리는 똑똑히 기억하고 있지 않은가?




사실 대선 판은 이기기가 쉽지 않다.

지난 총선에서, 그간 MB가 하도 죽을 쒀놔서 과반은 따놓은 당상이라고 생각했지만, 결과는 참패였다.

그래놓고 하는 말이 전국 총 득표 수는 오히려 야당이 많았으니 대선은 다를 것이라고 하는데, 딱히 그러리란 보장도 없다.

새누리의 지지층은 (이해가 안 되지만) 참으로 공고하다.

그들은 어떻게 해도 전체 득표의 절반 가량은 꼭 가져간다.

97년 대선에서 이회창은 이인제의 활약에도 불구하고 김대중과 2%도 차이가 나지 않는 990여만 표를 얻었다. (만약 이인제의 탈당이 없었다면?)

또, 2002년 대선에서 역시 이회창은 1위 노무현과 2% 조금 넘게 벌어졌을 뿐인 1100여만 표를 얻었다.

재미있게도 2007년 MB가 얻은 표 역시 1100여만 표 였다.

언론은 2위인 정동영과 득표 차가 5백만이 넘게 난다고 압승이라며 떠들어댔지만.. 실제로 그네들을 지지하는 사람들의 수는 거의 변하지 않은 것이다.

결국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찍던 사람들은 계속 찍을 거고, 안 찍던 사람들은 계속 안 찍을 것이다.

이렇게 새누리는 어떻게 해도 1000만 표 이상은 고정으로 먹고 들어갈 것이다.

하지만 야권은 다르다.

누가 나오느냐에 따라 1200만 표(노무현)가 될 수도, 600만 표(정동영)가 될 수도 있다.



이를 두고 여러 해석이 있을 수 있겠지만, 어떻대도 결론은 같다.

지지층의 충성도와 결집이 새누리의 그것만 못한 것이다.

하물며 그 지지층의 대다수를 민주당이 차지하고 있는 마당에, 민주당 외의 인사가 단일 후보로 추대됐을 때 과연 그가 당선될 수 있을까를 우려하는 것이 딱히 기우는 아닐 것이다.



나는 최소한 6월 중으로는 발표하기를 바라는 입장이었지만, 생각이 조금 바뀌었다.

이런 것들을 생각해 보니 차라리 판에 뛰어드는 타이밍을 최대한 뒤로 잡는 것이 나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다만 너무 늦어져 김 빠지고 맥 풀린 경선이 되지는 않았으면 하는 바람은 여전하다.

한 8월 쯤이면 좋을까?

캠프 꾸리고, 정견과 공약을 발표하고 전국 순회 공청회 여는 데 한 달.

야권 연대 경선 하는 데 한 달.

어떨까?

그래서 10월이면 너무 이르지도 않고, 너무 늦지도 않을 것 같은데 말이다.




아, 이렇게 말하고 보니 야권 연대에서 안철수의 승리를 점치는 듯 하지만..

나는 아직 안철수보다는 문재인이 더 매력적인 대통령감이라고 생각한다. :)

청약 통장의 임팩트가 워낙 강해서 말이지.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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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4.11.

총선의 날이 밝는다.

시간 참 잘도 가는 구나.

어느덧 총선이다.

 

 

*

난 솔직히,

정치에 관심 별로 없는 사람들 - 그리고 그게 쿨 하다고 믿는 사람들을 한심하게 생각한다.

정치적 견해가 다른 사람들 - 특히 한나라, 새누리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을 마주할 때 보다 훨씬 더 한심한 느낌이다.

사회적 해악으로 보면 둘 다 그게 그거일지도 모르겠지만.

 

어떻든, 나는 요즘 나는꼼수다의 위력을 실감하고 있다.

세상에.. 사람들을 정치에 관심 갖게 만들고 불의함에 분노하게 만드는 데 - 그간 그 어떤 매체도 이보다 더 강한 영향력을 발휘하지는 못 했던 것 같다.

물론 쥐 어르신께서 강력한 소재들을 끊임없이 제공해 준 덕이 크지만.

 

그들이 전해주는 메시지 그 자체도 반갑지만.

사람들에게 정치적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 끊임없이 주의를 환기시켜 주는 그 자체로 너무나 고맙고 반갑다.

내가 주위 사람들에게 아무리 입 아프게 떠들어도 안 되던 걸, 그들은 단박에 해 버렸어.

그런 의미에서라도, 김용민은 뱃지 달 자격이 충분하다.

 

 

 

 

 

**

하고 싶은 말이 굉장히 많아.

썼다 지웠다를 반복하고 있다.

너무 길어 질까봐.

했던 얘기 또 하고 또 할까봐.

아무리 손 아프게 키보드 두드리면 뭐하나.

어차피 하고 싶은 얘기는 하나인걸.

결국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아니냐?

아니, 쥐인가?

아.. 쥐를 품은 닭도 있지 참.

 

 

***

총선을 앞두고

김용민의 욕설 파문이 정가의 모든 뉴스를 블랙홀처럼 빨아 들이고 있다.

 

묻고 싶다.

그들은 과연, 이 질문에 뭐라고 대답할까?

그리고 그들의 답변은 정말 그들의 머릿속에서 나온 것들일까?

 

 

Q. 이명박 비리 종합 선물 세트 < 김용민 막말 파문

Q. 총리실(+청와대) 민간인 사찰 < 김용민 막말 파문 ?

Q. 손수조(+박근혜) 선거법 위반 < 김용민 막말 파문 ?

Q. 손수조 거짓말 3단 콤보 < 김용민 막말 파문 ?

Q. 문대성 표절 논문 재표절 < 김용민 막말 파문 ?

Q. 김형태 제수 성추행 < 김용민 막말 파문 ? (근데 백번 양보해도.. 김형태 같은 인간은 좀 알아서 정리해야 되는거 아닌가? 정신 나간 똥누리.)

 

 

묻고 싶다.

한번이라도 스스로의 머리로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

우석훈이 그랬지.

정치는 논리로 하는게 아니라고.

그래, 맞다. 인정한다.

누군가를 좋아할 때는 논리적으로 좋아할 만한 이유를 따진 후 좋아하는 것이 아니다.

그냥 좋은 다음, 좋은 이유를 따지는 것이다.

 

그러니,

이명박이 좋다는, 박근혜가 좋다는 그 사람들 - 마냥 욕할 것만도 아니다.

 

 

*****

그런데 정말 궁금한 것은..

정치인이라면 누구나 선거 운동 기간 동안 악수 참 많이 할텐데..

유독 박근혜만 손에 붕대를 감는 건 어떤 이유일까?

피부가 섬세한거냐? 아니면 사람들이랑 손 닿는게 싫은거냐?

 

그리고 무엇보다..

그와 악수 좀 하고 나면 뭔가 현실의 문제가 해결되는가?

지난 10년 간 선거판 벌어 질 때 마다, 박근혜의 악수 정치가 선거 정국의 주요 뉴스가 되는 걸 보면..

정말이지 묻고 싶다.

 

그가 저자거리에 나와 악수를 청하면..

갑자기 국가 재정이 나아지고,

죽어가던 민생이 살아나고,

하늘 높은 줄 모르는 물가가 잡히고,

기름값이 내려가며,

대학 등록금이 내려가고,

양질의 청년 일자리가 생기고,

대기업이 SSM을 철수하고,

재래시장에 사람들이 북적대고,

지역 상권에 활기가 돋고,

북한이 핵을 포기하며,

갈라진 천안함이 하나로 합쳐져 연평도에 평화가 오고,

의료보험 수지가 개선되고,

낙동강 물이 1급수로 바뀌며,

이상기후로 인한 기상이변이 사라지고,

소말리아 해적이 무기를 내려놓으며...

그렇게 세계 평화가 오고

우리네 삶은 유토피아가 되는가?

 

악수 한 번 했다고?

참.. 지랄하고 자빠졌네.

 

중요한 건 악수가 아니라, 말이 아니라..

그 정당이 표방하는 정강과 정책이고 공약이며, 그 공약을 이행할 사람들의 면면이다.

손에 붕대 감고 나와 악수 하는 쇼맨십 따위가 아니란 말이다.

 

 

*****

오늘은 저 질문들의 대답을 듣는 날이다.

언론에서 떠들어 대는 전망을 보면, 우울하기 짝이 없지만..

 

나는 믿는다.

서울 시장 보궐 선거에서도 언론에서 발표한 지지율은 현실과 아주 큰 괴리가 있지 않았는가 말이다.

믿어 보자.

동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지적 성숙을 말이다.

믿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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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이지 너무나 오랜만의 포스팅이다.


한 두어달 넘어 첫 포스팅이 정치 관련 포스팅이라니, 어쩐지 너무나 매말라 보이지만.

어쩌랴, 그렇게 생겨 먹은 것을.


곧 총선이다.

'2012 년을 점령하라' 는 구호 아래 첫 선거를 맞는다.


선거 판세에 대한 분석이나 향후 진보 세력의 나아갈 방향과 같은 이야기로 글을 써내리고 싶지만..

그러기엔 능력도, 시간도 허락지 않는다.

그저 야권 연대가 큰 힘을 발휘해 정권 심판의 불을 당길 수 있길 바랄 뿐이다.


 

*

친밀한 사이가 아니고서는 좀처럼 정치색을 드러내기 쉽잖은데..

오늘 우연히 회사에서 점심 먹고 차를 마시다 총선 얘기가 나왔다.

나도 모르게 말이 좀 많아졌는데..


누군가 그러더라.

정치는 가족 간에도 해서는 안 될 말이라고.

통하지도 않을 말이 또 길어질까 그냥 아무 말도 않고 말았지만..

사실 그 말에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

오히려 정치란 그 반대다.

가족이 아니라 그 누구와도 한바탕 신나게 토론할 수 있어야 하는게 정치다.

왜냐면, 정치적 성향이 다르다고 상대가 틀린 것은 아니어야 하기 때문이다.

똘레랑스를 단적으로 집약했다는 볼테르의 이야기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나는 당신이 하는 말에 찬성하지는 않지만, 당신이 그렇게 말할 권리를 지켜주기 위해서라면 내 목숨이라도 기꺼이 내놓겠다."

(사실 이 말은 볼테르가 아니라 Evelyn Hall이 한 얘기라지)



**

아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상대가 존중을 받을 자격이 있을 때의 이야기다.

국민에게 위임 받은 권력으로 국민을 위협하고, 

정치 사찰을 통해 수많은 개인의 삶을 피폐하게 하며,

민주주의의 최후의 보루인 언론의 자유를 수십년 뒤로 퇴보 시키고,

민생은 안중에도 없이 국가 살림 거덜내 개인 치부 하느라 골몰하는 세력을 두고 무슨 똘레랑스냐.

그건 그냥 처분의 대상 아닌가?


그게 누구라곤 얘기 안 하겠다.

그런 걸 지지하면서 무슨 민주주의 운운하고 있는가. 

그냥 자기 이익에만 눈 먼 돼지들일 뿐이지.


다시 말해 정치적 성향은 다를 수 있다.

하지만 불의한 것을 두고 옳다고 말할 수는 없다.

부패한 것을 두고 옳다고 말할 수는 없는 거다.

정책에 대해서는 다른 목소리를 낼 수 있지만, 민주주의 근간을 흔드는 일에 대해서까지 옹호할 수 있는가 말이다.


생각하면 우울하다.

 

DSLR-A900 | Center-weighted average | 1/30sec | F/4.0 | +0.30 EV | 24.0mm | ISO-250



그래도 다행이다 하며 피식 웃는 건,

나는 사찰 당할 깜이 아니라 그나마 걱정이 없다는 거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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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마치고 돌아 왔다.
뉴스 읽기도 다시 시작이다.
그런데.. 어느 틈에 주말이다. ;; 



경향: “광산개발 카메룬 총리에 직접 확인”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201192132435&code=910100 
“야당이 나를 공격한 것이 95번이 넘는다. 그러나 단 한 건도 사실관계를 확인, 입증한 게 없다. 의혹 제기가 사실이었다면 내가 총선까지 출마하려고 생각했겠는가. 나만큼 검증을 많이 받아본 사람이 누가 있는가.”

해석도 참 가지가지다.
마치 이인제를 보는 것 같기도 하고, MB를 보는 것 같기도 하다.
아, 그의 별명이 Little MB 라지?
진실은 어디에 있는 걸까? 




한겨레: ‘개콘’ 닮아가는 박근혜 비대위 “야 안돼~”
http://www.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515545.html 
‘재창당 넘는 쇄신’ 얘기했지만 지금까지 변한 것 별로 없어
 
시대 요구 외면한채 정치공학만 “이대로 가면 박근혜 실패”

사전적 정의로서 정당이란, 정권의 획득과 유지를 통해 나름의 정강을 실현하기 위한 모임이다.
따라서 각 당들이 표방하는 정강을 보고 그들이 어떤 정책을 추진할 지 가늠할 수 있어야 하고, 반대로 그들이 내놓는 정책을 통해 그 정당의 정강을 유추할 수 있어야 한다.
쇄신이란 정강, 정책을 통해 일어나는 것이지 누가 대표가 되느냐, 누가 어떤 말을 하느냐에 따른 것이 아니다.




한국: 열받은 이재오 "박근혜 모시고 한나라 나가라"
http://news.hankooki.com/lpage/politics/201201/h2012012002350321000.htm 
한나라당 친이계 핵심인 이재오 의원은 19일 이명박 대통령의 자진 탈당 필요성을 제기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 등을 겨냥해 "이 대통령을 탈당시켜야 이득을 본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끼리 당에서 나가면 된다"며 "비대위원들이 비대위원장을 모시고 나가면 된다"고 말했다.

사실 이제와 대통령더러 당에 부담 주지 말고 탈당하라, 하는 것은 참 치졸하다.
정부의 지지도가 높았더라도 이랬을까?
그런데 아버지, 패륜아 운운 하는 것은 참 우습다.
 대통령은 당원의 아버지가 아니다. 
그야말로 낡은 수직적 사고다.
아무튼 한나라여, 쥐약을 먹더라도 MB와 함께 해야 하지 않겠는가?
그게 책임있는 제 1 정당으로서의 풍모 아니겠는가 말이다.




조선: 출총제(출자총액제한제도) 이미 실효성 없는데… 선거 위해 꺼내든 정치권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2/01/20/2012012000271.html?news_Head2 
與野 너도나도 "출총제"
실효성 논란 - 삼성·현대車 출자 규모는 출총제 상한선 크게 못미쳐
재계·정부 시큰둥 - "국내투자만 위축시킬 것"
공정위도 - "두번 죽었던 제도인데… 일감 몰아주기 못 막는다"


사실 조선일보 기사는 정말 읽기 힘들다.
특히나 정치권 뉴스는 가져오는 게 민망할 정도의 기사가 많다.
어차피 재계의 입맛에만 맞는 기사니 옳고 그름은 논할 가치가 없지만..
이 기사의 내용이 사실(fact)에 근접하기 위해서라면 몇가지 전제가 필요하다.

1. 출총제 폐지 후 대기업의 투자가 대폭 확대됐어야 했다.
2. 출총제 폐지 후 공정거래 감시 장치가 대폭 확대됐어야 했다.
3. 무엇보다 출총제는 대기업의 기업 활동에 전혀 지장을 주지 않는다.

이 중 어느 하나 사실이라 생각되는게 있는가?
이 기사는 애초에 자기모순 덩어리다.
슬프다, 조선이여.




중앙: 국민 절반 "안철수 대선 나오려면 먼저…"
http://joongang.joinsmsn.com/article/697/7182697.html?ctg=1000&cloc=joongang|home|newslist1 
안 원장이 대선에 나오려면 ‘선출직이나 당직을 맡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응답이 48.3%, ‘그런 과정을 거칠 필요가 없다’는 응답이 33.4%였다(모름·무응답 18.3%). 



개인적으로, 선거가 6개월 이상 남았을 때 하는 여론조사는 실제 판도에 별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생각이다.
대세론은 시간이 지날 수록 피로감을 주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이회창이 그랬고, 이인제가 그랬고, 심지어 노무현조차 그랬으며, 박근혜는 말할 것도 없다.

그것보다 이 여론조사에서 눈 여겨 볼 것은 3달도 안 남은 총선에서의 지지율이다.
중앙일보가 보도한 여론조사임에도 불구하고 민주통합당이 한나라당을 3% 이상 이기고 있다.
부동층 중 상당수가 대세론에 의해 움직인다는 사실을 생각해 보면 이번 총선에서 꽤 괜찮은 성적을 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통합진보당의 지지도가 3%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은 뼈아프다.
향후 야권 단일화에 매우 큰 악영향을 미칠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0년의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선거를 생각하면 쉽다.
한명숙의 민주당은 노회찬의 진보신당이 가진 지지율이 너무 미약하니까 무시해 버렸다.
노회찬의 진보신당은 자신들이 가진 지지율이 너무 미약하니까 민주당에 협상 제안을 하지 못했다.

협상이란, 협상 상대방에 대해 어느 정도 인정할 수 있어야만 가능하다.
나보다 아주 큰 상대와는 협상할 수 없다.
반대로 아주 작아서 별 의미가 없어도 역시 협상할 수 없다. 

결국 제대로 된 야권연대를 위해서는 진보통합당이 더욱 선전해야 한다.
백기 투항하는 방법도 있긴 하지만, 그러기엔 지향하는 바가 너무 다르지 않은가?




동아: “아덴만 사건 보상 많이 받아 일 쉬냐 할때마다…” 아덴만 1돌 갈채 쏟아진 날 그들은…
http://news.donga.com/Society/New/3/03/20120119/43449221/1 
악몽 같은 사건을 겪은 뒤 10개월간 입원 및 통원치료를 받은 두 사람에겐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7급’ 진단이 나왔다. 금전적 보상이라곤 정부가 아닌 민간단체인 범죄피해자지원센터가 지급한 200만 원이 전부다. 

참 안타까운 일이다.
우익이라면서? 우파라면서?
정부가, 한나라당이 정말 우익이라면 최소한 이런 문제에 대해서는 제대로 처리해야 한다.
그때는 건국 이래 최대 영웅인것 처럼 포장하더니 이젠 완전히 나몰라라.. 
이놈의 우파 정권아, 정권 홍보에만 이용하지 말고, 홍보할 때 말했던 것들 좀 지켜보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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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나흘동안 제주도에 다녀온다.
아마 뉴스 읽기 포스팅도 잠시 중단될 듯 하다.
(시작한지 얼마 안 됐는데;;)
그리고 지금도 얼른 짐 챙겨서 나가야 하기 때문에, 굵직한 거 몇개만 풀고 가야겠다. 
오늘부터는 구성을 좀 바꿔서 언론사별로 주요 뉴스를 읽어 보기로 한다. 




Canon EOS-1D Mark IV | Partial | 1/300sec | F/5.6 | 0.00 EV | 300.0mm | ISO-2000

경향: 울어버린 한명숙 “노무현은 죽음으로, 난…”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201152204215&code=910402 

대체로 예상과 비슷했지만 5,6 위 최고위원의 순서는 조금 달랐다.
YMCA로 대변되는 시민사회의 이학영 표를 무시 못한다고 생각했는데, 1:17 이라는 대의원의 조직표에는 역시 안 됐다.
결국 한명숙 당 대표에 문성근, 박영선, 박지원, 이인영, 김부겸이 지도부에 선출됐다.
문성근을 빼면 새로운 인물이 없어 상징성은 다소 떨어지지만, 나름 괜찮은 포진이다 싶다.

일단 '완전국민경선'에 눈길이 간다.
저걸 제대로 관철해 내는지 똑똑히 지켜볼 일이다.

친노는 분열의 레토릭에 불과하다.
맞는 말이다만, 제대로 된 사과 없는 통합에 조금 서운하다.
나는 노무현의 등을 떠밀어 검찰로 보낸 민주당을 아직 기억하고 있다.



한겨레: 디도스 공격 ‘제3의 그림자’ 있다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514772.html 

일당 검거 과정에 제보자 있었던 사실 드러나
또다른 조직 연루 단서 나온셈…검찰 조사 안해
로그파일 원본 아닌 사본 분석…특검서 규명해야


IT에 조금이라도 지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번 경찰이나 검찰의 수사 결과 발표가 얼마나 우스꽝스러운 얘긴지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긴 얘기는 할 것 없다.
미뤄라.
총선 이후에 제대로 붙어 보자. 



뉴시스: 與 이상돈 비대위원 "19대 총선, 정치 신인들의 기회"
http://www.newsis.com/ar_detail/view.html?ar_id=NISX20120114_0010208867&cID=10301&pID=10300 

이 양반은 MB 깔 때가 리즈 시절이었다.
자칭 합리적 보수라면서 형광등여사의 열광적 지지자라니 원...

'이털남'에서의 대담을 들어 보니..
정치권 안에 들어가니 시야가 많이 좁아진 듯 해 아쉽다.
 
과거처럼 한 분야에서 정상에 오른 인물이 국회의원을 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안철수 같은 신흥 세력을 경계하는 말로 들린다.

뭐 어떻든.. 한나라는 공천에 잡음 좀 있어도 120석은 가뿐할거다.
지난 08년에도 친박연대라는 희대의 코미디 판을 벌이고도 압승했으니 말이지.




조선일보: 베이징에 나타난 김정남… 아버지 사망 묻자 "자연이죠"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2/01/16/2012011600212.html?news_top 

하여간 이 빨갱이 놈들은 허구헌날 북한 타령이다.
다른 신문들이 인터넷판 메인뉴스로 민주통합당 전당대회 소식을 걸은 것과는 확연히 대비된다.

김정일 죽은게 오늘로 꼭 한달이 됐는데 아직도 김정일 타령.
이젠 하다하다 별 게 다 뉴스다.

거의 땡전뉴스 수준이다.
국가보안법은 잠자고 있나? 
이거 이적 찬양 아냐?


ㅋㅋㅋ 조선일보 이 빨갱이 놈들.
북한 없으면 어쩔 뻔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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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제주도는 왜 가시남요 ㅋㅋ 선물 사다 주세요 ㅋㅋ

    2012.01.16 09:1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한라산 종주 하러 ㅋㅋ

      애석하게도 이 댓글은 집에 와서야 봤구나! ㅋㅋ

      2012.01.19 19:32 신고 [ ADDR : EDIT/ DEL ]


조간 신문도 주말엔 쉬니까, 이것도 주말엔 쉬어야겠지만..
이제 막 시작했는데 바로 쉬어 버리면 그걸 기화로 또 안 하게 될까봐 꾸역꾸역 키보드를 두드린다.
아, 누차 말하지만 이걸 매일 아침 할 수 있으리라 생각지는 않는다.
새벽형 인간이 되지 않는 다음에야.. 더구나 다음 주엔 여행도 좀 다녀 올 생각이고. ㅋㅋ
다음부터는 뉴스를 찾아 볼 게 아니라, 각 신문사의 조간 1면 뉴스를 뽑아서 보는게 좋겠다는 생각.
하지만 오늘은 일요일이므로, 그냥 하던대로 한다.



韓경제 `내우외환' 증폭…2∼4월 위기설 확산
http://media.daum.net/economic/view.html?cateid=1037&newsid=20120115045709773&p=yonhap 

어제 S&P에서 프랑스를 비롯해 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럽 9개국의 신용등급을 강등시켰다.
유럽 경제 위기는 갈 수록 악화 일로다.[각주:1]
중국이나 인도 등 신흥 경제권도 심상치 않은데 무엇보다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 싼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우려된다.
유가가 대체 얼마까지 올라 가려나.

그런데 뉴스 기사 잘 나가다가 엉뚱한데 초점을 맞춘다.

"한국 내부의 정치ㆍ사회 상황도 여의치 않다. 여권과 야권은 전당대회 돈 봉투 사건 등으로 극도의 `혼돈' 상태에 빠졌고 소 값 파동이나 학교폭력 등에서 드러났듯이 사회적 갈등과 혼란도 심각한 수준이다. 이런 복합적 불안요인 등으로 한국의 1분기 경제성장률(전분기 대비)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가능성이 있으며 올해 연 3%대의 성장을 장담할 수 없다는 비관적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된다. 경제 문제가 저 때문이었구나.
아 그리고.. 물가 상승은 절대 다수의 서민 계층에는 쥐약 같은 존재지만..
누군가에겐 아주 달콤한 묘약일 수도 있다는 것 알고 있는가?
물가가 상승하면 GDP도 함께 오르기 때문이지!





민주 全大, 예측불허 박빙 승부

http://media.daum.net/politics/view.html?cateid=1020&newsid=20120115060704174&p=yonhap 

이번 민주통합당의 전당대회는 우리 정치에 오픈프라이머리를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는데 아주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다.
물론 그 전에도 대선이나 지방선거에서 일반국민경선을 도입하기도 했지만 전당대회에서는 처음이다.
문성근과 이해찬의 작품이라는데, 아주 괜찮은 그림을 만들어냈다.
덕분에 말라죽어가던 민주당에 생기가 돈다.

혹자는 2강 5중 2약 이라는데..
내가 생각할 때는 1강 3중 5약이었다.

1강 - 한명숙.
3중 - 문성근, 박영선, 박지원
5약 - 이학영, 이인영, 김부겸, 이강래, 박용진

이 정도 순이 아닐까?

개인적으로는 문성근이 당대표가 되는 걸 보고 싶지만..
나는꼼수다 봉주 2회가 너무 늦게 나왔다는 생각이다.

문성근도 문성근이지만..
봉주 2회가 너무 늦게 나온 탓에 가장 큰 피해자는 박지원이 아닐까?
이게 경선 시작 전에 나왔으면 박지원이 1,2위를 다투었을지도 모르겠다.
역시 관록은 무시 못 한다.



최시중 "정연주·정용욱 문제로 사퇴 안해"
http://media.daum.net/politics/others/view.html?cateid=1020&newsid=20120113133607550&p=newsis 

이 양반 면상만 보면.. 인사청문회 때의 오만함이 떠오른다.
부동산 투기 논란에 대해 귀신이 그랬나보다, 하며 실실 웃던 그 오만함.

특히 정용욱을 둘러싼 비리/비위 설은 몹시 구체적인데다..
정용욱이 했다는 말을 들어 보면, 검찰이나 그 윗선 역시 한 패거리다.
이런 때 검찰을 믿을 수 없으니 탄식할 일이다.

다음 총선에서 야당이 이기면, 반드시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를 신설해야 한다.
반드시.



박근혜 총선불출마 결심한듯..이르면 내주선언 관측
http://media.daum.net/politics/others/view.html?cateid=1020&newsid=20120114180122461&p=yonhap 

어차피 올해 대선 있는거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
그렇지만 언론에서 이걸 엄청 미화하고 띄워댈테니..
당연히 내려 놓을 의원직 마저도 살신성인의 표상이 될테지.

게다가 얼마 전에 박근혜의 지역구인 달성의 민심이 수상하다는 기사가 있었다.
http://www.nocutnews.co.kr/Show.asp?IDX=2019997 
물론 당선을 의심할 리는 없지만, 예전처럼 압승이 아니라 모양새가 좀 빠질 수도 있단 얘기다.
이미 지난 지방선거에서도 박근혜가 밀었던 후보가 군수 선거에서 패배했다.

상황이 이러니 뛰어들어 봐야 흠집만 날 총선이다.
차라리 비대위에 앉아 여기저기 다니며 붕대 감은 손으로 악수나 하고 다니는게 더 나을거란 판단이었겠지.
아무리 위기니 어쩌니 해도, 한나라당 골수 지지층은 여전하다.
게다가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이 이른 승리감에 도취돼 공천과 야권 후보단일화에서 잡음을 내기라도 한다면
120석이 아니라 130석도 거뜬하다.
그럼 뭐, 바로 2004년 재탕이지.
박근혜 대세론 또 불 붙는다.

그런데 이걸 두고 자기 희생이라고?
쥐가 웃을 일이다.



“나는 소수자다” 병역거부자 “국가의 부속품 아니다”
http://media.daum.net/society/others/view.html?cateid=1067&newsid=20120114175612943&p=khan 

'정의란 무엇인가'를 두번을 읽어도 결론을 쉬 낼 수 없는 문제다.
나는 개인적으로 대체복무제에 찬성하는 입장이다.
어차피 지금도 상위 1%는 아예 안 가지 않는가?

대신 훨씬 더 엄격하고 엄중하게 집행하라.
군대 가는 것보다 대체복무 하는게 더 편하다, 쉽다 하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도록.
군대의 우회 경로가 되지 않도록 말이다.

그리고 군 가산점 제도 부활시켜라.
남녀에 대해서는 적용할 수 없다해도, 최소한 군 면제 된 사람보다는 무조건 좋은 등급 받게 해 줘라.
여러 말 할 것 없다. 
국가에 대해 희생한 젊음에 대한 보상이다.




강남 아이들이 노스페이스를 잘 안입는 이유
http://media.daum.net/society/others/view.html?cateid=1067&newsid=20120114170006553&p=hani 

참으로 '한겨례'스러운, '한겨레'다운 기사다.
읽는 내내 계속 한겨레, 한겨레 하면서 읽게 됐다.

사회를 구조적으로 해석하는 인식이나, 표상이 아니라 이면에 집중하는게 한겨레 답다.
제한된 지면이라 흐름이 약간 아쉽지만, 반드시 읽어 봐야 하는 기사라 생각한다.

요약하면 이렇다.
최근 노스페이스를 둘러싼 현상들은 대표적인 '구분하고 무리짓기' 라는 '위세경쟁'이다.
이건 과거에도 있었던 일이니 새삼스럽지 않지만 양상은 조금 다르다.
기존의 위세 경쟁이 가진 자가 가지지 못한 자에 대해서 벌이는 행위였다면, 
최근의 위세 경쟁은 가진 자는 아예 싸움에서 빠지고 가지지 못한 자들끼리 최빈계층이 아님을 증명하는 도구로 쓰인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가진 자는 이미 가지지 못한 자들과 격리된 그들만의 세상을 살기 때문에 노스페이스 따위로 자신의 지위와 가치를 입증할 이유가 없다.
이 위세 경쟁의 싸움은 중산층 이하에서만 일어난다는 것이다.

그리고 글은 말미에 약간의 전환을 꾀하는데..
그나마 왕따는 이 경쟁에 참여조차 하지 못한다는 것.
일진부터 찌질이까지 구분해 놓은 서열의 구조화는 그 자체로도 문제지만,
서열을 짤 때 그 안에 포함될 자와 그렇지 않은 자(왕따)를 나누는 것 부터 시작하는게 더 문제라는 것이다.


개인적인 생각을 덧 붙이면, 이건 그냥 애들의 철없음에 대한 문제가 아니다.
부의 편재가 심각해져 빈부가 철저히 고착화되는 현실이 상징적으로 투영된 것이다.
우리 어렸을 때 부모들은 '공부 잘 하는 애와 놀아라' 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금의 부모들은 '임대 아파트 단지 애와는 놀지 말아라' 하고 말한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15&oid=214&aid=0000051288 
이걸 그저 일진과 왕따의 문화로 치부하고 말 것인가?
아니다, 이건 기성세대가 심어 놓은 그릇된 황금만능주의가 아이들에게 노스페이스 라는 점퍼로 나타난 것 뿐이다.
의도했든 아니든, 애들도 이미 알고 있는 것이다.
이 점퍼를 가지지 못한 아이는, 사회에서도 동등한 위치가 될 수 없다는 것을.

씨발









  1. 이 문제에 대해서는 유로은행과 유로화 발행에 대한 얘기로 거슬러 올라가야 하는데.. 나중에 언제 한번 따로 정리해 보기로 하자. 아니면 정리된 기사가 있다면 그걸 소개하거나.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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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래전부터 생각만 하다.. 귀찮음에 때론 경황 없음에 실행을 못 하던 것.
얼마나 갈 지 모르지만 일단 시작해 보기로 한다.
목표는 매일 아침 뉴스 브리핑인데.. 1주에 한번은 할 수 있으려나? ㅋㅋ 




北 "남북관계 수습할 수 없는 완전파국"

"이명박 역적패당은 남북관계를 더는 수습할 수 없는 완전파국으로 몰아넣었다"며 우리 정부의 각종 대북조치를 모아 백서 형태로 발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


예전에 국제정치학 모 교수는(이름이 생각 안 나;;) MB의 정책 중 가장 위험한 것이 대북정책이라 했다. 대외보다는 대내에 더 관심이 많은 정책으로 남북관계를 끝없는 대결구도로 몰아 넣어 궁극적으로 공안정국을 만드는 것이 목표일 것이라는 군. 금강산, 천안함, 연평도.. 등등 그 말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들어맞는다.
그렇다고 북한 편을 들 일은 아니다. 잘 한 것 없기는 매일반이니까.
최근 북한이 매일 역적패당 운운하며 시끄럽게 구는 것 역시 마찬가지의 목적일 것이다. 정권 세습 과정에서 어수선한 상황을 타개하고자 외부에 공공의 적을 만들려는 거겠지.
문제는 북한이 떠들어대는 얘기들 중 반박할 만한게 별로 없다는 것 아닐까?



친이계 이름 수두룩 돈봉투 물증 나왔다

한나라당 이재오 의원의 최측근인 안 위원장은 전대 당시 지역구 구의원 5명에게 현금 2000만원을 건넨 뒤 서울 지역 30개 당협 사무국장에게 50만원씩 전달하도록 지시한 의혹을 사고 있다.




고승덕의 삽질로 시작된 돈봉투 파문이 일파만파 퍼지고 있다.
이 문제는 여야를 가리지 않고 있었던 것 같지만, 일단 한나라당에만 초점을 맞춰보자.
어제 나꼼수에서도 나왔지만, 나 역시 이건 친박의 친이 죽이기 기획 수사라 생각한다.
(물론 고승덕이 처음부터 친박이랑 짜고 친건 아닐거고, 문제가 불거진 후 손 잡았을거다.)
처음 문제가 불궈졌을 때 얘기했었지.
"친이였던 고승덕이 친박으로 갈아 타고 싶어 안달이구나 ㅋㅋ" 라고.
영혼 없는 생키들.

앞으로 전개될 상황을 예측해 보면.. 
1. 친이 핵심 인사 "주변"까지 칼이 닿을 것이다.
   핵심인사 까지는 안 갈 것 같고. 가더라도 줄줄이 엮이기보다는 상징성 있는 한 두 명 수준.
   물밑 협상으로 총선에 나서지 않거나 당권 경쟁에 나서지 않는다는 선에서 끝나겠지.
2. 돈 액수는 상상 이상으로 낮은 수준일거다.
   얼마 전 언론 보도에서 당대표는 40억, 최고위원은 10억 이상이라고 했는데..
   검찰 수사로 밝혀지는 검은 돈의 총액은 기껏해야 x억 안팎일게다.
   이 돈이 많아지면 많아질 수록 한나라당 전체가 위험해지니, 그냥 일부 정치인의 삽질 정도로 인식되는 금액으로 처리되겠지.
3. 이 수사를 끝으로 한나라는 돈봉투에 대해 면죄부를 받게 된다.
   일단 공식적으로 수사 했고, 처벌 받았으니 더 이상 이 문제에 대해서는 책임이 없다.
   털고 간다, 라는 말이 딱 이런 경우겠지.
4. 재창당? 왜?
   한나라당 재창당 한다는 얘기가 스물스물 있지만, 더 이상 필요 없다.
   특히 한나라당은 자신들이 최고(最古) 정당임에 대해 매우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정당이다.
   이번 기회에 비리 의혹을 털어 버리는데 재창당을 왜 하나?

그러니 이번 수사의 진행 추이나 결과에 대해 그리 궁금해 할 필요 없다.
이미 각본은 짜져 있을거다. 어차피 막장 드라마 - 결론만 보라.



UAE 유전 확보도 과장… MB정부 자원외교 논란


카메룬 광산·미얀마 가스전 등 이어 또…

"참여 보장" 선전했지만 '참여 기회'만 얻은 것

미개발 광구 3곳 지분도 100% 아닌 40%+α


이미 '나는 꼼수다'에서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은 얘기라 새삼스럽지도 않다.
다른 자원외교 건과 마찬가지로 대통령 개인의 홍보를 위해 혈세가 낭비되고, 국격이 땅에 쳐박힌 사건이다.

뉴스 내용 중에 다른 건 볼 거 없고 MOU 라는 것만 보면 된다.
주가 조작 사기질 할 때 정말 많이 쓰이지. MOU.
법적 구속력 따윈 없는 그냥 양해각서 - 쉽게 말해 우리 앞으로 친하게 지내자~ 하는 정도의 문서다.
우린 이제 MOU 라는 것만 보면 ㅋㅋㅋ 하고 읽으면 된다.

그런데 MB의 이런 작태야 새삼스럽지도 않은 일이고..
욕은 사실 언론이 좀 먹어야 한다.
솔직히 얘기해 보자.
정말 몰랐나?
그땐 정말 몰라서 그렇게 찬양 일변도의 기사를 썼나?

이제와서 승냥이떼처럼 달려드는게 참 가소롭다.
이러고 어디 언론입네, 하고 나서나? 한심한 사람들.



여야, 법사위 열고 디도스특검 논의


여야는 13일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를 열고 디도스(DDoS·분산서비스거부) 특검법과 미디어렙법 등을 처리할 계획이지만 법안 통과 여부는 불투명하다.


법사위에서 디도스 특검법과 미디어렙법, KBS수신료 인상을 놓고 회의를 한다는데..
한나라의 수에 민주당이 또 말렸다.
민주당 ㅄ 이라고 욕하고 싶어도, 한나라당이 워낙 꼼꼼하게 잘 한다.
고기도 먹어 본 놈이 잘 먹는다고, 수단 방법 안 가리고 목적을 달성하는데 한나라 따라갈 사람이 있을까?

디도스 특검을 무조건 수용한다고 말하던 한나라당.
뚜껑을 열어 보니 법사위에 미디어렙법, KBS 수신료 인상안을 같이 올려 놨다.
법사위 구성은 한나라당 9명, 민주당 6명, 미래희망연대 1명이다.
일단 열리면 무조건 한나라의 뜻대로 갈 뿐이다.
미디어렙법과 KBS 수신료 인상안을 반대하는 민주당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빠진 것이다.

이번 회기 내에 디도스 특검이 수용됐다고 해서 무조건 좋아할만한 것은 아닌 듯 하다.



영업사원 죽음까지 조작 ‘파렴치 제약사’

유명의사 골프접대 갔다가 빗길 교통사고

업체쪽 리베이트 사실 숨기려 허위보고서

소송끝 1년6개월만에 '업무상 재해' 인정 


제약사 - 의사 간의 리베이트 문제도 심각하다.
업무 상 재해에 대해 인정하지 않으려는 제약사의 자세도 심각한 문제다.
여기서 가장 심각한 건 교수라는 작자의 도덕성이다.
술 접대, 골프 접대.. 그 뿐이었겠는가?
그 돈이 다 어디서 나오나, 결국 혈세 낭비요 환자 삥 뜯기다.

과실은 제약사에 40, 교수에게 60이다. 당연히 사원은 죄가 없다.
그러므로 재해로 인한 보상에 대해 교수에게도 60% 구상하라.

비리로 얼룩진 기득권의 공고한 카르텔, 이걸 어떻게 깨야 좋단 말인가?





오늘은 첫날이니 이만 하자.

그리고 장황하게 설명 붙여 놓는 일은 점점 줄어 들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기사 하나 소개하고 촌평 한 줄 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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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부지런하시네요! 매일 올라오길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ㅋㅋ

    2012.01.13 09:4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TV에 문재인이, 그것도 예능 프로그램에 나온다기에 기억해 두고 있었다.
힐링캠프라고, 지난 주에 박근혜가 나온다는 얘기를 듣고 눈 여겨 보던 프로그램이었다.
그러고보니 언젠가 김제동이 진행한다는 얘기를 얼핏 들었던 것 같다.

생각해보면 문재인이라는 사람 - 무척이나 호감이 가지만, 곰곰히 생각해보면 어떤 사람인지 잘 모른다.

학생 운동을 하다 군대 끌려 가고, 나와서 사법고시 합격했지만 시위 전력으로 판사 임용 떨어지고 인권변호사가 됐다는 것.
그때 노무현 대통령을 만나 평생의 동지가 됐다는 것.
사심이라고는 눈꼽만큼도 없는 정의로운 사람이라는 것.
노무현 대통령이 서거하신 후에도 그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는 것.


뭐 그런 것들은 익히 들어서 알고 있지만..
그런 것들과 '문재인' 이라는 이름을 1:1 로 연결시키는 것은 좀 어려웠다.
누가 '문재인' 하면 잠시 생각을 좀 해야 저런 것들이 그의 얼굴과 함께 연결이 되는 것이었다.
아무래도 매스컴 노출 빈도가 너무 낮아서 인지 범위 내에 그가 존재하지 않았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그래서 이번 그의 방송 나들이는 반가웠다.

사실 방송으로 보여지는 모습은 으레 어느 정도 미화되기 마련이다.
박근혜는 둘째 치고 이명박 같은 사람 조차도 TV 에 나가면, 그것도 예능 같은 프로그램에 나가면 호감도가 올라가기 마련이다.
그래서 한 방송 프로그램으로 누군가를 평가한다는 것은 조금 위험한 일일 것이다.
하지만 TV를 통해 보이는 모습이 그의 전부는 아니라도, 일부는 제대로 보여 주겠지 하는 생각이었다.
뭐 여러 생각 할 것 없이 - 그간 문재인의 매스컴 노출이 워낙 적었기 때문에 뭐든 가뭄의 단비였다.
그가 어떤 사람인지 알기 위해 표정 하나, 말투 하나까지 다 꼼꼼히 보리라 마음먹었다. 






**
그간 대선 후보군 중 누가 제일 호감이 가느냐 하면 문재인이라고 대답해왔다.
나는 국민참여당의 주권당원이자 유시민의 열렬한 지지자이지만, 대선 후보로는 문재인이 더 적절하다고 생각했다.
굳이 김어준의 이야기 때문이 아니라, 후보군 이라고 불리는 사람 중에 당선 가능성이 가장 높아 보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를 포함한 일반 대중에게 호감도도 가장 높을 것 같고, 비호감도는 가장 낮을 것 같다.
한마디로 안티가 별로 없을 것 같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이것은 유시민이 결코 가지지 못한 힘이다.

하지만 이런 막연한 감성 말고, 이성적으로 왜 그를 지지하느냐에 대해서는 확실히 뭐라고 대답할 수 없었다.
왜냐면, 그가 어떤 사람인지 솔직히 잘 모르기 때문이다.





***
'노빠' 라는 소리가 훈장처럼 자랑스럽던 시절, 누군가 내게 왜 노무현을 지지하느냐 하고 물으면 나는 그가 후보 경선 때 했던 몇가지 얘기들을 꺼내곤 했다.

이제는 언제 했는지 기억은 확실히 나지 않지만, 노무현 대통령이 후보 경선 시절에 이런 얘기를 한 적이 있다.

적어도 우리 아이들은 좀 나은 세상에서 살게 해 줘야 하지 않겠느냐고. 우리는 늦었지만, 우리 아이 세대들에게는 공정한 출발선을 줘야 하지 않겠느냐고. [각주:1]


나는 이 말을 듣고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
꼭 눈물이 흘러야만 우는 것이겠는가.
눈물이 나오지 않아도 가슴으로 울었다.
저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대통령이 되어 세상을 바꿔야 한다고 부르짖었다.
그때부터 나는 노빠가 되었다.


또 그의 대통령 후보 출정식에서 했던 명연설. 

http://www.kunner.com/921  
'조선 건국 이래 600년 동안 우리는' 하고 시작하는 그 다시 없을 명연설.


듣고 또 듣고 또 듣고.. 들을 때 마다 가슴이 뜨거워지고 눈물이 그렁그렁 해지는 그 연설.

이런 말은 연습한다고 해서 나오는게 아니다.
이런 연설은 남이 써 준거 읽는다고 되는게 아니다.

그렇게 나는 노빠가 되었다.
그리고 단언컨데, 단 한번도 그를 지지한다고 말하는데 주저한 적이 없다.






****
문재인에게도 그런게 필요했다.
왜 문재인이어야 하는지.
그의 어떤 코드가 나를 미치게 만들 수 있는지 증명해야 했다.

김어준은 노무현 대통령의 장례식에서의 일화를 얘기하며 문재인이 대권을 잡아야만 한다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나는 그 장면을 보지 못했으므로, 그건 내 판단의 근거가 되기 어렵다.
나는 나만의 근거가 필요했다.

그리고 드디어.. 어제 방송에서 그걸 발견했다.

방송에서 본 문재인은 정말..
올바름 그 자체였다.
김어준의 말처럼, '사심없음'의 결정체였고 '정의'의 다른 이름이었다.
세상에 이런 사람도 있구나, 하는 생각에 너무나 반갑고 너무나 고마웠다.

세상에 정말.. 이런 사람도 있구나.






*****
지금이 어떤 때인가?
대통령이라는 사람이 땅 문제로 시끄럽고, 나라 재산 팔아 먹어 자기 재산 불리려는 생각으로 골몰하고..
주가 조작에 사기를 일삼았다는 혐의를 받고 있으며, 그 친척이며 측근이 온통 비리로 얼룩져 있는 판국이다.
하루가 멀다하고 쏟아지는 비리는, 통제된 언론 환경 속에서도 봇물처럼 터져 나온다.


그 뿐인가?
이 정권 초기부터 지금껏, 장관이며 청와대 수석 등 한 자리 해 먹는 사람들의 면면을 보라.

http://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080224500001 
환경부 장관으로 내정됐던 박 모씨는 부동산 투기 혐의를 받자, 순수하게 자연적인 땅 그 자체를 사랑했을 뿐이라 했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0&oid=003&aid=0001975249 
여성부 장관으로 내정됐던 이 모씨 역시 부동산 투기 혐의를 받자, 유방암 진단을 받았다가 아니라고 판정되서 기쁜 마음에 샀다 했다.



그 외 일일히 다 세기도 어렵다.

더구나 이 사람들은 나중에 또 화려하게 부활한다. 참 MB의 자기 사람 사랑은 대단하다.
http://www.sisainlive.com/news/articleView.html?idxno=10078 



지난 정부에서는 논문 표절[각주:2]만 해도 낙마 사유가 되더니, 이번 정권에서는 논문 표절은 아예 검증 대상도 되지 않는다.
부동산 투기, 병역비리[각주:3], 세금 포탈 정도는 기본으로 하고 적어도 네 다섯개의 불법 협의는 있어야 장관 하마평에 오를 수 있을 정도다.






******
그런데 다르다.
문재인은 달랐다.

그의 여러가지 에피소드 중 가장 감명 깊었던 것은 단연 '청약 저축 통장'과 관련한 일화였다.

청약 저축 통장 사건에 대해 간단히 소개하자면 이렇다.

이것은 그가 인권변호사 하던 시절의 얘기다.
변호사긴 해도 수입이 변변찮다보니 자기 집이지만 그리 좋은 집에 살고 있지는 못 했던가보다.
그러던 중 그의 아내라 가입한 청약 저축 통장을 보고 문재인이 노발대발 하며 당장 해약하라고 했다고 한다.
그래도 우리는 집이 있잖느냐고, 청약 저축 통장은 집이 없는 사람을 위한 것이라고.
혜택을 봐야 하는 사람은 따로 있다고 말이다.


눈물이 핑 돌았다.
너무나 당연한 건데..
이게 정의고 상식인데..
너무나 당연한 얘기를 듣고 눈물이 다 났다.

사실 청약통장이 어떤 것인가?
집 없는 사람들 집 살 때 인센티브를 주려고 만든 것 아닌가?
저축률도 높이고, 건설 자금 안정화도 꾀하고 뭐 그 외 여러가지 목적이 있지만..
가장 큰 목적은 역시 무주택 서민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한 것이다.

그런데 실제로는 부의 대물림 용도로 쓰이거나, 재테크라는 이름을 덧씌운 부동산 투기용으로 쓰이고 있다.
당장 권력자나 부자 아니더라도, 뻔히 집 있는 사람들이 가족 명의로 청약통장 만들어서 부동산 투기에 동참하곤 하는게 이 나라 현실이다.
저축 좀 하며 산다, 하는 사람 중에 여기서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 거의 없을 것이다.[각주:4]

한마디로 본래 목적과는 아무 관계 없이.. 
청약 저축을 통한 재태크[각주:5]는 그냥 상식 같은 것이다.

그런데 문재인은 다르다.
그가 살아 온 방식은 그렇지 않다.








*******
살면서 들었던 많은 얘기 중 하나는, '네가 뭐 대단한 사람이라고?' 였다.
네가 뭐 그리 도덕적이어서 남들 다 하는 것 안 하려고 하고, 남들 다 하는 것 가지고 부끄러워 하느냐 이거였다.
사람 사는 거 결국 다 똑같다고, 그러니 남들처럼 안 하면 뒤처지고 낙오할 뿐이라며 말이다.
결국 우리는 그렇게 세상이 길들여지고, 적당히 타협하면서 살아 간다.
문득 예전 생각이 나 부끄러워지더라도, '나도 사람인데 어쩔 수 없어' 하며 그렇게 넘기며 살아 간다.
남들 다 그러는데 나라고 별 수 있냐며 말이다.
그런데 그게 아니라는 걸 보여 준 사람이 여기 있다.

지난 2010년, 우리 사회에 '정의란 무엇인가'를 묻는 질문이 강타했다.
그리고 2년이 지난 후에야 나는 그 대답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것은 말도 아니고, 글도 아니다.
삶이다.
행동이다.

문재인의 삶이 바로 정의다.
이는 그의 정적들이 결코 가지지 못한 강력한 무기다.

다른 여러 에피소드들이 있지만, 이 하나로 족하다.
이제 나는 문재인을 지지한다고 힘주어 말할 수 있다.

비록 그는 아직도 직접 대권을 쥐는 것이 아니라, 정권 교체의 밀알로 쓰임을 원하는 것 같지만..
지지자들의 힘으로 그를 대권위로 올려야 할지도 모르겠다.





문재인 프로필 - 출처 naver
 

 출생  1953.01.24
 나이  만 59세
 성별  남성
 별자리  물병자리
   용띠(포털에는 뱀띠로 나옴)
 혈액형  B형
 소속  사람사는 세상 노무현재단, 혁신과통합, 민주통합당
 종교  천주교




  1. 정확한 워딩은 기억나지 않는다. [본문으로]
  2. 엄격하게 자기가 쓴 논문 일부를 다른 논문에 베껴도 표절이다. [본문으로]
  3. 본인이든, 자식이든 [본문으로]
  4. 저축 좀 하며 살지 못한다는게 이렇게 자랑스러울 때가 있었나? 물론 지독한 역설이다. [본문으로]
  5. 부동산 투기라고 읽는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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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웬만하면 세상 돌아가는 얘기는 하지 않으려고 했다.
해 봤자 그저 투덜거리는 얘기요, 루저의 변명이라는 소리를 듣는게 싫었기 때문이다.

사실이지, 시사 - 특히 정치/경제 분야의 뉴스를 보면 온통 부정적인 얘기들 뿐이다.
가끔 좋은 기사인가 하고 보면 본질을 흐리기 위한 목적으로 쓰여진 경우가 많다.
그런데도 이런 얘기들을 하면..
나는 부정적인 생각을 가진 위험한 사람이고, 음모론을 좋아하는 협잡꾼이 된다.

계속 그런 소리를 듣다보니..
실제로 내가 그런가? 하는 생각이 들어 더 이상 시사 얘기를 하기가 두려워진 것이다.
바로 자기검열이다.
구조주의적 시각에서 보면 이 또한 세뇌의 결과이다.
하지만 그렇게 말하는 순간, 나는 또 부정적인 인식만 하는 사람이 된다.
성공의 편에서 성공의 논리로 말하지 못하고 패배자의 편에서 변명만 하는..

그런데 오늘만큼은 그런 자기 검열을 그만 두고 글자를 두드려야겠다.



*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 먼저 정봉주라는 사람에 대해 잠깐 이야기해 보자.
'나는 꼼수다' 덕분에 정봉주를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겠지만.. 그래도 그에 대한 글이므로 예의상으로라도 그의 이야기를 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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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꼼수다'에서 하는 인사말에서처럼, 그는 노원구 공릉동 월계동을 기반으로 하는 정치가다.
탄돌이로 대표되는 민주당 17대 국회의원이기도 하고, 한때 잘나가는 어학원 원장이기도 했다.
뭐 이게 별로 중요한 얘기들은 아니다.

지금 이렇게 그가 중요한 인물로 부각된 것은 다름아니라 지난 대선에서 그가 했던 역할 때문이다.
그는 지난 대선에서 정동영 캠프에서 '이명박 주가조작사건 진상조사단' 공동 단장을 맡아, BBK에 대한 이명박 후보의 연루 혐의에 대해 폭로했다.[각주:1]

당시(그리고 지금껏) 이명박에게 BBK란 최대의 아킬레스건이었고, 그걸 물고 늘어지는 정봉주는 그야말로 찍혔을 것이다.

감히 도덕적으로 완벽한 이명박에게 BBK 혐의를 묻다니.
정봉주란 사람, 용서할 수가 없는 작자로구나.


라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

그러면 이제 정봉주가 기소된 혐의들에 대해서 알아 보기로 하자.

여기저기서 설명해 놓은 자료들이 많아 나까지 거들 필요가 있나 싶지만..
정봉주의 유죄 판결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고 판을 벌렸으므로, 이 정도 써주는 성의는 보여야겠다.

불의에 대해 분노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정말로 중요한 것은 '잊지 않는 것'이다.
적어도 정치 문제에 대해서는 잊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왜냐면 일반 대중은 몇년 마다 한번 밖에 실력 행사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물론 더 이상 고무신에 비누 받으면서 막걸리 잔에 지난 일 다 묻어 두는 시대는 아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한 망각이라는 가리개가 유권자의 눈을 가리고 있다. 

빨리, 빨리, 빨리, 빨리..
생각은 점점 마비되어간다.

잊지 말자.
잊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1. 박수종의 사임에 관한 인터뷰 내용 중 허위사실을 유포하여 이명박의 명예를 훼손했다.

박수종이란 사람은 BBK와 관련해 김경준의 변호를 맡았던 변호사다. 그런데 그가 변호을 시작한지 일주일도 되지 않아 사임하자, 이를 두고 이야기들이 많았다.

http://news.donga.com/3//20071121/8514196/1
 

위는 당시 사안을 다룬 동아일보의 기사이다. 일부러 조중동의 기사를 링크했다.
기사를 읽어 보면 알겠지만, 박수종 변호사는 사안에 대해 부담을 느껴 사임했다.
진실을 손을 댔다가는 겉잡을 수 없는 파고에 휩쓸릴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다.

그리고 이 두려움이 이명박과 BBK가 연관이 있음을 암시한다는 것은 상식적인 수준의 추리다.
정봉주는 기자와 인터뷰 중 이에 대해 코멘트했다.

이런 내용이 기사로 나갔고(당시 기사를 못 찾겠다), 검찰은 이 내용이 허위사실 유포라며 기소했다.

자, 정리하자.
한 정치인이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수준의 의문을 기반으로 이명박이 기소될만한 사안이다, 라며 촌평했다.
아니 백번 양보해 그게 저열한 음모론에 의한 흠집내기였다고 치자.
그럼 그게 기소될 사안인가?
그렇다면 한나라당 쪽 인사들은 왜 잡아 가두지 않는가?
이런 잣대라면 정치인들 중 십중팔구는 감방에 들어가야 옳을 일이다.


 

2. 김백준이 BBK 부회장이라는 내용의 허위사실을 유포하여 김백준의 명예를 훼손했다.

김백준이란 사람은 '이명박의 집사'라는 타이틀로 유명한 사람이다.
고대 경제학과 출신으로 나이로만 보면 이명박의 선배다.

언제부터 둘의 관계가 깊어졌는지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BBK와 LKe뱅크 시절 이미 굉장히 깊은 관계를 맺고 있다는 것은 확실히 알 수 있다.

정봉주가 유포했다는 허위사실은 다음 네 가지이다.

1) 교보생명 사장 취임식에 보낸 화환 주문서에 "BBK 부회장 김백준" 이라고 되어 있다.
2) BBK 문서 양식으로 된 김백준을 수령인으로 하는 월급명세서가 있다. 
3) 이장춘 전 필리핀 대사가 가지고 있는 명함 - BBK, LKe뱅크, EBK(이뱅크증권중개) 가 명시된 - 에 부회장 김백준이라고 되어 있다.
4) BBK가 금감원에 제출한 인력보고서에 리스크 매니저 라는 롤-타이틀로 김백준이 명시되어 있다.

저 중 어느 것 하나도 거짓말인 것이 있는가?
이에 대해 검찰과 김백준의 반론은 유치하기 짝이 없다.

1) 착오다.
2) 오해다.
3) 실수다.
4) 기억이 나지 않는다.

김백준이야 그렇다치고, 대체 검찰은 무엇하는 집단인가?
검찰의 역할은 죄를 밝히는거지 면죄부를 주는 것이 아니다. 




3. 이명박과 김경준이 결별한 시점에 대해 허위사실을 유포하여 이명박의 명예를 훼손했다.

당초 이명박 측은 김경준과 2001년 4월 18일에 이미 결별했기 때문에 그 해 5월 이후에 일어난 주가 조작 사건과는 무관하다고 말해왔다.
하지만 정봉주를 위시한 민주당 측에서는 그렇지 않다고 반박했다.

http://news.hankooki.com/lpage/politics/200711/h2007112918145821060.htm 

BBK로 한창 시끄럽던 2007년 11월 29일, 한국일보의 기사이다.
(제편 감싸기라고 할까봐 일부러 한겨레나 경향의 뉴스는 링크하지 않는다.)

이 기사에서 정봉주가 주장한 바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김경준이 옵셔널벤쳐스의 주가를 조작할 때 워튼스트레티지스 라는 페이퍼 컴퍼니를 세웠다.
2) 이 워튼이 주로 사용하던 계좌의 예금주는 다른 아닌 김백준이다.
3) 또 주가 조작 시점에서 사용된 자금이 김백준의 계좌에서 워튼 쪽 계좌로 송금되었다.
4) 따라서 김경준이 주가 조작하던 시점인 2001년 5월, 그들은 결별하지 않았다.

역시 매우 상식적인 수준의 추리다.

이에 대한 검찰과 이명박 측의 반박은 다음과 같다.

이 계좌는 EBK의 법인 계좌로, 김경준이 자의적으로 쓴 것일 뿐이다. 김백준이 실질적으로 통장을 관리한 것은 그해 6월 이후(주가 조작 사건이 다 끝난 후)의 일이다. 그러므로 이명박 측은 주가 조각과 관계가 없다.


그런데 김경준을 신뢰할 수 없어서 동업관계를 깼다는데 법인 계좌를 그대로 유지했다는 것도 이해가 안 되고..
더구나 그 법인계좌를 김경준이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는 것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이명박은 사리분별이 되지 않는.. 굉장히 멍청한 사람이다.
정말 일 더럽게 못 하는 사람이다.
하긴.. 그래서 손대는 회사마다 망한걸까?




4. 김경준의 친필 메모가 하나가 아니라 두개라는 허위사실을 유포하여 이명박과 검찰의 명예를 훼손했다.

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071212010301230290020 

아, 정말 조중동 등 이른바 보수언론에서 쓴 BBK 관련 뉴스에서, 그들의 주장이 아니라 실제 내용을 찾기란 정말 어렵다.

기사 내용 말미에 보면
"검찰이 LKe뱅크가 BBK 지분을 100% 소유했음을 입증할 김경준 자필메모를 감췄다. 이명박 후보를 무서워하는 검찰이 메모 내용을 숨긴 것" 이라는 정봉주의 얘기가 나온다.

좀 더 자세히 말하면 다음과 같다.

1) 김경준은 LKe뱅크과 BBK에 대한 이야기를 메모로 작성했다.
2) 이 메모는 나중에 에리카김에게 e메일로도 전송되었다.
3) 이 e메일 메모는 총 두 장이다.
4) 첫번째 메모는 BBK BVI 가 BBK를 100% 소유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5) 두번째 메모는 LKe뱅크가 BBK BVI를 100% 소유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6) 검찰은 이명박의 혐의를 감추기 위해 두번째 메모를 숨겼다.

위 내용들을 가지고 역시 상식적인 추론을 해 보면..
BBK는 이명박이 50% 소유하고 있다. 가 된다.
(참고로 LKe뱅크는 이명박과 김경준이 50 대 50으로 소유했다. 이건 이명박이 인정한 Fact다.)
이건 초등학생들도 배우는 귀납법이라는 추론 방식이다.
이걸 모르면 초등학생도 못 되는 거다.

하지만 검찰은 두번째 메모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았고, 따라서 이는 허위사실을 유포한 것이라 주장했다.




여기까지가 검찰과 사법부가 말하는 정봉주의 죄상이다.


***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게 유죄가 될 합리적 근거를 찾지 못하겠다.

언젠가 강용석이 아나운서 성희롱 파문으로 문제가 생겼을 때, 김형오가 그랬다지?
우리 중 죄 없는 자 강용석에게 돌을 던지라고.
그런데 김형오, 이번에는 왜 안 나서나 모르겠다.
그때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이 모호한 사안인데 말이다.

그래 백번 양보해서 설령 정봉주의 말이 모두 날조라 치자.

그런다고 해도 저게 징역 1년의 실형을 살 이유가 되는가?
그것도 선거법 위반으로 말이다.

언젠가 '나는꼼수다'에서도 말했듯, 보통 허위사실 유포로 인한 선거법 위반 사범은 실형을 선고 받지 않는다.
실제로 범죄 사실이 명백하다 하더라도, 대개 벌금이나 집행유예로 끝난다.
금품 수수에 관한 것이라면 모를까, 상대방에 대한 허위 비방에 대해서는 어떤 판결도 실형이 나온 적은 없다고 한다.

그런데 정봉주는 징역 1년의 실형이다.

감히 도덕적으로 완벽한 이명박에게 그런 누명을 씌워?
이런 괘씸한지고..  


뭐 이런 건가?

실소를 금할 수 없다.

+)
참고로 가장 최근에 선거법 위반으로 실형을 살았던 것은, 내 기억으로는 서청원 전 친박연대 대표이다.
당시 친박연대는 당 공식 계좌로 비례대표 선순위 후보자들에게 차입금을 받았는데, 이에 대해 정치자금법 및 공직선거법을 위반했다 하여 당 대표였던 서청원은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 받았다. 
서청원은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이명박이 아닌 박근혜를 지지하여 이명박의 눈 밖에 났던 적이 있다.
그로 인해 공천에서 배제되었고, 이를 반발해 친박연대를 만든 장본인이다.

18대 총선에서 특별당비나 차입금 형태로 한나라당은 300억 이상, 민주당(당시 통합민주당)은 200억 이상, 그리고 자유선진당은 30억 이상을 받았다.
그런데 당비와 관련해 문제가 된 것은 서청원의 친박연대와 문국현의 창조한국당 뿐이다.

공교롭게도 문국현 역시 이명박의 눈밖에 심하게 난 인물로 꼽힌다.
바로 대통령 후보 토론에서 이명박을 면전에 두고 심하게 부패한 세력이라 일갈했던 것.

이 모두 그저 우연이라고만 할 수 있을까?

아, 그리고.. 박근혜와 친박 의원들은 왜 안 잡아가?



****

정부는 지난 해, 남은 임기 동안 공정사회를 구현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정부가 그런 말 할 자격이 있는가부터 시작해 수많은 논란이 일었다.
시대의 구호는 결핍에 따른 것이다.
즉, 공정사회라는 기치는, 그만큼 사회가 공정하지 않다는 것을 증명한다.


내가 생각하는 공정함은 크게 두가지이다.

하나는 시시비비를 가리는 공정함이다.
어떤 사안에 대해 옳고 그름을 말할 때는 명확한 기준을 가져야 한다.
적어도 똑같은 사안에 대해 이쪽에는 너그럽고 저쪽에는 가혹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지난 정부에서 보수언론과 한나라당, 검찰이 노무현에 대해 들이댄 잣대가 옳았다면, 이번 정부에서 이명박에게도 똑같이 들이대져야 한다.
노건평에게 죄를 물었던 이들은 똑같은 잣대로 이상득에게도 죄를 물어야 한다.
그 공평한 잣대로 시비를 가린 결과 죄가 없다면 환영할 일이다.
죄가 있다면 역시 같은 기준으로 처벌 받아야 옳다.

국정 운영에서도 마찬가지다.
민주주의의 근간은 대화와 타협이며, 과반을 차지했다고 해서 국정을 주도하면 안 된다.
이는 지난 17대 국회에서 과반을 차지한 열린우리당에 대해 한나라당이 줄기차게 주장한 바이다.
하지만 상황이 역전된 18대 국회에서 한나라당이 했던 것은 온통 자기부정이었다.
무엇이 공정한 것인가?

이건 한나라당 진영에만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보수나 진보나 남의 허물을 캘 때는 세상에 홀로 정의로운 척 하다, 정작 자기의 문제에 대해서는 외면하는 경우가 있다.
이는 정말 뼈저린 반성이 필요한 부분이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라 했다.
수신도 안 되는 치들이 치국을하고 평천하를 논하니 세상이 어지러운 것이다.
공정사회의 기치는 수신에서부터 시작되어야 옳다.


또 다른 공정함은 체급에 따른 합리적인 차별이다.

일찌기 윌리엄 블레이크는 "사자와 소를 위한 하나의 법은 억압"이라고 말했다.
사자와 소를 한 울타리에 넣고 경쟁하라면 그건 사자보고 소를 잡아 먹으라는, 소보고 사자에게 잡아 먹히라는 얘기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 일률적인 잣대는 공정함이 아니다.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일이나, 복지제도,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불공정 경쟁을 규제하는 일이나 시장을 관리 감독하는 일 등 거의 모든 사회적 공정함이 여기에 해당한다.



*****

애초에 정봉주의 혐의들이 형사소송으로 기소될만한 사안이었는지도 논란거리지만..
백번 양보해 그게 기소될 거리였다 치자.
하지만 과연 징역 1년의 실형을 살만한 사안이었는가?


좀 다른 얘기지만 여기 이른바 사법부의 정의와 양심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례가 있다.

바로 이건희의 형량에 관한 이야기이다.

이건희는 지난 2008년, 양도소득세를 465억 포탈하고, 아들 이재용에게 에버랜드의 주식을 헐값으로 넘겨 삼성 SDS에 227억의 손해를 입혔다는 혐의로 기소됐다.
그리고 이는 범죄 사실로 소명되었다.

나야 법에 대해 잘 모르지만, 법을 잘 아는 사람들의 정리에 따르면 다음과 같다.
(http://ejung01.tistory.com/84 참조)

앞에 양도소득세를 465억 포탈한 혐의는 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조세포탈죄에 해당한다고 한다.
이는 무기징역이나 징역 5년 이상의 형을 받는다고 한다.
또 뒤의 삼성SDS에 227억의 손해를 입힌 혐의는 배임죄에 해당하여 역시 마찬가지로 무기징역이나 징역 5년 이상의 형을 받는다고 한다.
아마 금액이 천문학적인 액수이기 때문이겠지.
두가지 이상의 죄를 지었을 대에 대한 가중처벌에 따르면, 가장 무거운 죄가 규정한 법정형에서 1/2 이상 가중처벌할 수 있다고 하니.. 최소 7년 6개월 이상의 징역형이 예상되는 혐의가 범죄 사실로 소명된 것이다.
그리고 법원의 양형 기준에 따르면 50억원 이상의 배임은 징역 4년이라고 한다. 
하지만 실제 선고된 형량은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 벌금 1100억원이다.[각주:2]

참으로 정의롭지 않은가! 
참으로 공정하지 않은가!

왜 뜬금없이 이건희 타령이냐고 할지 모르겠다.
국가의 동량인 삼성을 비방하는 좌빨이라 욕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그런 부담을 각오하고라도(웃기시네), 이건희의 사례를 들어 내가 말하고 싶은 건 이거다.

사법부는 과연 정의로운가?
사법부는 정말 공정한 집단일까? 
사법부가 정봉주는 유죄, 라고 말하면 아 그렇구나 하고 믿으면 되는 걸까?





******

그런데 너무 뻔하다.
정봉주에 대한 법원의 판결은 굳이 음모론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아니라고 해도, 너무 빤히 보인다.

만약 사법부가 철저히 독립적으로 그들이 생각하는 정의를 구현한 것이라면, 이런 사법부는 믿을 수 없다.
비합리적이라는 말이 과분하다.
멍청하고, 모자라다. 

만약 사법부가 누군가의 외압에 의해 내린 선고라면, 그 외압의 당사자가 멍청한 것이다.
역풍을 예상하지 못한다는 건가?
아니면 애초에 대중은 무지하다, 쉽게 식어 버린다는 것을 전제로 한 걸까?

그런데 둘 다 석연치 않다.
그렇게 높으신 양반들이 뭐 그리 멍청하단 말인가?
이 정도는 시정잡배(판사 말고[각주:3])도 다 알텐데 말이다.


혹시 이거..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사법부가 역풍을 계산해 짜 놓은 덫이 아닐까?
가카를 위한 빅엿을 만든 것 아닌가 말이다.

 ......

세월이 하수상하니 이런 생각이라도 하면서 울적한 맘을 달래야 한다.
정말이지 이 정부 들어 늘은 것은 의심과 상상력이다.
이런 추세라면 곧 누구보다 창의적인 인간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

앞으로 1년의 징역을 살아야 하는 정봉주 개인에게는 참으로 유감이지만..
이로써 정봉주는 정권교체의 진정한 밀알이요, 살신성인의 표본이 된다.
모든 위대한 정치인들은 역경과 고초를 넘어 신화가 되었다. 
아직 정봉주가 위대한 정치인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대중은 앞으로 그의 행보를 주의깊게 지켜 볼 것이다.
인생사 새옹지마라 했다.
이 사건이 전화위복이 되어 그를 진정 위대한 정치인으로 만들어 줄 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번에는 우리의 몫이다.
정봉주의 억울함을 풀어 주는 일은 하나 뿐이다.
내년 4월 총선에서 승리하고, 대선에서 정권을 교체하는 일.
그리하여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지를 명명백백하게 가리는 일 말이다.
어차피 사면/복권이라는 통로가 있는 이상 10년의 피선거권 박탈은 상징적인 것일 뿐이다. 
김어준 말마따나, 우리 대신 불의에 항거해 돌 맞고 있다.
같이 맞아 주지는 못 하지만 선거 때 표 한 장 제대로 쓰는 일은 할 수 있다.
아니, 해야 한다.


참자.
버텨내자.
인동초가 되자. 
겨울이 지나면 봄이 온다. 

그리고 기억하자.
잊지 말자.

우리 최대의 적은 망각이다.




 
  1. 최근 그는 '나는 꼼수다'에서 자신이 그 역할을 했던 이유에 대해 - 대통령으로 당선될 것이 유력한 이명박에 대한 폭로를 부담스러워했던 당시 다선 의원들이 초선인 정봉주에게 떠맡긴 때문이라 했다. [본문으로]
  2. 사법부의 선고에 대한 자세한 반박은 위 링크에서 확인하도록 하고 여기서는 그냥 결과만 보자. [본문으로]
  3. http://media.daum.net/society/others/view.html?cateid=1067&newsid=20111220032306921&p=chosun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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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도의 주군은 백성의 지지에 승부를 걸고, 패도의 주군은 군대의 지지에 승부를 걸며, 쇠퇴하는 주군은 지배계급의 지지에 승부를 걸고, 망하는 나라의 주군은 여자나 보석에 승부를 건다.(王主積于民 覇王積于將士 衰主積于貴人 亡主積于婦女珠玉)" <관자> '추언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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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화요일, 언론의 실제 수업 시간에 전현희 의원의 특강이 있었다.
교수님과 오랜 지인이라지.

전현희 의원은 얼마 전까지 민주당 대변인을 하던 사람이다.
18대 국회에는 비례대표로 등원했고, 그 전까지는 변호사이자 치과의사를 했단다.
남들은 하나 하기도 어려운 걸 두개나. 아니, 세개나.
대단한 욕심쟁이다. 그리고 엄청난 재능이다. 
공부가 제일 쉬웠어요, 인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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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을 듣고 바로 후기를 쓰고 싶었는데..
차일피일 미루고 하다보니 이렇게 늦어 버렸다.
뭔갈 쓰려해도 딱히 떠오르지 않는다.
감흥은 그새 다 옅어져 버렸다.


그런 중에도 아직 생각나는 건..
그의 이야기를 듣고
'나는 한번이라도 그렇게 치열해 본 적이 있던가' 하고 스스로에게 던지던 질문이었다.


단 한번이라도..
정말 이거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죽어라 노력해 본 적이 있었을까?

생각해보면 그렇다.
그냥 대충대충 살아왔던 것 같다.
돌이켜봤을 때 그때 나는 정말 열심히 살았어, 하고 말해 줄 수 있어야 한다는데..
과연 그랬나, 나는?

학교는 그야말로 출석 도장 찍으러 다녔고..
일은 어찌어찌하다보니 여기까지 왔다.
몇차례 뭔가 해 보자고 벌렸던 사업들은 그냥 멍하니 쳐다보다 다 말아 먹었고.
당장 재작년의 김해를 생각해봐도,
치열하지 않았던 그 순간순간이 떠오를 때 마다 안타까움 반 창피함 반.




DSLR-A900 | Pattern | 1/200sec | F/2.0 | 0.00 EV | 50.0mm | ISO-200


그의 이야기에 따르면, 민주당에서 비례대표를 받게 된 것은 자천에 의해서였다고 한다.
민주당 쪽에서 먼저 손을 내민게 아니라 스스로 민주당을 선택했다는 거지.

그래서 물었다.

당신은 치과의사에 변호사에.. 고향은 통영이고.
조건들만 보면 그야말로 한나라 스럽다.
비례대표 받은 것도 당연히 민주당에서 먼저 손을 내밀었겠거니 하고 생각했다.
그런데 스스로 선택한거라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
당신의 정체성이 민주당과 부합하는가.

그러니 그렇단다.
약자를 보듬어 줄 수 있는 사회를 만들고 싶단다.
진보의 가치를 실현하고 싶단다.

그래서 또 물었다.

그런데 당신은 손학규계로 알려져 있다.
손학규는 과거 전력이 있는데다, 최근 당 대표가 된 후 민주당이 우클릭 하고 있다는 비판을 듣고 있다.
바로 어제 촛불시위에 찾아 간 손학규가 학생들에게 비난을 받은 것도 같은 이유다.
진보의 가치가 손학규에 있다고 보기는 좀 어렵지 않은가?
이 점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나는 정치부 기자가 아니다.
그냥 일개 학생이다.
그리고 그는 그저 잘나가는 인생선배로서 좋은 얘기 해 주겠다고 왔을 뿐이다.


죽자고 달려드는 이런 질문은 사실 전혀 적절하지 않았다.
싸우자고 덤비는 것도 아니고 원..

하지만 궁금했다.
태생이 정치에 관심 많은 걸 어떡하나.

대충 얼버무리긴 했지만 싫은 티 안내줘서 고맙다.
부디 그가 원하는 정치를 할 수 있기를 바란다.






강연을 마치고 단체 사진.
왜 이리 도드라져보이지? 일부러 구석에 선다고 갔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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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un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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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NT

    단체사진을 보고 역시 실내 인물 사진엔 라이팅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

    2011.06.21 13:5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조선 건국 이래로 600년동안 우리는 권력에 맞서서 권력을 한번도 맛보지 못했고.
비록 그것이 정의라 할지라도, 비록 그것이 진리라 할지라도..
권력이 싫어하는 말을 했던 사람은, 또는 진리를 내세워서 권력에 저항했던 사람들은 전부 죽임을 당했습니다.
그 자손들까지 멸문지화를 당했습니다. 패가망신을 당했습니다.

600년동안 한국에서 부귀영화를 누리고자 하는 사람은 모두 권력에 줄을 서서 손바닥을 비비고 머리를 조아려야 했습니다.
그저 밥이나 먹고 살고 싶으면 세상에서 어떤 부정이 저질러져도, 어떤 불의가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어도..
강자가 부당하게 약자를 짓밟고 있어도 모른척 하고 고개 숙이고 외면해야 했습니다.

눈 감고 귀를 막고 비굴하게 사는 사람만이 목숨을 부지하고 밥이나 먹고 살 수 있었던 우리 600년의 역사.

제 어머니가 제게 남겨 주었던 제 가훈은
"
야 이놈아, 모난 돌이 정 맞는다. 계란으로 바위치기다. 바람 부는대로 물결 치는대로 눈치 보면서 살아라.
"

80년대에 시위하다가 감옥 간 우리의 정의롭고 혈기 넘치는 우리 젊은 아이들에게 그 어머니들이 간곡히 간곡히 타일렀던 그들의 가훈 역시
"
야 이놈아, 계란으로 바위치기다. 그만 둬라. 너는 뒤로 빠져라.
"

이 비겁한 교훈을 가르쳐야 했던 우리 600년의 역사 - 이 역사를 청산해야 합니다.

권력에 맞서 당당하게 권력을 한번 쟁취하는 역사가 이뤄져야만이 이제 비로소 우리의 젊은이들이 떳떳하게 정의를 얘기할 수 있고 떳떳하게 불의에 맞설 수 있는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이것입니다.


아빠와 정치를 논하면서, 노무현 대통령의 이 연설이 내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아빠는 줄곧 세상에 순응하고 살아야 한다고 말했다.
누군들 생각할 줄 몰라서 그러느냐고. 결국은 먹고 사는게 제일 중요하지 불만만 많아봐야 다 쓸데 없는 거라고.

나는 피를 토하듯 말했다.

그게 삶이고, 그게 세상이고.
그게 세상을 살아가는 방식이라면 - 그게 철듦이라면.
과연 그 철듦 - 꼭 해야하느냐고.

"
그때는 어쩔 수 없었다.
그게 삶이다.
"


그렇게만 말하면.. 과연 우리 세대에게, 또 우리가 그 아래 세대에게..
어떻게 정의를 가르칠 수 있단 말인가?



당신은 그렇게 가시면 안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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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un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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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7 재보선이 끝났다.
선거결과에 대해 김해 을의 경우를 제외하면 대체로 예상과 같았다는 평이다.


< daum.net 재보선 결과 한눈에 보기 서비스 참조 >


*

여당인 한나라당은 3곳의 국회의원 선거 중 김해 을 단 한 곳에서 당선됐고, 기초단체장을 뽑는 6개의 선거구에서 두 명이 당선됐을 뿐이다.
그 외 기초의원 선거나 시군구 의원 선거에서 여럿 당선되기는 했으나, 전체적인 판세를 좌우할만한 선거는 아니므로 결과에 큰 의미가 없다.
한나라당으로서는 김태호가 중앙정치로 화려하게 복귀했다는 것이 유일한 성과다. 김태호는 한때 대선후보로 거론될 만큼 차기 에이스로 각광받았으나, 국무총리 인선 과정에서 드러난 온갖 비리/비위 사실 때문에 낙마했었다. 워낙 이슈가 되었던 사안인지라 그가 다시 정계에 복귀하는 것이 이렇게 빠를 것이라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정작 전통적 텃밭이었던 분당 을에 나선 강재섭 한나라당 전 대표의 패배와, 강원도지사 선거에서 엄기영의 참패로 인해 당 분위기는 매우 침통하다.
향후 지도부 쇄신, 세대교체, 공천혁명 등 뻔하디 뻔한 처방들이 신문 지상을 뒤덮게 될 것이다. 그리고 소리만 요란하고 별로 달라진 것 없는 결과물을 들고, "우리는 쇄신했네" 하겠지.
그래도 선택은 늘 같을테니 말이다.

뭐 어떻든, 그 집안 얘기는 이만 해도 충분할 것 같다.



**

이에 반해 민주당은 한나라당의 텃밭인 분당 을에서 손학규 현 당대표가 강재섭을 제치고 당선됐고, 강원도에서는 최문순 의원이 엄기영을 크게 이기며 당선됐다. 민주당 이름 걸고 나간 선거에서 다 이겼으니 그야말로 압승이다. 지난 6.2 지방선거에서는 민주당의 이름이라기보다 노무현의 이름, 야권연대의 이름이 더욱 컸던 것이 사실이다. 정세균 의원이 이끌던 당시의 민주당은 그냥 숟가락만 얹었을 뿐이라는 평가가 다수였다. 하지만 이번은 다르다. 이번 선거에서는 분당 을이나, 강원도 모두 야권 연대의 기치보다는 민주당 자체의 역량으로 승리를 이뤘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먼저 손학규 대표는 3년만에 여의도정치로 화려하게 복귀하게 되었다. 여당의 텃밭에서 여당의 전대표라는 강력한 상대를 제쳤다. 분당 을에서 민주당이 당선된 것은 사상 처음이라고 한다. 이런 혁혁한 전과는 그의 당대표로서의 입지를 매우 튼튼하게 다져줄 수 있을 것이며, 더 나아가 야권 대선후보 중에서 가장 앞으로 나아가는 발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당초 분당 을에 출마할 것을 선언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내게 "손학규는 무슨 생각일까?" 하고 물었다. 그에 대해 나는 손학규 대표가 매우 중대하고, 매우 현명한 결정을 했다고 말했다. 나는 그가 선거에서 이기든 지든 모든 것을 얻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만약 손학규 대표가 분당 을에 출마하지 않았다면?
첫째로, 그는 지지율 정체에서 헤어나오지 못했을 것이다.
야권을 위해 십자가를 매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 몸을 사렸다면, 가뜩이나 낮은 지지율이 더 떨어지고 말 것이다. 사실 뚜렷한 이미지를 구축하지 못하고, 의원직이 없어 중앙정치에 나서지 못하는 손학규 대표는 이슈 메이킹 능력이 몹시 떨어지고 있었다. 이대로는 죽도 밥도 안 된다.
둘째로, 분당 을에 거물급 정치인이 나서지 않았다면 이슈가 되지 못했을 것이다.
분당 을은 민주당 뿐 아니라 야권 누구에게도 기피하고픈 선거구였다. 누군가는 총대를 매야 했지만 이 지역구에 맞는 체급을 가진 정치인들은 다들 몸 사리느라 바빴다. 손학규마저 몸을 사려서 인지도가 떨어지는 인물이 그 자리를 대체했다면 결과가 어떻게 됐을지는 불보듯 뻔하다. 이런 예상대로라면 가뜩이나 낮은 지지율이 재보궐선거 결과에 대한 책임 때문에 더 내려가 점점 더 경쟁력을 잃게 됐을 것이다. 아마 그랬다면 그의 정적들이 그를 가만두지 않았겠지. 가뜩이나 지금도 정체성에 대해 의문을 품는 사람들이 많은데 말이다.
셋째로, 의원직에 목마른 것은 손학규 자신이었다는 점이다. 내년 총선, 대선을 앞두고 의원직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은 향후 당내 주도권 경쟁에서 불리하게 작용하는 요소가 된다. 어떻든 중앙정치에 몸을 담그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순천이나 김해 을을 노릴 수는 없다. 지난 총선에서 정동영 의원이 받았던 비난이 고스란히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어차피 남은 것은 분당 을 뿐이었다.
넷째로, 패배해도 잃을 것이 없다는 것이다.
아니, 잃을 것이 없는게 아니라 패배를 해도 남는 장사다. 정적들로부터 '박해'를 받고, '당의 어려움을 위해 몸을 던졌다' 라는 순교자의 이미지를 얻을 수 있다. 수많은 부동표가 몰리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가? 이쯤되면 정적들이 떠밀지 않아도 본인이 자원해야만 하는 일이었다. 그런데도 일부에서 이 기회에 그를 제거한답시고 그렇게 야멸차게 몰아갔으니 정말 우스운 일이 아닌가. 정적이라는 사람들이 손학규 대표에게 점점 더 유리한 상황을 만들어 준 것이다.

손학규 대표는 2007년 한나라당을 탈당하고 민주당에 입당한 대표적인 전향 정치인이다. 애초에 한나라당에서 정치 경력의 대부분을 쌓은 만큼, 성향도 크게 다르지 않다는 평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손학규의 성향이 분당 을에서 당선될 수 있었던 요인 중 하나였을지도 모른다. 만약 이해찬이라든가, 유시민 같은 대표적인 반한나라당, 반기득권적 정치인이 후보로 나섰다면 이길 수 없었을지도 모른다. 당 내에서는 손학규의 정체성에 대해 의문을 품지만, 당 바깥에서는 그런 정체성의 모호함을 '온건함', '합리적' 이라고 받아 들이는 것 같다. 이런 것들이 중도, 보수 색을 지닌 유권자를 지지층으로 만들 수 있는 요인이 된다. 이는 손학규 대표가 가지고 있는 가장 큰 재산일 것이다.

최문순 의원이 승리한 강원지사 보궐선거는 지사직을 박탈당한 이광재 전 의원에 대한 재신임, 복권이라는 의미가 강하기 때문에 그 의의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강원도지사 선거는 재보궐 선거 기간 내내 가장 큰 이슈였다. 그리고 그 이슈 중 대부분은 한나라당에서 후보로 나온 엄기영 전 MBC 사장에 관한 것이었다. 스타 앵커 출신으로 야권 성향이 강하다고 알려져있던 엄기영 전 사장이 한나라당에 입당한 것도 놀랍고, 그가 강원지사 선거에 출마하면서 쏟아냈던 막말과 궤변, 그리고 불법적 선거운동에 대해 사람들은 놀라고 좌절했다. 믿을 놈 하나 없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던 것이다. 그 과정에서 민주당의 최문순 의원은 존재감이 없다는 혹평까지 받아야했지만, 어떻든 선거는 이기면 그걸로 끝이다. 내가 잘해 이겼든, 상대가 자멸했든 그건 중요하지 않다. 적어도 이 시점에서는 말이다. 
다만 여당과 검찰, 선관위의 삼각편대가 또 어떤 식으로 발목을 잡을지에 대해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미 SMS 허위발송건으로 당선취소 으름장을 놓았으니 말이다. 하지만 설령 SMS 허위발송이 의도된 불법이라쳐도, 엄기영 콜센터장을 앞세운 한나라당은 할 말이 없다. 게다가 이 정도의 일로 결과를 뒤바꾼다는 것은 애초에 말이 되지 않는다. 둘 간의 표차는 2만 5천표에 육박하기 때문이다. 물론 할 수만 있다면 당선인 이름에 파란 매직이라도 그을 사람들이므로 안심할 수만은 없다.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이다.

이번 선거를 통해 민주당은 야권연대의 맹주임을 다시 한번 확인시켰고,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가능성 있는 대안'이라는 이미지를 확고히 하는데 성공했다.
게다가 순천에서의 무공천, 김해 을의 후보 단일화를 통해 '양보할 줄 아는 정당'이라는 이미지도 얻어냈다. 사실관계가 어떻다 하는 것은 다음 문제이다. 현대 정치에서 이미지를 구축하고 선점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또 한번 깨달을 수 있다고 하겠다.




***

민주노동당 역시 민주당처럼 지역구 의석 하나와 기초단체장 의석 하나를 손에 넣었다.
이는 민주노동당이 대안세력으로서 인정받은 결과기도 했지만, 야권단일화의 장학생이라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결과이기도 했다.
민주노동당은 어느 정당보다 야권단일화에 적극적이고, 때로 민주당에 많은 것들을 양보하는 등 지나치게 현실적인 모습을 보여 다른 군소정당들에게 민주당 2중대라는 비아냥을 들어야만 했다. 하지만 그 결과 민주노동당은 이번 재보궐선거에서 민주당과 한나라당에 어께를 나란히 하는 성적표를 얻게 되었다. 옳고 그름을 논하기 전에, 그들이 거둔 성과는 분명 박수 받아야 할 것이다.

민주노동당은 호남 지역에서 최초로 국회의원을 배출하는 성과를 올렸다.

순천은 야권연대의 이름이 어느 정도의 파괴력을 가지는지를 가늠하는 척도가 될 수 있었다.
특정정당의 지지세가 아주 강한 지역에서, 다른 당의 후보가 야권연대로 추대된다면 과연 어느 정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까 하는 점에서 주목되었던 것이다.
실제로 민주당이 순천에서 무공천을 선언하자 몇몇 민주당 실력자들은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하기도 했다. 야권연대를 부정한 것이다.
그리고 그런 후보의 난립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당선자가 30%대의 득표율을 기록하게 만들었다. 맙소사, 야권단일후보가 고작 30%의 득표율이라니. 
물론 결과는 어떻든 승리했고, 야권연대의 가치는 여전히 지켜졌다. 하지만 앞으로 이런 반칙을 계속 용인한다면 야권연대의 미래는 결코 밝지 못할 것이다.

또 민주노동당은 울산 동구청장 선거에서도 승리했다. 
사실 울산 동구는 현대중공업 등 노조의 입김이 세서 전통적으로 진보, 노동정당이 힘을 발휘하는 곳이다.
선거를 앞두고 일부에서는, 예전에 정몽준 의원의 지역구였던 곳인만큼 한나라당에 유리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결과를 통해, 그건 그저 정몽준 의원이 현대 일가의 아들이었기 때문에 나타난 결과라는 것이 확인되었다. 도대체 '현대', 와 '돈'을 빼고, 정몽준 의원이 내세울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아, 소망교회가 있구나!


민주노동당은 진보성향의 정당 중 유일하게 중앙정치에 확고히 자리를 잡은 정당이다. 그리고 이번 선거 결과를 통해 한나라 - 민주의 양당 구도 속에서 작은 정당이 살아 남는 방법 - 더 나아가 세력을 늘려 나가는 가장 이상적인 방법을 제시했다. 최근 민주노동당의 눈부신 성장 뒤에는 권영길이나 강기갑 같은 앞선 세대와, 이정희 당 대표를 위시한 신진 세력의 적절한 조화가 있었다. 그리고 이정희 당 대표의 바른 리더십이 크게 한 몫하고 있다고 보여진다.

민주노동당에게도 그렇지만, 이정희 대표에게도 내년 총선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현직 비례대표 의원으로서 당대표에 적을 두고 있는 그가 총선에서 의석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당 대표로서의 입지가 흔들릴 것이고, 그의 건강한 진보도 힘을 잃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

국민참여당은 이번 재보궐 선거를 통해 가장 많은 것을 잃었다.
아무 존재감이 없던 진보신당보다 더 못한 결과다.

유시민 신임 당대표의 취임 일성이었던 원내입성은 국민참여당의 열망이었다.
정당이 원내에 적을 둔 다는 것은 여러가지 의미를 가지고 있지만, 선거에 있어서도 매우 중요한 일이다. 선거에서 고정기호를 부여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고작 1년도 안 되는 임기의 의원직을 위해 당의 모든 것을 쏟아부었던 것이다.

김해 을 지역구는 이번 재보궐선거에서 가장 어렵게 야권 후보 단일화 과정이 이뤄진 곳이었다.
민주당과 국민참여당은 후보 단일화 협상 과정에서 날선 공방을 벌였고, 그 와중에 국민참여당과 유시민 대표의 벼랑끝 전술이 문제시되었다.
국민참여당에게는 조금 억울한 일일 수도 있으나, 상황은 국민참여당에게 결코 우호적이지 않았다.
원내입성이라는 지상과제를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았던 모습이 불편하게 느껴진 것이다.

이런 소란은 친노의 적통성 논란부터 시작해, 경선룰의 공정성 문제에 이르기까지 계속됐다.
그 과정에서 유시민 대표는 이슈가 생길 때마다 전면에 나서 원하는 대로 결과를 이끌어냈다.
결국 경선에서 승리해 야권단일후보를 배출할 수 있었지만, 그 과정에서 많은 것을 잃게 되었다는 평가가 중론을 이뤘다.
이른바 '유시민 비토론'이 다시 한번 힘을 받게 된 것이다.


누차 말하지만, 선거라는 것은 그 특성 상, 결과가 좋다면 모두 좋기 마련이다.
그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결과가 좋았다면 그걸로 또 다른 역사가 씌어졌을 것이다.
하지만 국민참여당에 허락된 것은 이번에도 여기까지였다. 

결국 국민참여당은 패배했다.
그것도 비리의 온상으로 지목되어 정계에서 쫓겨나다시피한 김태호 전 경남지사에게. 김태호 전 지사가 정계에 다시 복귀한 것은 채 1년도 되지 않았다. 
더구나 김해는 친노그룹에게 성지 같은 곳이다. 친노그룹의 적자임을 내세우던 국민참여당으로서 이 선거는 반드시 승리해야 했다.
거기에 지난 경기지사 선거와 이번 김해 을 보궐선거에서 연거푸 패배한 대가는 꽤 클 것이다.


유시민 대표는 아무 것도 잘못하지 않았다. 하지만 더 잘 할 수는 있었다.
무엇보다도 보다 긴 호흡이 필요해 보인다. 
국민참여당은 집단 조급증에 빠진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당장 이번 총선, 당장 다음 대선에 목을 매고 있다.

마오쩌뚱이 공산혁명을 성공하기까지 1만km가 넘는 대장정이 있었다.
신생정당이라는 그들의 위치를 다시 새겨 보는 것은 어떨까?
선거에서 이기고 지는 것은 언제나 있을 수 있는 일이니 말이다.



*****

전반적으로 재보궐선거는 여당의 패배, 야당의 승리로 끝났다.
김해 을에서의 화룡점정이 있었다면 여당의 완패요 야권의 압승이라 할 수 있었겠지만, 
이번에도 유권자들의 선택은 일방적인 쏠림을 경계했다.


이번 선거 결과가 내년 총선에도 그대로 이어질지는 알 수 없다.
지난 해 지방선거에서 야권이 승리했지만, 바로 다음의 재보선에서는 여당이 승리하기도 했던 것처럼 선거 결과에 일희일비해서는 안 된다.

승리의 축배는 오늘까지, 패배의 좌절도 오늘까지만.
내일부터는 또 다른 걸음을 내딛어야 한다.


승리한 자들이여, 오만을 경계하라.
특히 대중은 인내심이 부족하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오늘의 승리가 내일의 승리로도 이어질 수 있게 하려면 지지층을 실망시켜서는 안 된다.



끝으로, 당선인들에게 축하를.. 낙선인들에게는 심심한 위로를 건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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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스트 학생들의 죽음에 부쳐

먼저 카이스트 학생들의 죽음에 대해 깊이 애도합니다. 그들이 내린 극단적 선택을 지지할 수는 없지만, 그런 선택을 하기까지 그들이 겪어야 했을 지독한 외로움을 생각하면 그저 애통한 마음입니다. 그 외로운 마음들에 한번도 손 내밀어 준 적 없는 사회의 일원이라는 것이 참으로 미안합니다. 그럼에도 마음만 가득할 뿐, 무엇 하나 바꿀 수 없어 빈 주먹만 움켜 쥐어야 하기에 그저 안타까울 뿐입니다.

카이스트 학생들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는 그간 참 보고 싶지 않은 뉴스였습니다. 기사를 열어 자세히 들여다보면 더 괴로워질 것 같아서 일부러라도 외면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처음 어떤 학생이 자살했다는 뉴스를 보고, 늘 있던 그런 일들 중 하나라 생각했습니다. 얼마 후 그 학생이 입학사정관제를 통해 입학했던 공고 졸업생이었다는 얘기를 얼핏 듣고는.. 경쟁에서 뒤처진 사람이 낙오하고 마는, 그저 그런 뉴스구나 하고 말았습니다. 역시나 자세히 알고 싶지 않았습니다. 때로 삶은 지나치게 고단한지라, 기왕이면 즐겁고 유쾌한 뉴스를 보고 싶은데 '사람이 자살로 죽었다' 하는 류의 보고나면 뻔히 우울해 질 이야기는 보고 싶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나서도 두어번의 죽음이 더 있었습니다. 이거 얼마 전에 나왔던 뉴스 아니야? 하는 데자뷰 아닌 데자뷰를 느끼면서도 '허, 거참 문제 있네' 하고 마는게 전부였습니다. 적어도 네번째 학생의 죽음으로 전 사회가 시끄러워지기 전까지는 말이죠. 솔직히 그 후로도 뉴스 기사를 섭렵한 것은 아닙니다. 대체로 어떤 일들이 있었고, 어떤 것들이 문제다 하는 정도만 알 정도로 몇개의 분석 기사를 읽은 것이 전부니까요. 격해진 감정으로 다룰 이슈가 아니라고 생각했고, 그렇게 아파하고 안타까워 하는 것은 꼭 제가 아니어도 다들 하고 있을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저 역시 수많은 방관자 중 하나에 지나지 않았으며, 지금도 그 이상이 되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더 이렇게 안타까운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는 실수하는 법을 배운 적이 없습니다.

카이스트 학생들이 자살을 선택하게 된 일차적 원인은 아마도 경쟁에서의 뒤쳐짐, 낙오와 그에 대한 자괴감 - 자존감의 상실 때문일 것입니다. 어렸을 때 부터 줄곧 영재니 천재니 소리 들으며, 한번도 실패라는 걸 해 본 적이 없는 아이들이 경쟁에서 뒤처졌다는 것, 낙오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할 때, 패배자인 자신을 인정해야 할 때 감당하기 힘든 극심한 스트레스를 겪게 되었고, 그런 스트레스가 그들을 극단적인 선택으로 이끌었을 것입니다. 이런 이야기들에 대해서는 이미 많은 전문가들이 의견을 냈고, 그런 주장을 담은 기사들이 많이 있으니 굳이 출처를 밝히거나 첨언을 할 필요도 없을 것 같습니다. 영어 수업에 대한 폐해나 전공수업위주의 커리큘럼 등에 대해서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이에 대해 교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경쟁에서 밀렸다고 자살을 선택하는 나약한 심성이 문제라고요. 

그렇지만 저는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그들은 실수하는 법을, 실패해도 괜찮다는 걸 배운 적이 없다고 말입니다. 

저는 카이스트와 아무런 관계가 없는 사람입니다. 카이스트 학생들을 한번도 본 적도 없고, 카이스트를 가 본 적도 없습니다. 그들처럼 주위의 기대를 한몸에 받는 엘리트가 되어 본 적도 없습니다. 그런데도 제가 이렇게 애끓는 심정으로 이 이야기를 하는 것은, 이게 비단 카이스트 학생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이야기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이 얘기는 다시 이렇게 바꿀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실수하는 법을 배운 적이 없습니다. 우리가 배운 실수는 곧 실패고, 패배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실패는 돌이킬 수 없는 낙오로 이어질 뿐입니다.

"우리는 모두가 위인이 되라고 가르치지만, 미국에서는 그러지 않는다. 훌륭한 시민이 되라고 가르칠 뿐이다. 모두가 위인이 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다만 훌륭한 시민 가운데서 위인이 나올 수는 있다. 이것이 미국과 한국의 차이이다."

이는 얼마 전 어떤 뉴스 기사에서 읽은 이야기입니다. 아마도 이번 카이스트 사태에 대한 뉴스 기사였을텐데, 정확히 기억할 수는 없지만 대략 저런 뉘앙스의 이야기였습니다.

위의 얘기에서처럼 우리는 어렸을 때 부터 '위인'이 되라고 배웁니다. 우리는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이라는 씁쓸한 이야기가 유행어가 되는 그런 세상에서 자라왔습니다. 그러나 1등이 되라고 배웠다고해서 모두가 1등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사실은 극히 일부만이 저마다의 분야에서 1등이 될 수 있으며, 나머지 절대다수는 그렇지 못합니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상실감과 패배감, 열등감을 겪으며 자라게 됩니다. 우리는 어쩌면 스스로의 가능성을 찾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한계를 인정하는 법을 먼저 배우게 되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승자독식의 사회

위에서 언급한대로 우리는 실수해도 괜찮다는 걸 배워 본 적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처한 상황은 매번 무한경쟁이었고, 그 경쟁의 결과는 항상 지나치게 무거운 무게로 우리의 삶을 규정하곤 했기 때문입니다.

제가 초등학교를 다닐 때, 선생님들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시험이라는 것은 현재 너희들의 수준을 가늠하는 수단일 뿐이다. 스스로가 뭘 알고, 뭘 모르는지 확인하는 것으로 자신이 부족함을 깨달아 더 열심히 노력하라는 의미이다." 

하지만 중학교 쯤 올라가면 선생님들은 더 이상 그렇게 말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고등학교에 올라가면 시험은 곧 전쟁입니다. 시험에는 '일렬로 줄세우기' 외 다른 의미가 있을 수 없습니다. 내신 성적에 반영되는 중간고사, 기말고사와 같은 시험들은 그 하나 하나가 인생을 결정짓는 중요한 의미를 가지게 됩니다. 거기에 더해, 단 한 차례의 수능시험으로 인생이 달라집니다. 재수, 삼수를 하면 되니 기회는 여러 번 있는 것 아니냐 하고 말할 수 있겠지만, 어린 나이에 치르는 시험 성적 - 그것도 1년에 한번 치르는 - 으로 인생을 결정한다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가에 대해서는 여전히 생각해 볼 일입니다.

19살에 의대에 진학한다면 그 인생은 이미 반 이상 성공한 셈입니다. 스무 살이 채 안 됐으니 기대 수명의 반의 반도 안 살았는데 말입니다. 그러니 재수, 삼수 아니라 뭘 해서라도 갈 수만 있다면 그렇게 해야 합니다.

하지만 다들 의대를 갈 수는 없죠. 또 다들 명문대에 진학할 수도 없습니다. 절대 다수는 이미 낙오의 대열에 있습니다. 대학 입시라는 관문을 잘 넘지 못하면, 거기서부터 계층이 갈리기 시작합니다. 앞으로 선택할 수 있는 직업, 직장의 제한은 물론, 만나는 사람의 부류 까지도 이 시점에서 나뉘게 됩니다. 사회적 계층이라고 하지요. 요즘은 이런 것들이 결정되는 시점이 점점 더 일러져서, 고등학교도 아니고 중학교 입시에조차 그렇게 야단이라고들 하지요?

아무튼 그렇게 계층이 나뉘면, 어지간해서는 그걸 극복하기가 어렵습니다. 자연히 학생들은 저마다 스펙 쌓기에 올인하게 됩니다. 뒤늦게라도 따라잡아서 경쟁에서 살아남지 않으면 그대로 끝이니까요. 이제 한번 뒤처지면 다시는 따라잡을 수 없는 걸 다들 아는 겁니다. 하지만 일렬로 줄세우다보면, 그 과정에서 반드시 낙오하고 도태하는 사람이 나오게 됩니다. 그러면 그 인생은 별볼일 없어지게 됩니다. 아무리 노력해봤자 크게 달라질 것이 없습니다. 우리네 사회란 것이 당장 취업이란 첫 단추를 잘 꿰지 못 하면 그 다음 단추도, 그 다음 단추도 잘 꿸 수 없는 구조니까요.

애초에 이런 성공과 실패의 간극을 좁히거나 역전 시킬 수 있는 것은 아주 극소수의 선택받은 아이들 뿐입니다. 집에 돈이 많거나, 우연히 어떤 특별한 기회를 잡았거나 하는 경우 말입니다. 나머지 절대 다수는 평생을 노력해도 그 격차를 줄이기가 힘듭니다. 매우 보수적으로 말해 '줄이기가 힘든' 것이지, 사실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이런 현상이 점점 더 심해지고 있음은 굳이 자료를 들이 밀지 않더라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바로 우리 사회가 승자독식의 논리가 지배하는 사회이기 때문입니다.


다시 얘기를 돌려, 카이스트 학생들이라면 이미 사회적 성공에 매우 근접한 사람들입니다. 성공에 근접한만큼, 그들은 성공의 반대가 무엇인지도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그들이 지금 가지고 있는 것들, 그리고 가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것들을 놓치면 어떻게 될지에 대해서 그들은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아니, 어쩌면 알지도 못하고, 알고 싶지 않을 지도 모릅니다. 그들에게 실패란 있을 수 없는 단어입니다. 실패해도 다시 시작하면 된다는 것을 배운 적도 없습니다. 

이건 꼭 카이스트 학생들만의 이야기가 아니죠. 다시 말하지만 우리 모두의 이야기입니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모두가 저마다의 가진 것을 잃지 않으려 필사적입니다. 여기서 밀리면 그나마 가진 것마저도 다 빼앗겨야 한다는 걸 모두가 알고 있으니까요. 그러니 경쟁에서의 낙오로 인한 자살은 비단 카이스트 학생들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이번에 카이스트의 자살이 특히 이슈가 되었을 뿐, 이런 일은 이미 여타 학교에서도 빈번하게 있는 일들입니다. 

일부 그런 사람들도 있긴 하겠지만, 자살한 학생들 모두가 특별히 예민하고 정신적으로 나약한 것이 아닙니다. 실제로 우리 사회는 실패를 용인하지도 않고, 실패한 사람들에게 재도전의 기회를 주지도 않습니다. 한번 실패하면 그대로 끝입니다. 그들은 그 끝에 좀 더 빨리 다다랐을 뿐입니다.

우리는 '실패를 해서는 안 된다'고 배우며 자랐습니다. 아주 가끔 '실패는 성공에 이르는 하나의 과정이 될 수도 있다'고 배우기도 합니다만, 성공에 대한 전 사회적 강압에 의해 이내 잊혀지고 맙니다. 물론 간혹 재수, 삼수와 같이 재도전의 기회가 있기도 합니다만 극히 특수한 경우의 예일 뿐 대체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또한 재도전의 대가는 무척 가혹합니다. 카이스트만 '징벌적 등록금제'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 제도가 명문화되어 있지는 않지만 우리가 다니고 있는 일반 대학교에서도 양상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많은 학생들이 학점을 '리모델링' 합니다. 학점관리를 위해 이미 들은 수업도 학점이 좋지 않으면 '지워' 버립니다. 1년에 천만원을 육박하는 대학교 등록금을 감안하면, 그리고 대학 생활에 필요한 부대 비용까지 생각하면, 우리 모두는 이미 '징벌적 등록금제'를 적용받고 있습니다.

이 과정은 그야말로 무한경쟁이자, 이긴 사람이 모든 것을 갖는 '승자독식'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청년실업문제에 두고 "눈높이를 낮춰라"고 말해서 한때 화제가 됐었습니다. 그 얘기 역시 비슷한 맥락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한번 단추를 잘못 꿰면 그 다음이 어떻게 되는지, 한번 아래 계층으로 내려가면 위로 올라가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알고나 하는 소리일까요? 중소기업에서 경력을 쌓아 대기업으로 이직한다니, 그런 빈도가 얼마나 되는지 관련 통계가 있으면 한번 보여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저 역시 근 10여년을 중소기업에서 일했고, 그 과정에서 관공서와 대기업과 여러번 일을 했지만 그런 케이스에 대해서는 한번도 들어 본 일이 없습니다. 다만, 계약직으로 옮겨 갔다는 얘기는 몇번 들었습니다. 중소기업 때보다 못한 연봉과 대우를 감수한 채 2년 계약직으로 말입니다. 왜 그럴까요? 그렇게 해서라도 '을'이 아닌 '갑'에 서고 싶기 때문입니다. 한번 '을'이 되면, '병', '정'은 되기 쉬워도 '갑'이 되기는 너무너무 어려운게 우리 사회입니다. 

사정이 이런데 눈높이를 낮추라고요? 그런 말을 하려면, 계층 간 이동이 활발한 사회를 만들어 주든지, 아니면 계층의 분화로 인한 차이가 너무 크지 않도록 조정을 하든지 해야 할 것입니다.

얘기가 여기까지 오면 또 "우리 때는 보릿고개가 있었는데, 끼니 다 챙겨먹는 것만으로 얼마나 행복한 지 아는가?" 하실 겁니다. 하지만, 그건 인간과 사회에 대한 몰이해에서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모두가 다 굶을 때 함께 한끼 굶는 것과 모두가 다 끼니 걱정안 하고 살 때 한 끼 굶는 것은 같은 한 끼 굶는 것이라도 받아 들이는 차이는 엄청나게 됩니다. 이런 기본적인 심리에 대해서도 이해하지 못하는 가운데 나온 얘기가 얼마나 설득력이 있을지는 더 말할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왜 거부하지 않았느냐고요?

교수님께서는 또 그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꼭 대학을 나와야 하는가?" 하고 말입니다.
"그런 경쟁이 부당하다고 느끼면 왜 거부하지 못하느냐" 하고 말입니다. "그렇게 싫으면 중퇴하면 되잖아?" 하셨습니다.

일단 우리 사회에서 중퇴라는 것이 어떤 결과를 가져 오는지에 대해서는 별도로 얘기할 필요조차 없을 것입니다. (대학 중퇴자 중 대표적인 성공 케이스로 빌게이츠나 스티브 잡스를 뽑을 수 있겠습니다만, 그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 단락에서 하기로 하겠습니다.)

흔히 우리는 대학의 나아갈 길을 얘기하면서 진리탐구의 장이 되어야 한다고들 말합니다. 하지만 실상 대학은 직업 훈련소, 자격증 장사치가 된지 오래라는 걸 부정할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입니다. 그것도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을 강요하는 그런 대학 말입니다.

그런데 이런 상황을 과연 누가 만들었습니까?
어린 학생들인가요? 아니면 기성세대들인가요?
누가 아이들에게 높은 평점의 학점을 요구하고, 높은 토익점수와 각종 자격증을 요구하고 있습니까? 아이들이 공명심에 취해 벌이는 일들입니까? 아니면 기성세대들이 가혹한 경쟁의 장으로 아이들을 밀어 넣은 것입니까?

지난 해 고려대에서 김예슬이라는 이름의 학생이 쓴 대자보가 이슈가 된 적이 있습니다.
변질된 대학을 거부한다는 김예슬 선언에 대한 이야기는 사회적으로 잠깐 이슈가 되는가 했지만, 이내 묻혀버렸습니다. 이 과정에서 전국의 교수님들이 어떤 집단행동을 했다거나, 개인적인 의사 표명이라도 했다는 얘기는 들어 본 적이 없습니다. 익명의 교수님이 한 두 명 인터뷰 했다는 얘기는 들어 봤습니다만, 그 정도 얘기를 익명으로 해야 할 정도라면 더 기대할 것도 없습니다.

김예슬이 거부한 대학은 교수님들 그 자체입니다. 그런데 시대의 지성이자 살아있는 양심이어야 할 교수님들께서 어떻게 단 한분도 김예슬의 이야기에 대해 공개적으로 의견을 말하지 않는 것인지 저는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아이들을 상대로 일렬로 줄세우기, 무한 경쟁으로 몰아 넣기, 스펙 장사, 자격증 장사하기를 하는 것은 아이들 자신이 아닙니다. 바로 대학과 교수님들입니다. 그런 교수님들이 학생들에게 왜 거부하지 않느냐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건 비단 교수님의 말씀만 놓고 드리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김예슬 선언에 대해 단 한분의 교수님도 공개적인 의견 표명을 하지 않았으면서도, 만나 본 교수님들 치고 학생 탓 않는 분은 한 분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많은 교수님들이 그러십니다. 왜 거부하지 않았느냐고요. 그럼 반대로 여쭙고 싶습니다. 왜 교수님들은 반대하지 않으십니까? 왜 교수님들은 이런 저급한 대학교육에 맞서지 못하고 스스로 직업 훈련사가 되려 하십니까? 교수님들 정도면 다들 기득권을 가지신 분들 아닙니까? 이미 사회적으로도 경제적으로도 많은 것들을 이루신 분들께서도 못 하는 것을, 이제 막 스물을 넘긴 아이들에게 책임을 미루십니까?




이건 단지 개인의 문제가 아닙니다.

교수님께서는 그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빌게이츠도 대학 중퇴였다, 왜 포부를 크게 갖지 못하느냐" 라고도 말씀 하셨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빌게이츠 같은 사람 나와야지 않겠느냐"고요.

각 개인이 야심찬 포부를 갖는다는 것은 중요합니다. 젊은이가 이렇다할 포부도 없이 그저 눈앞의 현실에만 급급해 있다면 개인적으로는 물론, 사회적으로도 그리 바람직하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것은 단지 개인의 문제가 아닙니다. 바로 사회 시스템 상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아서 모를 뿐, 세상에는 한 명의 빌게이츠와 수백만의 실패자가 있을 것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우리 사회가 과연 수백만의 실패자를 포용할 수 있는가 하는 점입니다.

우리는 실패한 사람들에게 주홍글씨를 찍는 것은 물론, 패자 부활의 기회도 거의 주지 않습니다. 또 모르겠습니다. 이재용이 뭔가를 이뤄냈다는 얘기를 한번도 들은 적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삼성의 차기 수장으로 거론되니 이쯤되면 패자부활이 아니라 패자가 곧 승자인 듯 합니다. 하지만 이건 그야말로 특별한 케이스일 뿐, 일반적으로는 통용되지 않는 이야기입니다. 

빌게이츠가 되라 하셨습니다. 그러자면 쓸모없이 스펙경쟁만 시키는 대학을 그만 두고 창업을 해야 할 것입니다. 어차피 고졸에게 허락된 일자리는 뻔하니 창업밖에는 할 게 없습니다. 

하지만 창업을 한다고 모두가 성공하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벤처업계에서는 설립 후 1년 안에 절반이 망하고, 5년 안에 90%가 망한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10년 안에는 단 1%가 남는다고들 하죠. 물론 창업을 하려면 열심히 해서 성공하는 걸 목표로 해야겠지만, 언제나 그렇듯 목표한대로 다 되는게 세상은 아니지 않겠습니까. 만약 실패하기라도 하면 그걸로 끝입니다. 창업에 대한 지원책이 별로 없는 나라에서, 집에 돈 좀 있지 않은 이상 뭔가 창업을 하려면 개인 빚을 끌어다 써야하는데, 그렇게 빚 잔뜩 끌어 쓴 마당에 망하기라도 하면 한순간에 신용불량자가 됩니다. 그야말로 한방에 모든 걸 잃는 것입니다. 

젊은이가 성공을 위해 무언가에 All-in 하는 것은 멋진 일입니다. 하지만 그 All-in으로 한순간 알거지가 되어 거리로 나앉게 되면 그 다음은 누가 책임질까요? 우리의 사회보장제도가 그렇게 잘 되어 있지 않다는 걸 우리 모두 잘 알고 있지 않습니까. 실패는 책임지지 않으면서 포부를 크게 가지지 못했다고 책망한다면 너무 가혹한 것 아닌가요.

이런 얘기를 들으면 또 그러실 겁니다. 그렇게 실패가 두려워서 무얼 하겠느냐고. 아마 또 그러시겠죠.
'우리 젊었을 때는...', '내가 해봐서 아는데...' 

하지만 냉정하게 놓고 봤을 때, 80년대 호황기와 지금을 동일선상에 놓고 비교하는 것은 무리입니다. 부의 편재가 날로 심해져가고 기득권의 고착이 날로 공고해져가는 상황에서 그때와 똑같이 당찬 포부 하나로 뛰어 들라 하는 것은 시대착오에 지나지 않습니다. 풍차로 돌진하는 '돈키호테'가 될 뿐입니다. 개중에는 풍차에서 멋진 공주님을 발견할 지도 모르지만, 대체로 돌아 오는 것은 평생을 다 갚아도 못 갚을 무거운 빚과 신용불량이라는 낙인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는 실패한 젊은 창업자들에게 또 다른 기회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이 많다고 합니다. 그들이 실패를 통해 얻은 경험을 성공의 밀알로 삼겠다는 취지라고 합니다. 부정부패로 몰락한 기업에 대해서는 용서하지 않지만, 그 외의 사업 상 실패에 대해서는 매우 너그럽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들은 실패를 두려워 하지 않고 기업을 일으켜 나갈 수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우리는 어떻습니까? 그런 최소한의 환경을 마련해주지도 않고, 성공도 실패도 다 개인의 몫이라고 등 떠밀고 있지는 않습니까?

창업을 권한다면, 그 결과에 대한 책임도 함께 나눠야 합니다. 기성세대는 젊은이들에게 창업하라고 등 떠밀어 놓고, 실패에 못이겨 한강 다리에 오르는건 그냥 보고만 있습니다. 이건 자살방조를 넘어 자살교사에 가깝습니다. 언제까지 이런 무책임한 등떠밀기로 젊은이들을 절망으로 밀어 넣어야겠습니까?





실패해도 괜찮다는 걸 가르쳐야 합니다.

물론 교수님 말씀에도 옳은 부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역사적으로 실패가 입증된 공산주의를 답습할 것이 아닌 이상, 어느 정도의 경쟁은 미덕일 것입니다. 하지만 지나친 경쟁은 편익보다 더 큰 비용을 초래한다는 사실을 깨달을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사회적 안전장치를 마련하지 않고 경쟁하라고만 외치는 것은 부당합니다. 기성세대가 젊은이들을 어떻게 착취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 아니라면, 이런 식의 경쟁강요는 그만 두어야만 합니다.

저는 생물학적 나이로는 88만원 세대가 아니지만, 어떻게 하다보니 88만원 세대와 함께 학교를 다니고 있습니다. 저는 여러가지로 88만원 세대들과 처한 현실이 좀 다릅니다. 그렇기때문에 그들을 완벽하게 이해할 수는 없지만, 어느 면에서는 조금 더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당사자들에 비해서도 그렇고, 연배가 높으신 기성세대들에 비해서도 그렇고.. 또 제 나이 또래의 다른 친구들에 비해서도 그렇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캠퍼스에서 얼굴을 맞대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가끔 그들을 보면 등을 두드려 주고 싶습니다. 
그리고 얘기해 주고 싶습니다. 
"괜찮아." 라고요.

저도 다 배우지 못한, "실패해도 괜찮다"라는 것을 그들에게 가르쳐 주고 싶습니다.

제가 아직 감히 그럴 수 없는 것은, 이 사회는 결코 실패해도 괜찮은 사회가 아니며, 그들이 실패했을 때 제가 도와줄 수 있는 것이 전혀 없기 때문입니다. 


저는 어떤 대단한 결론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저는 사회운동가도 아니고, 중요한 원리를 꿰뚫고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저 요즈음 젊은이들의 문제를 단지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생각할 뿐입니다.

또, 무언가를 비판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그 비판의 가장 밑바탕에는 대상에 대한 이해와 애정이 필수라고 생각합니다. 그들이 처한 현실, 그들이 겪어야 할 괴로움은 외면한 채 감내하지 못한 나약함만을 지적하는 것은 망자에 대한 예의가 아닐 뿐더러 문제 해결에 어떤 도움도 되지 못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어떻게하면 이런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을지.. 아직 그 구체적인 방법은 잘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그게 과연 가능한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저 지금으로써는..
'다시 일어설 수만 있다면, 실패해도 괜찮다는 걸 가르치는 것' - 그것이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것이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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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quick

    ㅡㅡ=b

    2011.04.22 18:1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언론의 실제 수업 첫번째 과제 - <미디어 비평 기사 작성하기>

처음 작성했던 기사는 이와 좀 다른 방향으로, 대안 제시를 많이 했었다. 뉴스 기사라는 걸 처음 써 보다보니, 지금 쓰고 있는게 뉴스 기사인지 논설문(사설)인지 알 수 없었던 것이다. 세번을 퇴고한 끝에 완성. 아직도 볼 때 마다 고쳐야 할 곳이 보이지만, 이쯤에서 첫번째 기사를 마쳐야겠다.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뉴스 기사들이 넘쳐나고 있다. 단순 흥미 위주거나 성적인 부분만을 자극하는 스포츠, 연예 뉴스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기괴한 이야기로 넘쳐나는 사회 뉴스나 스캔들 위주의 정치 뉴스, 뉴스인지 광고인지 알 수가 없을 정도인 경제 뉴스에까지 뉴스의 전 부문에서 경쟁하듯 선정적인 기사들을 쏟아내고 있다. 이 같은 선정성 경쟁은 온라인 매체에서 더욱 심하다. 주요 포털의 뉴스 란에 ‘꿀벅지’니 ‘하의실종’이니 하는 낯 뜨거운 단어들이 올라와 있는가하면, 성인 잡지에서나 봄직한 사진들이 버젓이 걸려 있는 것은 이제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다.

<참고자료: 4월 3일자 네이버 첫 화면 뉴스캐스트 캡처>

그뿐 아니다. 내용과는 관계없이 논란이 될 만한 자극적인 제목으로 사용자를 ‘낚는’ 행위도 빈번하다. 4월 3일자 네이버의 첫 화면에 걸려 있는 서울경제신문의 뉴스 제목은 ‘그녀의 민망한 곳으로 자꾸만 손이…’ 라고 적혀 있다. 하지만 실제 기사의 어디에도 이런 제목을 유추할만한 내용은 없다. ‘민망’이라는 단어는 아예 쓰이지도 않았다. 실제 기사는 ‘남녀고용평등법 24년’이라는 제목으로, 직장 내 성희롱이 아직 근절되지 않았다는 내용이 전부이다. 네이버에 걸려 있던 것과는 달라도 너무 다르다. 또 다른 예를 들어 보자. 역시 4월 3일자 네이버의 첫 화면에 걸려 있는 중앙일보의 기사로 ‘1시간 내 지구 어디든 정밀타격, 북한에 “특효”’라고 되어 있다. 하지만 이 역시 실제 기사와는 많이 다르다. 실제 기사에서는 북한이 아니라 이란의 핵위협 상황을 상정하고 있다. 기사에서 딱 한 줄 북한을 언급했는데, 그것도 북한을 타격한다는 내용이 아니라 북한의 핵위협에 대해 남한과 일본이 핵무장으로 나가는 것을 저지할 수 있다고 말한 것뿐이다. 역시 네이버 첫 화면에 걸려 있던 것과 너무나 다르다. 사용자의 눈길을 사로잡기 위함이라고 하지만, 이쯤 되면 심각한 수준의 기사 왜곡이다. 대체 왜 이런 일들이 벌어지는 것일까? 이런 제목 선정은 연예, 가십 기사에도 어울리지 않을 법 한데 말이다.

이에 대해 이응종 교수(중앙대/조선일보)는 “인터넷 공간의 특성과 언론사 재정의 취약함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때문”이라고 말한다. “수많은 정보가 쏟아지는 인터넷에서 사용자의 선택을 받기 위하여, 언론은 보다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기사를 써야 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접속자 수를 기반으로 한 사이트 랭킹에서 100위 이내에 들지 못하면 광고를 유치하기가 어려워지기 때문”에 이러한 선정성 경쟁은 더욱 치열해진다고 한다. 언론사 홈페이지들마다 성인광고로 도배되어 있다시피 한 것도 언론사의 취약한 재정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이런 문제를 개선하고자 네이버는 2008년에 ‘뉴스캐스트’ 시스템을 내놓았다. 뉴스캐스트란 포털 첫 화면에 게시할 뉴스의 편집권을 각 언론사에 넘기고, 이렇게 게시된 뉴스 제목에 각 언론사 홈페이지를 직접 연결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이 시스템을 활용하면 포털이 독점하던 사용자 방문수를 언론사와 공유하게 되므로, 각 언론사가 더 좋은 기사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는 것이 네이버 측의 설명이었다.(뉴스캐스트 도입 직후 공지사항 참조) 더 많은 사용자의 선택을 받기 위해 양질의 정보를 제공하는 바람직한 경쟁이 일어날 것이라고 본 것이다. 
하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시스템 도입 시의 기대와 달리 언론은 더 많은 클릭 수를 얻기 위해 보다 자극적인 기사를 써냈던 것이다. 그 결과 위 사례에서 보는 것처럼, 네이버의 첫 화면은 사용자를 ‘낚기’ 위해 혈안이 된 언론사들이 쏟아내는 선정적 단어들과 왜곡된 제목의 기사들로 넘쳐나고 있다. 다른 포털에서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지만, 첫 화면 뉴스의 편집권을 언론사에 넘긴 네이버에서 이런 현상은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결국 이런 방법으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을 뿐이다.

이런 행태가 계속 됐을 때 가장 큰 문제는 전체 언론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도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소비자가 언론을 신뢰하지 않게 되는 순간, 언론은 제 기능을 할 수 없다. 언론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는 것은 언론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생계가 위협 받는 다는 것을 넘어 전 사회의 신뢰도 함께 무너진다는 뜻이다. 눈앞의 작은 이익 때문에 무차별적으로 황색 저널리즘 속에 뛰어드는 것은 이래서 위험하다. 
 
사실, 언론이 이런 것들을 모를 리 없다. 그간 자성의 목소리가 없던 것도 아니다. 하지만 그런 반성은 늘 공허한 외침으로 끝나고 말 뿐이어서, 문제 해결을 위한 것이 아니라 스스로에게 면죄부를 주기 위한 자기기만은 아닌가 하는 의심마저 사고 있다. 이런 현상이 보도 윤리의 문제 뿐 아니라 언론사의 경제적 문제 까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이상 언론의 자성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음이 확실하다. 더 늦기 전에 정부와 언론, 그리고 전 사회가 머리를 맞대고 대책을 논의해야 한다. 어려운 문제라고 손을 놓거나 나중으로 미뤄서는 안 된다. 언론의 죽음에 대한 대가는 생각보다 훨씬 클 것이다.

ⓒ길건호, kunner@kunn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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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박스의 기사 제목을 누르면 실제 기사를 볼 수 있다.



<사진은 지난 통큰갈비 때 벌어진 롯데마트 규탄 시위 - 그러나 갈비는 봇물 터지듯 팔렸다지?>


지난 번 '통큰치킨'과 '통큰갈비'를 출시해 한동안 큰 이슈가 됐던 롯데마트가 이번엔 주유소 쪽으로 진출할 생각인가보다.

품목은 다르지만 치킨과 갈비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이해관계에 따라 의견이 분분하다.

한쪽에선 기름값이 너무 비싸니 이렇게라도 싸게 샀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있고, 영세상인들은 다 죽으라는 말이냐고 아우성인 쪽도 있다. (물론 주유소를 운영하는 사람들이 영세상인이냐 하는 점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을 수 있겠지만)


그런데 지난 번 치킨과 갈비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사람들은 당장의 이해득실과 손익계산에만 치우쳐 있는 것 같아 아쉽다.

롯데마트가 통큰 주유소를 운영하겠다 하자 주유 업계가 강력 반발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이 주유업계, 지난 번 통큰치킨 사태 때는 어땠을까?
아마 십중팔구는 치킨 값 비싸도 너무 비싸다며 투덜대는 쪽에 있지 않았을까?

그리고 댓글을 보면, 상당수가 기름값이 너무 비싸니 롯데마트가 잘 하고 있는거라고 한다.
그런데 만약 롯데마트의 다음 타겟이 자신의 밥벌이 수단이라면?
역시 좋은 제품 싸게 파니 좋은거라고 생각하고 기꺼이 그 밑에 종업원으로 들어가 주시련가?



통큰치킨 때도 그렇고, 이번 주유소도 그렇고.. 사람들의 반응들을 보면 대체로 이런 생각인 것 같다.

'내 밥벌이를 건드리지만 않는다면, 뭘 해도 상관없다. 적어도 당장 내 주머니에서 돈 꺼내가는 일 아니라면.'

하지만 그것은 지나친 낙관이며, 지나친 이기심의 발로다.
당신이 지지하는 그 거대자본은 언젠가 반드시 당신의 밥벌이를 건드릴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당신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 버릴테니 말이다.
그 변화가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그리고 대체로 거대 자본의 논리는 20%에게 긍정적이고 80%에게는 부정적이라는 사실을 기억하자.


조금만 깊게 생각하자.
나만 편하고 나만 배부르면 된다는 이기적인 생각은 몹시 곤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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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의원들, 16일 대북전단지 "뚱땡이 공화국" 발송

뉴시스 김은미 입력 2011.02.14 18:37 

뉴스에 따르면, 한나라당 의원들 중 몇몇이 시민단체와 협력하여 북한에 삐라를 살포할 거라 한다.
(위 박스의 제목을 누르면 뉴스를 읽을 수 있다.)




그들이 살포한다는 삐라의 내용 중 일부가 위 사진이라는데..

한 나라의 국회의원들 수준이 이것 밖에 안 되나 싶다. 
참 낯도 두껍다. 나라면 못 할텐데..



나는 북한을 두둔하자거나, 북한 체제를 옹호하자는게 아니다.
나이살 먹고 배울만치 배운 사람들이 저렇게 저열한 수준의 공작을 해야 되겠나 하는 생각인거다.

그리고 이런 식의 삐라 살포가 문제 해결에 어떤 도움을 줄거라 생각하는 걸까?
80년대, 산에 들에 다니다보면 북한에서 살포한 삐라를 종종 볼 수 있었다.
거기엔 별의 별 내용의 얘기가 다 적혀 있었는데, 나의 경우 삐라를 보면 주워다 경찰서에 가져다 주고 공책이며 연필을 받는 것 외 어떤 관심도 없었다.
삐라를 안 읽어 본 건 아니지만, 그 내용이라는게 참 조악하고 만듦새도 조잡해서 딱히 관심을 둘 이유가 없던 것이다.
거기엔 김영삼이니 김대중이니 하는 사람들 이름도 적혀 있었고, 군사정권에 대한 욕지기도 적혀 있었고 했지만..
북한에서 마구잡이로 살포했을 것이 뻔한 삐라를 보면서 
그 안에 적혀 있는 것이 뭔가 대단한 정보일거라고는 당시 초등학생이었던 나조차 생각하지 않았던 일이다.
삐라가 할 수 있는 건 딱 그 정도일 뿐이다. 공책 받고 연필 받는 용도.
에휴.. 정말 한심하다, 한심해.



그리고 그 내용을 한번 보자.
인민이 굶어 죽을 때 지도부는 살찐다.
이건 분명 사실이다. 북한이 당연히 몰락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고.

그런데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자유의 남쪽도 크게 다르진 않다는게 문제다.
얼마 전 가스도 전기도 끊긴 무허가 건물에서 추위를 피하려고 가스버너에 불을 피우고 자다 폭발해 심한 화상을 입은 사람에 대한 기사를 보고 한참 마음 아팠던 적이 있다. (http://www.kunner.com/824)
인민은 이렇게 죽어 나가는데..
오늘 당정은 전기 요금을 "현실화" 하겠다고 발표했다나.

수조원을 비자금으로 조성하고, 편법/탈법으로 경영권을 승계해 천문학적인 돈을 탈세한 놈들이 떵떵거리며 살아 가고
절대 다수의 사람들이 그 밑에 굴종하는게 지금 이 나라인데..
똑같은 식으로 북한에서도 문제제기 하면 같이 진흙탕을 구를 뿐일거다.

그러니 제발 이런 유치한 짓은 그만 하고, 그보다.. 
북한 인권 운운하기 전에 남한부터 좀 어떻게 해 봐라, 이 나라의 국회의원들아, 이 한심한 양반들아.



또 하나.
삐라 문구 중에 "27살의 어린 황태자 김정은, 결국 조선을 망칠 것" 이라고?

이런 멍청한 카피가 있나?
대체 어떤 놈 머리 속에서 나온 아이디어인지 궁금하다.

북한을 적대시 하는 입장에서 북한을 망치는 일은 곧 우리에게 좋은 것. 즉, 적의 적은 아군이다. 
그런 연유로 결국 조선을 망칠 것이라고 경고하는 일은 이적 행위다.
우익이라는 것들이 생각이 이리도 없는건가?
물론 이런 문제제기는 그야말로 하도 어이없어서 하는 것일뿐, 이런 문제제기가 옳고 가치 있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니 혹시라도 난독증이 있는 사람들은 이런 글 읽고 열폭할 것 없다.



국회의원 씩이나 되서 세비 축내가며 그러지 말고..
좀 더 가치 있는 일을 찾아 나서보는 것은 어떨까?

신지호, 강석호, 나성린, 이두아, 이은재, 조전혁, 차명진..
이 사람들 이제 내년 총선 앞두고 이름 좀 띄워 봐야겠다 하는 그 마음은 알겠는데..
(특히 쇼맨십의 달인 조전혁 씨. 참 낄데 안 낄데 못 가리고 온통 끼어드는 구만)


제발 수준 좀 높이자.

아, 정말이지 보수에 인물이 이렇게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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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un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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