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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etter from Kunner 2006. 4. 21. 11:55

    *
    며칠 밤을 새우고 있어.
    잠도 세시간 정도밖에 못 자고..

    일이야 뭐.. 밤을 새우는 만큼 진행되고 있지만, 마음은 그다지 편해지지 않네.
    안 해 보던 일을 하려니 그런가봐.
    언제나 "컴퓨터 앞을 벗어 나고 싶어, 벗어 나고 싶어.." 해 왔지만.
    정말 벗어 날 준비가 되어 있기는 했던걸까 싶어.

    포부와 기대, 그리고 의욕이 하늘을 찔러.
    그리고 그만큼 두려움과 공포도 못지 않아.

    그렇게 정신이 없는데도 여러 가지 생각을 한꺼번에 떠올리고 있어.
    손가락으로 정신없이 타이핑을 하며 일을 하고 있으면서도, 다른 한 편으론 이런 생각, 또 다른 한편으로는 저런 생각.
    일하는 머리와 잡생각 하는 머리는 따로 있는가 싶다던 언젠가의 말처럼, 이 머릿속이란 참..


    **
    그러고 보니 벌써 햇수로 5년 전 일이구나 그게.
    그래, 월드컵 다가오는 거 보니 딱 이맘 쯤이겠구나.
    5년, 이십대 초반이던 나는 이제 이십대 후반을 향하고 있어.

    그 세월의 크기 만큼이나 많은 일들이 우릴 지나쳐 갔고..
    그 시간 동안 겪지 않아도 좋을 일들, 받지 않아도 좋을 상처도 받게 되고.
    그때의 나와 지금의 내가 괴리를 보인다 해도 전혀 이상할 게 없지.
    우울해 졌더라고 말했지만, 너완 다른 이유로 나 역시 우울함을 떨치기 어려웠어.

    잠시 멍해져 있다가, 다시 빙긋 웃는다.
    아무도 인정하지 않는다더라도.. 나를 위해서라도 꾸준히 되뇌어야해.
    "
    나는 매일 나아지고 있고, 나는 더 가능성 있는 사람이 되어 가고 있어.
    지금의 나는 그때의 나보다 훨씬 더 좋은 사람이야.
    "
    5년의 시간은 야속하게 흘러간 게 아니라, 충분히 의미를 두고 흘러갔다는 것.
    잊지 말아야지.

    딱히 우울하고 자시고 할 것도 없다.
    원하고 바라는 일들이 모두 이뤄지는 건 아니니까.


    ***
    흔적.
    그 다행함과 그걸 다행함이라 부르는 짜증스러움의 이율배반.
    오늘도 홀로 그 궤적을 좇아.
    그 끝에 뭐가 있을지, 뭐가 있으면 좋을지 생각하지도 않는 채.

    대책 없는 공상 하느니, 놓아 버리는 편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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